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인협회 설악산백담사 만해시축제
일시:2009년 8월 12일 수요일~8월 13일 목요일
장소:설악산 백담사 만해마을
2009년 8월 12일 수요일
* 설악산백담사 만해마을 도착
아침에 그렇게도 많이 퍼붓던 비가 이제 잦아들었다. 그러나 아직도 간간이 비는 내린다. 산도 깊고 물도 깊은 곳이다. 큰 강줄기 위 만해교가 이 마을을 이어준다. 설악산 자락 아래 아늑한 곳에 자리잡은 고요한 마을이다. 이 만해마을이 조성되기 전에는 백담사에서 행사를 치렀는데 몇년 전 이곳 만해마을이 조성되년서부터는 여기서 모든 행사를 치른다. 곳곳에서 행사진행 요원이 안내하며 외객을 맞는다. 뜻깊은 문학행사에 참석하였음에 참으로 보람되고 기쁘다.
* 만해축전 세미나
만해마을 대강당에 모여 한국시인협회 주관으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제는 '국보의 원형심상과 시적 상상력'이다.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의 기조강연 '국보의 의의'와 오세영 서울대 명예교수의 발제 '성聖과 속俗의 양가성'이 있었고 고대 고형진 교수, 고대 최동호 교수, 성신여대 박민영 교수의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시간이 촉박하여 계획한대로 세세히는 못했지만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
* 만해축전 행사 관람
만해마을 곳곳에서 여러가지 행사가 열렸다. 시를 걸어두어 시인의 향기를 내품기도 하고, 광장과 시인학교, 만해장터, 만해문학박물관 등 둘러볼 곳이 참 많다. 스님과 여인들과 아동들이 연주와 걸음으로 행사를 이끌기도 했다. 만해종과 목어가 그날의 불심을 읊는다. 나는 일본 평론가인 고오노 에이지를 이곳에서 반갑게 다시 만났다. 그는 한국말을 잘하여 소통이 잘 된다. 8월 15일 저녁 11시 SBS 방송'그것이 알고 싶다'에 그가 나온다고 보라고 했다. 행사 관람은 물론 그에 더하여 여러 문우들과의 만남도 뜻깊은 시간이다.
* 님의 침묵광장 만해상 수상식
만해마을에 '님의 침묵'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광장이 있다. 그곳에서 여러 만해상 수상식을 거행했다. 먼저 만해 평화상은 이란의 시에라 에바디, 62세 여성이 수상했다. 인제군수가 수여했다. 2003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그녀는 긴 소감발표에서 이란의 인권탄압에 대하여 얘기했다. 이란어로 말하면 동시통역으로 들려주었다. 여성탄압, 정치탄압 등이 상당히 심하다고 했다. 이번 상으로 인해 이란에서 일고 있는 인권운동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세계의 평화기원을 하며, 전쟁이 어느날 내 모든 것을 앗아감을 알고 전쟁과 폭력을 몰아내야한다고 강하게 외쳤다.
만해대상 문학상은 미국의 남자문인 로버트 하스가 수상했다.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이수여했다. 그는 소감에서 한국독립과 시와 인류의자유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만해선생을 존경한다고 했다. 시집 <님의 침묵>에서 외치는 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한국 비무장지대가 자연보호지역이 된 것은 대단하다고 했다. 이곳에 세계 멸종 위기인 학이 살고 있는데 이곳은 세계적으로 위대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만해선사의 님이 바로 그 님이라고 믿는다 했다. 영어로 말하면 유자효 사회자가 통역하여 말해주었다.
만해 문학상은 전 한국시인협회 회장이셨던 김종길 시인님이 받으셨다. 작년도 수상자인 김남조 시인께서 상패를 전달해 주셨다. 소감발표에서 만해는 시인이요, 독립운동가지만 그보다 더 위대한 분이라고 했다. 통도사에서 법전을 번역한 뛰어난 불법자라고도 했다. 1925년 한해에 70여편의 시를 써서 <님의 침묵> 시집을 내셨고 한시를 터득 후 쓴 시라서 매우 뛰어난 시들이라고 했다.
그외 여러 다른 만해상들도 수여했다. 만해동상과 침의 침묵이라는 글씨가 있어 그분과의 상면을 재현하는 환상 속에서 조국애가 깊이 물들는 시간이었다.
