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완이가 아침식사를 전혀 못하는 것을 보고 어딘가 몸에 이상이 오지 않았나 생각되어서 걷기 전에 약국부터 들렸습니다. 심심하면 솟아나는 구내염은 아니니, 목감기 혹은 편도선 쪽에 통증이 있는 듯 해서 관련약을 사서 먹였습니다. 열감은 전혀 없는데, 완이와 10개월 함께 지내보니 이 녀석 열조절 기능이 제대로 가동하질 못하는 걸 자주 느낍니다.
그런데다 어제 걷기도중 만났던 비때문인지 집에 돌아오자 바로 자리에 눕더니 토요일 아침이 밝을 때까지도 잠에 빠져 있습니다. 완이는 아프다싶으면 먹지도 않고 잠만 자는 타입이라 뭔가 녀석의 몸에 이상이 생긴 건 맞습니다. 짧은 기간인데도 벌써 서너차례 아팠던 경험이 있으니 건강한 듯 하나 원리상 면역력은 아주 떨어지는 녀석입니다.
준이를 8년 꽉 차게 키우는 과정에서 수두 한번, 코로나 한번 정도 전염성 질병을 앓은 적이 있지만 잔잔한 감기나 배탈 등은 거의 겪어본 적이 없습니다. 내수용성 감각 반응이 매우 느린 준이인지라 질병도 비켜가는지, 지독한 여름 모기조차 준이는 잘 물지도 않습니다.
태균이 역시 다시 사소한 질병에 무심한 편이라 그런지 감기몸살에 걸려 앓아 누워있었던 때가 많지 않았습니다. 태균이나 준이, 매일 보충제 먹인 기간이 아주 오래되었으니, 아무래도 그 덕에 생활 속 면역력 자체는 아주 튼튼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완이 덕에 오늘 하루는 집에 있어야 할 듯 한데요, 병원을 갈수도 없는 상황이라 그냥 제가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간단한 의원 정도는 여기 성산읍에도 서너개가 있어서 갈 곳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겨우 후드티의 모자를 쓰는 정도의 촉각방어 수준이니 의사가 가까이 들여다보는 걸 허락할 리가 없을 듯 합니다. 어제도 목도리 장갑 기겁하듯 벗어버리니 겨울용 장비가 무색해집니다.
사실 그제나 어제 입었던 두꺼운 롱패딩에도 어찌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한참 걷다보면 당연히 몸 안에서 더위가 올라오니 두꺼운 롱패딩을 입었어도 보통 우리는 땀배출로 이런 체온변화를 조절하게 됩니다. 이런 체온조절 기능체계의 가동이 안되는 것의 표시는 역시 완이가 땀흘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것에서 보여집니다. 완이가 갑자기 짜증낸다싶으면 잠시 지퍼를 열어줍니다.
완이랑 같이 걷다보면 갑자기 울듯이 짜증을 내며 겉옷을 벗으려고 하는 때가 꽤 있습니다. 그러면 바로 겉옷의 지퍼를 열고 몸에 바람이 통하도록 해주는데 그제 어제는 날씨가 추웠던지라 그 와중에 완이의 약한 면역력은 더 큰 문제가 되었던 듯 합니다.
면역력의 결정판은 Heat Shock Protein 열쇼크단백질이 얼마나 활성화되느냐에 달려 있기도 합니다. 외부 요인 중 우리 몸의 면역력 체계의 활성화를 자극하는 각종 바이러스, 곰팡이, 미생물, 갑작스런 기온변화 등등의 대처능력에는 우리 세포 속 열쇼크단백질 HSP의 가동이 결정적이며 HSP의 활성화는 땀배출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인체 스스로의 면역체계를 결정하는 HSP의 가동여부는 천연 항염과 염증 사이의 갈림판입니다.
인체의 어느 영역에서 활성화되느냐에 따라 붙여진 HSP 열쇼크단백질의 번호들이 하는 역할을 보면 대단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면역반응이나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 세포자멸의 억제 등을 넘어, 분자샤포로닌이라는 관련없는 아미노산들의 응급필요시 함께 힘을 합치는 인체 스스로치유 과정에 직접 개입 물질입니다.
열쇼크단백질은 외부기온이 높거나 (42도 이상) 체온이 올라갈 때 생성되게 되어있습니다. 체온이 38도가 되면 열쇼크단백질이 생성되고 터지게 되는데 그래서 통합의학전문가들은 열이 오른다고 무조건 해열제를 투여하는 것에 대해 반대를 하기도 합니다. 해열제가 열쇼크단백질 활성화의 싹을 잘라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운동 열심히 하면 38도는 금방 오를 수 있으며 이런 상태에서 보통은 스스로 열을 내리게 할 수 있는 땀배출 기능을 작동시키게 됩니다. 이런 원활한 기전은 열쇼크단백질에의 잦은 경험과 신체와 뇌의 의사소통을 상당히 촉진시키는 일상적 기회이기도 합니다.
땀배출 기전도 결국 뇌에서 조절되는 것이라 우리 아이들이 취약할 수 밖에 없고, 이런 취약함이 면역력 약화는 물론 심한 짜증과 경기유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좀더 어릴 때 땀배출기전이 잘 돌아가도록 단련시키고 또 단련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감각문제 뿐 아니라 수많은 건강문제도 쉽게 해결해 갈 수 있습니다.
이런 숨어있는 기전의 단련없이 몸만 바쁜 완이가 이렇게 아파 누워있으면 딱하기 그지 없습니다. 저번에는 급체와 설사, 그리고 몸살까지 겹쳐서 거의 일주일을 아무 것도 못 먹고 앓은 적도 있습니다. 겨울단련이 그래서 더 필요해보입니다. 촉각방어도 어서 해결되어야 겨울 필수장비인 모자, 목도리, 장갑 착용도 가능할테니 또다른 필수훈련이 요구되는 싯점입니다.
첫댓글 완이가 한번 아프면 더 대책이 부족하네요.
오늘 그림네는 모구리 야영장을 거쳐 광치기 해변에 갔는데 누룩 빌레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차장에서 귤 파는 할머니들께 썰물 때를 물으니 5일 후라고 해서
그럼 바닷속 누런 바위가 언제쯤 보이냐니까 5일 후에 보인다네요.😃
해변이 참 이뻤습니다.
그림이 아랫도리를 적셔서 옷가게에서 큰 머풀러를 사서 치마처럼 두르고 다녔답니다.^^🍒‼️
연락하고 오셨으면 얼굴도 뵙고 같이 걷기도 하고 했을텐데요, 아쉽습니다. 우리는 오늘 성산일출봉 일대를 만보걸었거든요. 누룩빌레는 매일 나타나요. 장사하시는 분이 잘못 알고 있는거예요. 단 물때를 꼭 확인하고 와야 됩니다. 물때 시간표 검색하면 다 나와요. 제가 샘플 카톡으로 보내드렸어요. 다음에는 얼굴 꼭 뵈어요^^
@황순재 예, 대표님 오늘은 그림이 바닷물에 아래 옷을 적셔서 경황이 없는데다 잠깐 까페에 들렸더니 완이 아파서 이래저래 생각만 많았습니다. 좀 따스한 날 뵙기를 도모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