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운 기업은행 사거리 ,1층 상가의 반절이 물에 잠겨 사거리는 커다란 저수지를 방불케 했다..)
13일새벽 1시 빗소리가 너무도 강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혹시 몰라 문 앞을 보니 비가 들어오는게 아닌가. 침수는 아니지만 너무도 많이 오니 대략 새어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양이 많았다. 부랴부랴 수건으로 대충 막고 일하는 곳이 자주 침수가 되는 곳이라 걱정도 되어 밖을 나가보았다.
차를 타는 동안 1초만 비에 맞아도 옷이 다 젖는 상황이었다.
백발백중 거긴 침수다 생각하고 가려했으나 이미 큰길은 물이 무섭게 흐르고 있었다. 500여 미터 떨어진 군산 나운동 기업은행 사거리로 돌아 돌아 갔다. 이미 경찰차 한대가 침수구역이라 통행을 막았다.
평소 허벅지까지 찬적이 있었다는 말을 듣고 갔으나 내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정도 높은 곳인데도 근처 지하 대형마트에 물이 쏟아 들어가고 있었다.
잘 못 발을 들여 놓다간 지하마트에 쓸려 들어갈 정도였다.
먼 발치 건너편을 보는 순간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평소 듣던 허벅지가 아니라 차도를 기준으로 2m 정도는 차오른 모양이었다.
이렇게 물을 쏟아 놓았다. 5시간을 ..
같이 일하는 형님께 전화했다.
이미 상황 종료다. 맘 내려 놓고 내일 아침에 봅시다 하곤 집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가보니 그곳은 전쟁터였다.
수압을 이기지 못한 윈도우 유리가 터져 물이 들어간 곳도 있었다. 나와 관련있는 건물은 새벽 물의 흔적이 내 키를 재는듯 머리꼭대기에 황톳물 선을 만들어 놓았다.
-자연 범람원 , 습지 필요
군산은 상습 침수지역이 여러곳 있다. 이 중 관심있게 봐야 할 곳이 바로 신개발 지구들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자연재해다 몇 백년만에 온 비다 라고 떠들썩하다.
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드넓은 논들을 도시로 확장시키고 , 가까스로 수로만 남겨놓는 도시계획을 지향해 왔다.
새로 만든 수송동 지구도 수해를 맞았다. 무릎까지 물이 올라왔다 한다. 이곳은 100% 논이었다. 물을 가둘 수 있는 습지나 저유지하나 만들지 않는 지금의 도시계획등은 이런 수해 현장을 자꾸만 만들고 있다. 그리곤 자연재해라는 말로 언제난 면제부를 받는다.
갯벌을 매립해 만든 외항공단도 수해를 입었다. 원래 물이 있었던 곳, 물로 피해를 보는건 어쩜 물이 가고 싶은 곳에 가는 것 뿐이다.
우리는 자본주의 논리로 도시를 확장하는 동안 습지와 같은 생태계는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수해를 맞으면 배관이 작네 ,돈이 없네라고 할것 없이, 물이 갈 길에 물길을 두고 물을 가둘 습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자연스런 발상이 아닌가 싶다. 사진의 장소에서 보듯 이곳의 물을 급하게 품어냈다 치자. 먼 바다까지 내지 않는한 이런 방식의 치수로는 품어낸 곳은 다시 수해다.
천재지변이란 말로 지나기 보단, 흐르는 물이 가고 쉬어갈수 있는 곳을 만들어 줘야 한다.
도시계획에 있어 물을 담을 수 있는 습지를 꼭 두도록 하는것이 땅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에게 돈보다 사람이 자연의 일부로 살아 갈 수 있는 방안이란 것을 인식시켜 줘야 한다. 아니 법제화 해야 한다.
10년에 최소한 2~3번의 수해를 계속 입는 곳이라면 그 곳이 원래 습지가 아니었나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첫댓글 물은 흐르고 싶다.제갈길로 가고 있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