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촬영 : 엄동만외
치산 저수지가 앞을 가로 막고 섰다.
콘크리트로 건설되어 진 수십m 높이의 땜 벽에는 위용이 있다.
가뭄의 천적인 댐의 물이 만수가 되어 물이 넘쳐흐르는데
그 모습이 동적이다. 은빛 물비늘을 하고 아래로 낙수하는
물줄기는 수렁수렁 움직이며 화살표 모양으로 흘러내린다.
폭포수 처럼 내리는 특성을 지닌 물이 뱀처럼 흘러 유유자적
흘러 내려오는 장면을 처음 보았다. 뱀들이 떼거리로 움직인다.
마치 국수를 말리는 적치대에 국수를 걸어 놓은 모양이다.
햇살에 반사 되어 반짝이는 물빛이 육체미 곡선의 관능이다.
저수지 한 복판에는 상류에서 떠 내려 온 쓰레기와 소똥거름이
유영하며 가득하다.
만수위를 보인 댐은 불안 하다, 비워야 하는데 채웠으니 참으로
고통스러울 것이다. 비우는 것은 새로운 것을 채우기 위한 것.
우리는 늘 바우는 것을 삶으로 삼아야 한다.
무한산악회를 사랑하는 악우들은 늘 비우는 자세가 중요하다.
비우기 위해 그리고 내공을 위해 산을 찾는 무한사람들이다.
봉사가 개인생활에 부담을 줄 때 참 고민이다. 비우고 임하자.
도랑을 치는 착한 무한인에게 덤으로 가제를 주고 싶다.
산그림자를 거꾸로 담고 있는 치산저수지는 잠을 자고 있다.
상류의 참으로 맑은 물줄기를 받아주는 댐의 넉넉함이 있다.
포용과 아량과 사랑의 연정이 가득한 치산저수지다.
배를 띄워 주안상 차려 상춘을 즐기고 싶어 지는 유혹을 참았다.
저수지 주변길에 칡이 많다. 그 칡꽃에서 풍기는 향기가
기분을 한껏 뿜어 올린다.
팔공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인 치산계곡을 걷는다.
계곡이 수려하고 둘러싼 산봉우리들과 넓은 바위 위로
흐르는 청수는 그 비경의 그림자를 담아 무릉도원을 만들어 낸다.
시원함은 높은 곳에서부터 쏟아내리는 폭포수의 호쾌함에 있다.
이들 폭포와 소에서 뿜어내는 냉기가 유혹을 한다.
마음속의 혼란을 씻어내는 또 다른 하나는 계곡을 타고 보무도
당당하게 바위를 깔거나 둘러서 흐르는 청아한 물소리다.
차가운 계곡물은 소리만 들어도 짜릿하고 시원하게 느껴진다.
치산계곡은 천년의 사찰인 수도사가 있어 수도골이라 부른다.
치산계곡의 그윽함을 알리는 아름드리 소나무숲이 많다.
정오의 역광을 받고 희열한 엽록소를 보여주는 환상적인 숲이다. 그냥 기분이 팔딱 일어서는 기분이다.
깊섶에 작은 돌로 돌탑을 만들어 본다. 불심이 인다.
그 숲 속에 신라 진덕여왕 4년(650년)에 원효와 자장이 창건했다고 전해 오는 수도사가 있다. 산사의 불경소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차분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
길게 이어지는 등산 길은 솔숲과 시원한 물소리가 함께 한다.
계곡을 가르는 아름다운 다리가 있고 강가에 징검다리도 있다.
스님의 향기를 내고 있는 큰 바위에서 불심이 솟아난다.
유명한 공산폭포 앞에 섰다.
공산폭포는 높이 30m, 폭 20m, 길이 60m의 3단 폭포로 크기와 수량에 있어 팔공산에서 제일 가는 명소다.
폭포가 잘 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팔각 정자에는 ‘망폭정’이란
편액과 ‘망폭대’ 시를 읊은 시판 5개가 나란히 걸려있다.
치산계곡은 불당골, 댓골, 새미난골, 염불골, 동애골, 민비골 등
6개 골짜기에서 쏟아지는 물이 부채 손잡이에서 하나로 모여
큰 소리를 내며 공산폭포로 떨어지는 모양새다.
역광을 받아 눈부신 숲속을 걷는다.
매미 소리도 들리고 가을의 촉수가 숲을 더듬기 시작했다.
멀리 산정에서 불경소리가 들려 온다.
작은 암자인 진부암에서 스님이 불경을 외는 소리다.
