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산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통영까지 왔습니다.
먼 길은 아니지만,
그래도 차를 타고 한 시간 남짓 걸렸고...
사진 속 풍경은,
영운항이라는 조그만 항구입니다.
여길 온 것부터,
일정에 없던 상황인데...
여기에서 시작한 산행은,
멧돼지 2마리와 함께 했고...
여기는,
등산로가 없는 곳인데,
네이버 지도에서,
길이 있다고 하여,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길이 없으려면,
아예 흔적도 없어야 하는데,
희미한 흔적이 남아서,
그 길을 따라 무작정 올랐습니다.
참고로,
산이 낮고,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서,
홀로 산으로 들어갔는데...
마을 뒤편까지는,
사람들이 밭을 일구느라고,
조그만 오솔길이 있었고...
더구나,
조그만 항구는,
바다와 너무 잘 어울려서,
너무 멋진 곳이라 생각하며 올랐는데...
좋았던 생각은,
이때까지 였고...
이후로는,
나 홀로 악몽 같은 산행을...
이 사진을 보면서,
길이라는 느낌이 있나요??
난,
이쯤에서 과감히 포기하고,
다시 내려갔어야 했는데...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없는 길을 만들면서,
산속으로 들어섰고...
산으로 접어들자,
조금 전 멋진 풍경은 사라지고,
온통 돼지들의 흔적만...
산이 자기 놀이터라 생각하고,
온통 헤집어 놓았고...
난,
돼지도 아니면서,
돼지들이 다니는 길을 따라서,
꾸역꾸역 올랐네요.
없는 길을 만들면서,
한참을 올랐는데...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갑자기 검은 물체가 달아나고...
나도 놀래서,
주변에 있는 막대기를 쥐고서,
나무를 두들겼더니...
또 다른 멧돼지가,
바로 앞 수풀에서 달아나네요.
이 사진도,
멧돼지들이 지나가고,
한참 동안 서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한 장...
멧돼지와 헤어지고,
다시 길을 올라가는데...
이제야 비로소,
사람의 흔적이 남아있는 등산로가...
그나마,
정식 등산로는 아니고,
마을 사람들이 나물 캐러 다니는 길인 듯...
한 시간 가까이 올랐는데,
아직도 길은 보이질 않고...
그런데,
네이버 지도에는,
이곳이 길이라고 안내를...
아무리 둘러봐도,
길이 없는데,
자꾸만 이쪽으로 가라고...
전화기를 버릴 수도 없고,
홀로 난감한 상황이...
한참을 올랐더니,
이제야 비로소 등산로가...
더구나,
정상코스로 왔으면,
10분이면 되는데,
혼자 1시간 넘도록 닭짓을...
암튼,
이제는 시간도 없으니,
등산로를 따라서,
부지런히 걸어 올랐고...
잠깐 오르막이 있었지만,
미래사 방향에서 미륵산으로 오르는 길은,
편하고 쉬운 코스입니다.
물론,
나처럼 닭짓을 하지 않고,
정상 코스로 오른다면... ㅠ.ㅠ
암튼,
쉬운 길을 만나서,
조금은 여유롭게 산을 즐겼고...
편한 길을 오른지,
20분도 안돼서 정상 부근에 도착을...
이렇게 쉬운 산을,
왜 그리 어렵게 올랐는지,
당체 이해할 수가 없었고...
이제는,
흙길을 버리고,
꽃길을 걸으려 합니다.
전망대에 도착했는데,
여기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고...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서,
잠시 어리둥절했는데...
만원을 지불하면,
정말 쉽게 오는 방법이 있었고...
더구나,
아무런 준비 없이,
빈손으로...
일단,
전망대에 왔으니,
주변을 둘러보는데...
역시,
미륵산을 찾는 이유가 있었고...
섬 산행은,
이런 맛이 있어서,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듯...
이들은,
통영의 마스코트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우체통이었고...
암튼,
요즘은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을 헛갈리게 하네요. ㅋㅋ
전망대를 지나서,
정상으로 가는데...
여기는,
흙 밟을 일도 없고,
나뭇가지 스칠 일도 없네요.
더구나,
주변을 조망하는데 방해가 되는 나무들은,
깔끔하게 정리를 했고...
덕분에,
시원한 바람맞으면서,
한들한들 올랐고...
맞은편 봉우리는,
특별히 의미가 있는 장소라고...
저 봉우리에 올라서,
왜놈들이 오는지 감시하던 곳이고...
왜구가 쳐들어오면,
저 봉우리에서 불을 피워,
한양까지 보고를 했던 장소랍니다.
1만 원 하고,
100원을 주면,
하늘을 날아다니는 깡통을 타고서,
정상까지 태워 준다네요.
