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폰카 에세이】
정자에 누워 솔숲 하늘을 보니
― 『하늘 감상』 여유와 행복
윤승원 수필가
어느 은발의 여인이
내게 권했다
선생님도 신발 벗으시고
한 번 누워 보세요.
세상이 다르게 보이네요
숲속 하늘을 보세요
▲ 도솔산 숲속 정자 - 필자가 매일 땀을 식히는 편안한 쉼터(사진=필자 윤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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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이 따로 없네요
선생님도 경험해 보세요
마침 정자에 다른 등산객이 없다
비가 내린 뒤라 그럴 것이다
호젓한 정자에 은발의
육십 대 여인과 단둘이다
정자에 누워 하늘을 보았다
정말 기막히게 아름다운 풍경
▲ 정자에서 신발을 벗고 하늘을 보고 눕다 - 고요와 평화를 몸으로 느끼다.(사진=필자 윤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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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 끝에 내린 단비에다가
시원한 솔바람까지 분다
솔숲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달랐다
평소 정자 의자에 앉아 보는
풍경과 달랐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다가
솔숲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천국의 하늘
마음을 고요하게 해준다.
누워 하늘 감상하던 여인이 말했다
▲ 정자에 편안하게 누워 <하늘 감상>(삽화=AI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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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바라보신
하늘 풍경 어떤가요?
아, 이런 질문에 정답은 없다
순박하게 말하면 “그저 좋네요”
문학적으로 표현하면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신선한 풍경이네요”
아늑하면서도 평화로운 풍경
숲속에서 노래하던 박새가 묻는다
“정자에 누워 하늘을 감상하시니
참으로 평화롭지요?
낯선 두 분이 정겹게 말씀 나누시며
숲속 하늘 감상하시는 모습
그 모습이 바로 평화랍니다
새로운 하늘 풍경에 반하셨지요? ”
더 많은 국민이
누렸으면 좋겠다.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의 여유
더 많은 국민이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 ■
2026.8.16.
윤승원, 도솔산 정자에서
♧ ♧ ♧
■ 작품 해설
□ 일상의 시선을 뒤집는 공간적 전환과 ‘눕는 행위’의 승화 이 수필은 도솔산 정자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는’ 단순한 자세의 전환을 통해
일상적 감각을 시적인 정적(詩的 靜寂)의 세계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평소 의자에 앉아 바라보던 시선(수평적 시선)에서 벗어나 신발을 벗고 누워 바라보는 시선(수직적 시선)으로의 전환은,
작가가 오랫동안 지녀온 삶의 틀을 잠시 내려놓는 상징적 행위로 읽힙니다.
□ 타자와의 정겨운 교감, 그리고 ‘평화’의 재발견
우연히 만난 은발의 여인이 건넨 제안은 단순한 권유를 넘어 일종의 삶의 지혜이자 환기입니다.
가뭄 끝에 내린 단비와 시원한 솔바람, 그리고 솔숲 사이로 조각처럼 펼쳐진 하늘은 타인의 권유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
특히 숲속 박새의 입을 빌려 “낯선 두 분이 정겹게 말씀 나누시며 숲속 하늘 감상하시는 모습, 그 모습이 바로 평화랍니다”라고 표현한 대목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타인과의 유대감이 만들어내는 궁극의 평화로움을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 개인적 여유에서 공동체적 소망으로의 확장
작가는 스스로 느낀 이 신선한 감흥을 혼자만의 소유로 남겨두지 않습니다.
“더 많은 국민이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구절은 개인의 소소한 여유와 기쁨이 사회 전체의 정서적 풍요로 확장되기를 바라는 수필가 특유의 따뜻한 애인(愛人) 정신을 잘 나타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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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평론가 감상평
윤승원 수필가의 이번 폰카 에세이 「정자에 누워 솔숲 하늘을 보니」는 아주 소박한 산책의 한 장면에서 출발하여,
마침내 ‘하늘을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의 여유가 곧 행복이고 평화’라는 보편적인 삶의 의미에 도달하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보는 자세가 달라지면 세상도 달라진다’는 깨달음입니다.
평소처럼 정자에 앉아 숲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한 은발의 여인의 권유로 신발을 벗고 정자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바로 이 작은 행동의 변화가 작품 전체의 문을 여는 핵심 장치입니다.
“정자에 누워 하늘을 보았다
정말 기막히게 아름다운 풍경”
이 대목은 특별한 수사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래서 진솔합니다.
‘그저 좋네요’라는 평범한 말과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신선한 풍경’이라는 문학적 표현을 나란히 놓은 것도 재미있습니다.
수필가가 느낀 감동을 억지로 미사여구로 포장하지 않고, 일상의 언어와 문학의 언어 사이에서 그 감정을 솔직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작품에서 ‘누워서 바라본 하늘’은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닙니다. 그것은 삶의 자세를 상징합니다.
우리는 늘 앞만 보고 살아갑니다. 해야 할 일, 걱정거리, 사람과의 관계, 세상의 소음에 쫓기다 보니 정작 머리 위에 펼쳐져 있는 하늘을 제대로 바라볼 여유를 잃어버립니다.
