터럭만한 견해도 없어야 한다. / 대원 큰스님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견해,
지식이라든가 상식이라든가 이런 것,
또 이 공부하는 문중에 들어와서는 나름대로 뭘 좀 알았다,
이런 것이겠다,
이뭣고를 하다가도
'바로 이뭣고 하는 이 자리 이거지 뭐 딴 거 있나'
그래서 이 자리 이거라고 알았다고 해가지고
누가 물으면 "악!"하고, 또 손바닥을 탁탁 치기도 하고,
또 일어나서 빙 도는 사람도 있고 여러 가지로 하는 사람이 있다.
나름대로 그렇게 알았다고 하는 견해를 가지고 있으면
공부하는 자기의 진면목을 매각(昧却)하는 것이다.
(*매각(昧却) : 눈을 속이다. 안보이게 하다. 사리(事理)에 밝지
못한 것을 「매(昧)」라고 한다. 「각(却)」은 뜻을 강조해주는 어미(語尾).)
조그마한 먼지 하나가 눈에 들어가면
눈병이 생기고 헛것이 보이듯이,
우리 손바닥이 작지만 눈을 가리면 해와 달을 볼 수가 없듯이
우리들이 뭘 알았다고 하는 견해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그게 수미산과 같이 마음의 지혜의 눈을 가려서
도리어 자기의 진면목을 잊어버린다.
터럭만한 견해도 없어야만
참으로 진지(眞知)라서 순수한 황금덩어리와 같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공동묘지를 지나는데,
갑자기 귀신이 따라왔다. 무서워서 빨리 도망을 갔는데
귀신이 동네까지 계속 따라오는 것이었다.
동네에 가서 정신을 차리고 옷소매로 얼굴 한번 닦으니까
귀신이 금방 사라졌다.
그러니까 눈썹에 땀방울이 맺혀가지고
거기에 뭐가 나타난 것을 귀신으로 본 것이다.
그와 같이 어떤 견해를 붙이지 말라는 것이다.
속세에서는 속세의 견해가 있고,
또 이 부처님 문중에 들어오면 부처님 문중의 견해가 있다.
화엄경이 어떠니 원각경이 어떠니 또 금강경이 어떠니 이런 견해나,
12연기가 어떻고 색수상행식 오음이 어떻다 하는
들어놓은 풍월이 지식이 되어 있다.
그래서 그걸 가지고 어떻게 알아보려고
이래저래 풀어나가려고 하면,
만년이 가도 자기 면목을 깨닫기 어렵다.
일체 그런 것이 허공처럼 비워져야
자기 자신의 진면목을 바로 알 수 있는 것이 된다.
(학산 대원 대종사 전심법요 강설)
출처 : 학림사 오등선원 지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