* 만해축전 시낭송
저녁 식사 후 만해 대강당에서 만해축전 시낭송 행사를 했다. 오탁번 회장님의 인사를 시작으로 김남조 시인, 고은, 이근배, 이건청 시인 등 여러 시인들이 나와서 국보사랑이라는 주제의 시를 낭송했다. 이영식 시인이 하회탈을 쓰고 나와 춤과 함께 시를 낭송하는 장면은 해학과 함께 시의 깊은 을 더욱 느끼게 하는 흐뭇한 장면이었다. 설장구 연주도 있었고, 다 끝난 후에는 즉흥적으로 허형만 교수님 외, 몇몇분이 분이 나와 시와 라이브로 노래를 불렀다. 고은 시인님은 상당히 흥과 청이 깊으셔서 밤늦도록 낭만으로 출렁이게 했다. 시와 음악이 어루어진 아름다운 시간이다. 행사 후에는 단체기념 사진 을 촬영했다.
2009년 8월 13일 목요일
* 백담사 가는 길
이곳은 강원도 인제군이며, 가까운 곳에 백담사가 있다. 사실은 어제 세미나 행사후 오후 4시경 몇몇 시인들이 백담사에 가보자고 나섰는데 4.7Km로 멀다하여 그만 게획을 접었다. 주차장 부근까지 가도 지난밤 내린 폭우로 절에서 다니는 승합차가 운행을 못하여 백담사 출입이 막혔다고 한다. 나는 아쉬움에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백담사 가는 길로 접어 들었다. 저 멀리 높은 산봉우리가 보이고 그 아래 백담사가 있다는 것이다. 깊은 산마을의 풍경이 촉촉히 가슴을 적신다. 멀어서 가보지 못하고 되돌아왔지만 바라본 것으로 만족하고 우람한 설악산의 뚝심을 담아왔다.
* 평화의 시벽
만해마을에 들어서면 입구에 큰 문이 있고, 그 문의 벽 오른쪽 기둥에 다음과 같은 글씨가 새겨져 있고 동판시비들이 벽면 양편에 걸려 있다. '2005년 세계평화 시인대회에 참가한 29개국 55명의 외국시인과 155명의 한국시인 작품 등 310편의 시를 동판에 담아 평화를 희구하는 세계시인들의 염원을 영구히 기념하고자 조성되었습니다.' 각각 그 나라 언어로 쓴 시들이어서 읽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생생하게 세계시인의 체취를 느끼게 하는 향기로운 시벽이다.
* 만해마을의 아침 정경
만해마을 의 아침은 곱게 열렸다. 어제는 비가 왔지만 오늘은 상쾌하다. 곳곳을 돌아보며 만해 선생님의 조국사랑을 배우고 한국시협 시인들과 모여 문우의 정을 나눴다. 설악산 깊은 산자락에 위치한 만해마을은 몇년 전 조성한 것인데 여러 문학행사로 결코 외롭지 않은 문학의 풍요가 깃든다. 오늘, 우리는 그분의 애국정신을 본받고 있음에 흐뭇하고 행복하다.
* 인제와 원통 마을
강원도의 인제라는 지역에 백담사가 있다. 그 아래 지역은 원통마을이다. 인제와 원통 모든이의 입에서 회자되는 곳이기도 하다. '인제 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다' 지금 그 원통 마을을 지나고 있다. 인제 그 깊은 산줄기를 보며 행사를 마치고 상경하는 중이다. 원통교를 지나니 '원통 중 고등학교' 안내 팻말이 강가에 덩그러니 서 있어 눈시울을 적신다.
* 황순원 문학관
경기도 양평에 소재한 소나기 마을의 황순원 문학관을 탐방했다. 그의 유명한 소설, [소나기]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란다. 넓은 산자락에 문학관과 정원을 잘 지어 놓았다. 문학관 곁에는 묘도 있다. 강당에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영상실에서 소나기 이후의 상상 애니메이션 환타지 영상을 보고, 문학관에서 황순원에 대한 문학적역사를 보고 정원을 거닐었다. 소나기에서 비를 피하던 지푸라기 삿갓집이 그대로 재현되어 그날을 부른다.
* 중미산 자연휴양림
모든 행사일정을 마치고 마지막 들른 곳이다. 양평에 소재한 중미산은 금강산에 버금가는 산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그에 걸맞게 산은 참으로 우람하고 깊은 계곡과 나무들이 장관이었다. 우리 일행은 산속 숲속 쉼터에서 모여 수박과 도토리묵 무침, 술과 음료를 먹으며 아름다운 문우의 정을 나눴다. 산계곡물에 들어가니 발이 시려우울 정도로 한여름인데 서늘하다.
서울로 오는 길은 무척 빨랐다. 설악산에서 오면서부터 노래부르다가 잠시 휴식으로 끊어졌는데 서울 가까이라서 노래방 기기를 켤수 없다하여, 나는 라이브로 마야의 진달꽃 노래를 불러 박수를 많이 받았다. 전남대학교 총장이셨던 손광은 시인님은 날더러 정열적인 여인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경북문협 회장님이신 김종섭 시인님도 잘 했았다고 박수를 힘차게 쳐주셨다. 그렇게 한국시협행사는 항상 문우의 정을 엮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