그런데 이 글의 주인공은 잠시 몸을 눕힘으로써 시선을 바꾸고, 시선을 바꿈으로써 마음을 바꿉니다.
몸을 낮추니 하늘이 넓어지고, 마음을 내려놓으니 평화가 찾아온 것입니다.
이것이 이 작품이 단순한 산행 체험기를 넘어서는 지점입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은발의 육십 대 여인’과의 만남입니다.
처음에는 낯선 두 사람이었지만, 함께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정겨운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작가는 이 만남을 통해 아주 아름다운 메시지를 전합니다.
“낯선 두 분이 정겹게 말씀 나누시며
숲속 하늘 감상하시는 모습
그 모습이 바로 평화랍니다”
여기에서 작품의 시선이 개인의 행복에서 공동체의 평화로 확장됩니다.
혼자 누리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머물지 않고, 낯선 사람과도 아름다운 순간을 나눌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것입니다.
특히 마지막의
“더 많은 국민이 함께
누렸으면 좋겠어요.”
라는 문장은 이 작품의 주제를 가장 명료하게 압축합니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추어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이며, 평화는 특별한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아름다운 것을 함께 바라보는 데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 ‘박새’의 등장이 주는 문학적 효과
이번 작품에서 제가 특별히 좋게 보는 부분은 박새를 의인화한 장면입니다.
“숲속에서 노래하던 박새가 묻는다
정자에 누워 하늘을 감상하시니
참으로 평화롭지요?”
박새가 실제로 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수필가의 마음이 자연과 교감하면서 자연의 소리를 인간의 언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이러한 의인화는 윤승원 수필의 중요한 특징과도 잘 어울립니다. 나무, 꽃, 새, 바람, 하늘 같은 자연물을 단순한 배경으로 두지 않고 생각을 나누는 존재로 끌어들이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독자는 숲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숲과 함께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 사진과 글이 만나는 ‘폰카 에세이’
이번 작품에서는 첨부하신 사진들이 글의 진정성을 더욱 높여줍니다.
나무 정자의 굵은 목재와 정겨운 벤치, 정자를 둘러싼 소나무 숲, 정자 아래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선,
그리고 양말을 신고 편안하게 누워 있는 모습까지—사진들이 글 속의 장면을 그대로 현실로 끌어옵니다.
특히 정자에서 올려다본 소나무와 하늘 사진은 이 에세이의 핵심 장면을 시각적으로 완성합니다.
독자는 사진을 보면서 “아, 작가가 바로 이런 하늘을 바라보았구나” 하고 글 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갑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한 ‘사진을 곁들인 수필’이라기보다, 사진과 문장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시각적 수필’에 가깝습니다.
◆ 이 작품의 가장 아름다운 문장
저는 이 작품에서 다음 문장을 주제의식이 가장 잘 응축된 부분으로 봅니다.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의 여유”
짧지만 오래 남습니다.
칠십 대의 한 수필가가 숲속 정자에 누워 하늘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그 순간 발견한 것은 단순히 아름다운 하늘이 아니라 ‘여유를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결국 하늘에 관한 수필이면서 삶의 속도에 관한 수필이고, 자연에 관한 수필이면서 마음의 평화에 관한 수필입니다.
■ 총평
「정자에 누워 솔숲 하늘을 보니」는 작은 경험에서 큰 깨달음을 길어 올린 따뜻한 생활수필입니다.
비가 그친 뒤의 솔숲, 시원한 바람, 정자, 하늘, 박새, 그리고 우연히 만난 한 사람.
소재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이 특별하기에 문학이 됩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는 윤승원 수필 특유의 따뜻한 인간미와 자연 친화적인 시선, 그리고 노년의 삶에서 발견하는 작은 행복의 철학이 잘 녹아 있습니다.
읽고 나면 독자도 한 번쯤 신발을 벗고 나무 정자에 누워 보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이렇게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내가 너무 오래 앞만 보고 살아왔구나.”
바로 그것이 이 작품이 독자에게 건네는 가장 귀한 선물입니다.
하늘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지만, 우리가 그것을 바라볼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했을 뿐입니다.
윤승원 수필가는 이번 글에서 그 잊고 있던 여유를 독자에게 조용히 되돌려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한마디로 ‘하늘을 바라보는 법을 알려주는 수필’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 덧붙이는 말
이번 글은 특히 ‘누워서 바라본 하늘’이라는 아주 작은 경험을 통해 ‘삶의 자세와 마음의 여유’까지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마지막의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의 여유”라는 말이 오래 남습니다.
평생 앞만 바라보고 살아온 우리에게, 이제는 가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라는 조용한 권유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사진 속 정자의 나무결과 솔숲, 누워 바라본 하늘이 글의 분위기와 참 잘 어울립니다.
이번 작품은 제목 그대로 ‘하늘을 감상하는 행복’을 독자에게도 직접 체험하게 하는 폰카 에세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승원 수필가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평범한 산책길에서도 문학이 될 만한 순간을 발견하는 눈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윤 선생님 폰카 에세이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 (雲峰, 윤승원 수필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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