새소리, 바람소리, 매미 우른 소리, 불경소리에 마음은 심연으로
몰입과 환희를 반복한다.
도토리 열매를 톱으로 자른 것 같이 정교하게 짜른 듯 길에
도토리 잎과 나무가 통째로 깔려 있다. 벌레가 한 짓이라 한다.
동봉까지는 한 바탕 힘을 발휘해야 했다.
망사길이 미끄럽고 걸음 걸이를 더디게 한다.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 와 뻣속까지 시끈하게 한다.
가을이 오기는 오느가 보다.
동네 아주머니를 닮은 대형 석불앞에 섰다. 그리고 식사를 했다.
동봉을 오르며 정상은 탈환했다.
신릉재를 향해 걷는다. 사방이 탁 트인 능선을 걷는다.
꼬블꼬불한 등산길이 심한 노동(?)을 강요한다.
한 시간 이상 2.7km 능선을 걸었다. 무척 아기자기한 코스다.
하산은 늪과 계곡을 끼고 아름다움 속에서 걸었다.
수도사를 향해 걷는 발걸음이 그래도 가벼운 것은 알탕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희망대로 환상적인 폭포수
아래서 가는 여름날의 막바지의 추억 하나를 만들었다.
차고 시원하고 신이나는 알탕이다. 뒹굴어 보고 엎드려 보고
누워서 즐기는, 사진으로 남기기 아까운 최고의 물놀이 었다.
긴 7시간의 혈투는 끝났다. 다시 지산저수지로 돌아 왔다.
향기로운 칡꽃을 바라보며 아픈 두 다리를 어루 만저 준다.
날씨가 시원해서 망정이지 힘든 산행이 었다.
누군가 온천장을 지었지만 실패한 낡은 건물 주차장에서
하산주를 나누었다. 많은 술을 마셨다. 분위기가 그랬다.
과음을 하면서 술이 주는 많은 의미를 향유 했다.
그러나 요즘 정치권에서 시끌한 적폐가 있다면 술주정.
과음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주정은 하는 사람만 하는 것이다.
부끄러움도 없다. 혼자만의 일방적인 생각이고 동행하는 사람의
기분은 안중에도 없는 그야말로 못된 습관이 술주정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시비를 걸어 과시(?)를 한다.
폭력이다. 상처를 주는 것이다. 과음이면 조용히 있는 것이
상책인데 행동은 과잉이다. 일방적인 춤을 추고, 방해를 하고
거들치는 모든 것을 시비거는 것이 주정이다. 적패다.
끝까지 시비를 걸어 같은 술주정 꾼으로 만드는 위험이 있다.
대응하기 무섭다. 자칫 잘못하면 같은 부류가 되기 때문이다.
술에 대한 생각, 관리, 통제는 어느 산악회고 고민거리다.
모 산악회는 하산주 외의 술 제공은 절대 불허인 곳도 있다.
즐겁게 산행하고 잘 보내고 술주정에 걸려 고초를 당한다면
이는 당한 본인은 황당하고 인심까지 잃는다. 불행하게 된다.
나는 무한 임원 16년을 하면서 수많은 일을 겪어 본 경험자다.
술주정은 어느 누구도 용납해서는 안된다. 과음과 술주정은
엄연하게 다른 차원이다.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
술주정을 근절하다가 회원 박탈까지 갈때도 있었다. 내가
사무국장이고 대장이고 임원이란 이유로 폭력을 휘두른다.
다른데서 열받은 것을 죄없는 임원에게 횡보를 하는 사례가
많았다. 참을 수 있는 임계점을 넘으면 같은 폭력자가 된다.
무한은 보기에는 자유롭지만 체계는 강력 하다. 그렇게 지조를
지켜 온 선배들이 있었기에 가능 했다.
연령 고하를 막론하고 술주정은 모두가 나서 근절 시켜야 한다.
깊은 방성을 해야 한다. 술 핑계는 용납이 안된다.
산악회에 대한 지나친 몰입과 자기화는 회피해야 한다.
권력이 무엇인가 위에 서서 어떻게 해 보겠다는 것이 아닌가.
회칙은 권력의 횡포를 막는 법전이다. 순리대로 임해야 한다.
뒤애서 조용히 도와주는 아량이 필요할 때다.
첫댓글 전 회장님 !
공산폭포 넘 멋졌습니다.
꽃잎이 모여 꽃이되고.
나무가 모여 숲이되고.
미소가 모여 웃음이 되고.
기쁨이 모여 행복이 되고.
우리가 모여 무한이되는거지요.
팔공산 치산계곡
산행기 잘읽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