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개들과의 산책(서울 강서구 구암공원/龜巖公園)
요즈음 날씨가 무더운 탓에 우리 집 개들을 데리고 새벽에 한두 시간씩 산책을 다니는 것이 중요한 일과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개들을 데리고 집 근처 강서구에 있는 염창동의 증미산, 목동의 용왕산, 화곡동의 봉제산, 가양동의 궁산, 방화동의 개화산, 가양동의 황금내공원, 또는 한강공원 등을 하루하루 돌아가며 산책을 나가는데 엊그제는 집에서 2km 정도 떨어진 구암공원에 다녀왔다. 구암공원(龜巖公園)은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저자 허준의 출생지인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에 조성한 공원이다.
허준(許浚)은 조선 중기의 의관으로서 선조의 어의(御醫)였다. 허준은 왕세자의 천연두를 치료한 공으로 당상관의 품계를 받았으며, 임진왜란 때는 선조가 의주로 피난 갈 때 동행하여 신임을 받아 중인 신분에서 벗어나 양반이 되었다. 그러나 선조가 갑자기 병으로 승하하자 수의(首醫)로서 탄핵을 받아 삭탈관직되어 의주로 귀양을 가기도 했다. 그 후 귀양지에서 돌아온 이후 평범한 의원으로 지내다가 생을 마친 뒤 파주 진동면에 묻혔다. 조정에서는 허준이 죽은 뒤 그의 공을 인정하여 정1품 보국숭록대부를 추증했다.
허준은 동의보감을 비롯하여 언해태산집요, 언해구급방 등 많은 의학서적을 집필함으로써 의성(醫聖)으로 일컬어진다. 동의보감은 당초 선조의 명에 따라 집필을 시작했으나 왜란으로 인해 중단했다. 그러다 선조 승하 후 의주로 귀양을 가게 되자 시간의 여유가 많은 유배지에서 책의 나머지 부분을 마무리하여 광해군 때 출간하게 된다. 동의보감은 중국과 일본에서 동아시아 전통의학의 핵심을 잡아내어 적절한 표준을 세운 책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리고 중국에서만 대략 30여 차례 출간되었다.
강서구의 옛 지명은 양천(陽川)으로 허준의 본관인 양천 허(許) 씨의 본향이다. 구암공원 뒤편에는 둔덕처럼 불룩하니 솟아 있는 탑산이 있으며, 탑산 서남쪽 아래에는 허준박물관과 대한한의사협회 건물이 있으며, 동북쪽 산기슭에는 양천허씨(陽川許氏)의 시조인 허선문(許宣文)이 태어났다는 바위 동굴 ‘허가바위’가 있다. 이 동굴에는 열댓 사람이 들어가 앉아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겉에서 보기에 동굴이 드러나지 않아 외적이 침입했을 때나 정변이 일어났을 때 동리 사람들의 피난처로 쓰였다고 한다.
구암공원이 들어선 곳은 예전에 사람들이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거나 삼남지방에서 세곡을 싣고 오던 배들이 잠시 쉬어가던 공암나루터였다. 그러나 1980년대에 한강변 서쪽을 따라 강동구 암사동에서 강서구 개화동까지 올림픽대로를 만들면서 도로 안쪽에 커다란 호수가 생겼다. 구암공원은 이 호수와 더불어 근처에 있는 탑산 중심으로 조성했는데 호수에는 옛날 큰 홍수 때 경기도 광주에서 떠내려 왔다는 전설 속의 광주바위가 있다. 그리고 탑산 맞은편 호수 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허준이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의 동상이 있다.
동의(東醫)는 ‘조선의학’을 뜻하며, 보감(寶鑑)은 ‘보배로운 거울’이라는 뜻이다. 동의보감은 조선과 중국의 의서를 집대성한 의학서적으로 보물 1085호로 지정되었으며,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그리고 매년 10월, 구암공원에서 의성 허준을 기리는 ‘허준축제’가 개최된다. 구암공원 근처에 있는 궁산에는 삼국시대의 고성지(古城址)가 있고, 가까이에 양천향교, 겸재정선미술관 등이 있다. 또한 조금 더 발품을 팔면 약사사와 미타사 등 고찰이 있는 개화산을 갈 수 있어 하루 나들이하기에 적당한 곳이다.
첫댓글 혹여 커페에 드날이하는 사람이 없거나 오랫동안 글을 올리지 않으면 다음에서 일방적으로 카페를 폐쇄할까 염려해서 올리는 글이니 그냥 무시하시기 바랍니다.
나는 꼭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양천허씨 본향에 가려합니다
전철을 타면 어디서 내리고 얼마나 가야되는지요
전철 9호선 가양역에서 내려 한강 쪽으로 10여 분 걸으면 됩니다. 아니면 가양역에서 내려 저에게 전화하시면 됩니다.
네
일요일은 탄현교육관에 가실텐데 ~~
연락은 하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