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2024년 사이 진행된 공식 관측에서 범고래가 인간에게 먹이를 주는 사례는 34건으로 확인됐다.
관찰사례는 북태평양, 남태평양, 대서양, 노르웨이 연안 등 4대 해양권에서 고르게 확인됐으며, 성체부터 어린 개체까지 나이와 상관없이 나타났다.
범고래가 인간에게 먹이를 건넨 상황은 다양했다. 배 위에 있을 때는 21건, 수중에서는 11건, 해안 근처에서는 2건으로 확인됐다. 인간에게 건넨 먹이 또한 △물고기 6종 △포유류 5종 △무척추동물 3종 △조류 2종 △파충류 1종 △해조류 1종 등으로 다양했다.
먹이를 건넨 범고래 중 97%가 인간이 어떻게 먹이를 처리하는지 5초가량(최소 3초~최대 300초) 가만히 지켜봤다. 만약 먹이를 받지 않으면 먹이를 재차 물어 인간에게 건네거나 그 먹이를 물고 자리를 떠났다. 일부는 먹이를 다른 범고래와 나눠 먹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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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런 행동이 일종의 의사소통과 유사한 상호작용일 수 있다고 봤다. 타워스 연구원은 “범고래끼리도 종종 서로 먹이를 공유하는데 이는 친사회적 활동이며 서로 관계를 맺는 방식”이라면서 “범고래가 인간과도 먹이를 공유하는 것은 우리와 관계를 맺고자 하는 그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또, 이런 상호작용이 일종의 탐색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타워스 연구원은 “호기심은 불확실성을 줄이는 요소 중 하나”라면서 “범고래는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인간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우리의 반응을 시험해보는 것일 수 있다. 범고래가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진화 심리학자들인 이런 행동이 명백한 이득 없이 다른 종을 돕는 현상인 '종 간 일반화된 이타성'의 비밀을 풀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