난,
그것도 모른 채,
없는 길을 만들어 가면서,
정말 힘들게 올랐는데... ㅠ.ㅠ
암튼,
요즘 세상은,
돈과 정보가 정말 중요하고...
미륵산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누군가는,
신발은 샌들이고,
복장은 치마를 입고서...
암튼,
문명을 이용하면,
편한 복장으로,
미륵산을 즐길 수 있네요.
산을 내려가는 방법은,
다양한 코스가 있는데...
난,
올랐던 길이 무서워서,
반대쪽으로 내려가려고 합니다.
이 길에는,
멧돼지는 없고,
사람들이 많은 것이라 상상하면서...
절벽에서 멋진 모습으로 자라는 소나무가,
그런 쓸데없는 상상은 꿈도 꾸지 말라고...
내려가는 길은,
비교적 어렵지는 않은데,
정상 부근만 가파른 구간이 있었고...
그런데,
정상에 그 많던 사람들은 어딜가고,
사람의 모습은 전혀 보이질 않고...
올라오는 것도 기계를 이용하고,
내려가는 것 마저도 기구를 사용해서,
산에는 사람의 그림지도 보이질 않았고...
산을 호젓하게 다녀서 좋은데,
내려가는 길이 어려 갈래여서,
자꾸만 뒤돌아 보게 되고...
올라오면서 호되게 당했더니,
내려가는 것이 너무 조심스럽기만... ㅎㅎ
암튼,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으니,
돌다리도 두들기는 심정으로 하산을...
등산로에는,
맥문동이 진천으로 피어 있고...
누군가 심은 것 같지 않는데,
꽃이 너무 화려하게 피어서,
사람이 기르는 것처럼 보였고...
암튼,
사람은 없지만,
맥문동꽃이 피어 있는 꽃길을,
홀로 걸었고...
정상 부근을 지나고 나니,
등산로는 다시 온순해지고...
나도,
길이 편하다 보니,
다시 마음이 해이해져서,
엉뚱한 길로 들어섰고...
그나마,
잘못 들어선 길은,
정상 등산로라서,
조금 돌아가는 정도... ㅎㅎ
원래 가려고 했던 길은,
이보다 훨씬 넓고 좋은데...
잠시 한눈 판 사이에,
용화사가 아니라,
도솔암을 향해 걸었고...
덕분에,
도솔암과 관음암을 들렀는데,
딱히 올 곳은 못되었고... ㅎㅎ
등산로에,
누군가 면봉을 버리고 간 줄 알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버섯이 자라고 있고...
너무 궁금해서,
이름을 찾아보니,
"흰독큰갓버섯"이고,
이름처럼 독을 품은 버섯이라고...
도솔암인데,
왜 왔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암튼,
몇 걸음 더 걸었으니,
건강에 좋은 것으로 생각하고,
발길은 다시 내리막 길로...
참고로,
절을 좋아한다면,
관음암을 둘러보는 것도...
상사화인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는,
정말 귀한 꽃이네요.
이름은 백양꽃이고,
개체수가 적어 보호해야 한다고...
수가 적은 이유는,
따뜻한 남해안에는 잘 자라지만,
다른 곳에서는 추워서 자라지 못한다고...
이해할 수는 없지만,
부디 잘 살아가라 했고...
드디어,
산행은 마무리됐고...
이 장소는,
산행을 시작하는 곳으로 하려 했으나...
소소한 문제로(주차) 인해,
영운항에서 등산을 하게 됐고,
덕분에 멧돼지와 산행을... ㅎㅎ
암튼,
이제는 모든 걸 정리하고,
통영의 토속 음식으로,
배를 채우려고 합니다.
바다에 왔으니,
물고기는 먹어줘야 하기에,
생선을 4마리나... ㅎㅎ
정식 이름은 모르겠고,
나름 평가가 좋은 집인데,
썩 흡족하지는 못했고...
왜냐하면,
이 집의 메인 요리는,
김치찌개와 갈치조림인데...
난,
생선구이를 시켰으니,
그럴 수밖에... ㅠ.ㅠ
조금 모자란 알코올은,
바닷소리와 함께... ㅎㅎ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이러고 사는지...
그래도,
파도 소리 들으며,
멋진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이,
정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었고...
밤은 깊어 가는데,
잔잔한 바다와,
반짝이는 별을 보면서,
주님과 함께했고...
암튼,
물고기 4마리 보다는,
시원한 맥주와 함께한 밤바다가,
지금도 아련하기만...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찾아와 보는 것으로...
이제는,
피곤에 찌든 몸을,
편안하게 쉬면서 피로를 떨치기로...
그래야,
이른 아침에 지리산을 갈 수 있으니까!!!
다음 이야기는,
사량도를 찾아서 지리산과 칠현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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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앨범
통영 미륵산에서 멧돼지와 조우를...
윤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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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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