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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천주교 수원교구청에서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왼쪽)가 세월호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김병권 위원장을 비롯한 단원고 희생자 가족 3명을 만났다. ⓒ정현진 기자 |
지난 4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과 천주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수원교구청에서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는 세월호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가족대책위 김병권 위원장을 비롯한 단원고 희생자 가족 3명과 대책위원회 측 변호사, 이용훈 주교,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장 홍명호 신부, 정의평화위원장 최재철 신부, 그리고 장동훈 신부(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등이 참석했다.
김병권 위원장은 이날 만남의 이유에 대해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진상규명과 실종자 구명을 위한 노력에 가톨릭교회가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정조사가 시작됐지만 준비 과정부터 미흡함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천주교가 정부와 국회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가족 대표들은 현재 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성역 없이 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것뿐이며, 희생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세상이 변화되기를 바란다면서, 교회가 이 모든 과정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지켜봐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이용훈 주교는 먼저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가족을 잃은 이들에게 인간의 표현으로 적절한 위로의 말이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우리 교회, 저를 비롯한 수원교구민들 모두가 여러분 곁에서 지켜드릴 것”이라고 위로의 인사를 전했다.
이용훈 주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의 부적절한 태도로 인한 희생자 가족들의 분노와 상처에 온 국민이 공감하고 있으며, 이 사건으로 인해 우리 사회의 도덕과 윤리, 양심의 시점을 똑똑히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주교는 수원교구뿐만 아니라 한국 가톨릭교회 전체가 온몸으로, 온 힘으로 기도하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천주교가 희생자와 생존자 가족들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훈 주교는 “가족들을 돕는 데 있어 신자와 비신자를 구분하지 않을 것이며, 지속적으로 트라우마 치유에도 힘쓸 것”이라면서 “끝까지 여러분들의 의견과 호소에 귀 기울일 것이며 여러분의 뜻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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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과 천주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의 만남이 이뤄졌다. ⓒ정현진 기자 |
이어진 대화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대화가 끝난 후 이용훈 주교는 참석한 사제들과 함께 이후 진행을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가족 대표들은 큰 위로와 힘을 얻었다고 전하면서, “가족들은 너무 힘이 없으니, 이렇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다. 모쪼록 가족들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국 가톨릭교회가 가족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수원교구는 세월호 참사 이후 희생자와 생존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교구 차원에서도 구체적이고 장기적 대책을 논의 중이다. 현재 수원교구는 합동 분향소가 마련된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음악당에서 매일 오후 8시 추모 미사를 봉헌하고 있으며, 서울, 부산, 안동, 대구 등 전국의 천주교 교구 역시 희생자 추모 미사에 동참하고 있다. 또 수원교구 안산대리구를 중심으로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세월호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이 사건을 해결하고 치유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종자 구조와 철저하고 정확한 진상규명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그리고 안전한 나라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천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가톨릭교회도 이에 동참해 각 교구 단체와 본당별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책위는 보다 조직적이고 상징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 이하 정평위)는 우선 각 교구 정평위에 협조 공문을 보내고 교구 정평위 차원에서 서명운동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수원교구는 현재 교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희생자와 생존자 가족을 지원할 방법에 대해 논의 중이며, 추후 교구 입장과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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