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인권특사 “북한 인권, 여전히 세계 최악…주민 인권 존중하고 대화 나와야” 마이클 커비 “COI 보고서의 권고 사항을 실행할 동력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진전) 기대감 때문에 둔화됐다” VOA(미국의 소리)
미국 북한인권특사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COI) 최종 보고서 발간 10주년을 맞아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COI 보고서 권고 사항 이행을 위한 인권 대화도 제안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7일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발간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북한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세계 최악”이라며 “미국은 김정은 정권과 북한 정부에 주민들의 인권을 존중할 것을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터너 특사는 이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가 COI 보고서 발간 1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행사에 참석해 “미국은 북한이 주민들에게 이동∙집회∙표현∙결사∙종교와 신념의 자유를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터너 특사]“The United States will continue to call upon Kim Jong UN and the DPRK government to respect the human rights of the North Korean people, to allow the North Korean people freedom of movement, freedom of assembly, freedom of expression, freedom of association and freedom of religion and belief. We urge the DPRK to come to the table. We're prepared to have an open conversation about human rights. Let's talk directly about how we can work together to realize the implementation of the recommendations laid out in the COI report.” 터너 특사는 또 북한과의 직접 대화도 제안했습니다. 터너 특사는 “우리는 인권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COI 보고서에 제시된 권고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직접 이야기하자”고 말했습니다. 터너 특사는 이날 400쪽 분량의 COI 보고서를 들어 보이며 “이 보고서는 인권 존중을 개선하고 북한 주민의 복지를 증진하는 방법에 대한 세심한 문서와 구체적인 권고로 강력한 힘을 발휘했고, 북한의 인권 상황이 세계 최악이라는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더욱 공고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2014년 2월 17일 발간된 COI의 최종 보고서는 북한에서 최고 지도층에서 수립된 정책과 결정에 따라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반인도적 범죄가 자행돼 왔으며,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 내 반인도 범죄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거나 특별재판소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탈북민들은 고문과 학대, 처형 등 반인도 범죄에 노출돼 있다면서 중국과 다른 나라들에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존중하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탈북민을 강제 송환하는 것을 삼갈 것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당시 보고서를 적대정책의 산물이라고 주장하면서 전면 배격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터너 특사는 “보고서는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들을 반인도 범죄로부터 보호해야 할 책임을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면서 “10년이 지난 오늘까지 그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인권 상황이 여전히 세계 최악이라고 지적하면서 “코로나 사태는 북한 정권의 (주민) 통제를 더욱 강화했을 뿐”이라며 “또한 글로벌 위기로 인해 국제사회의 관심이 북한 상황으로부터 계속해서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터너 특사]“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the DPRK remains among the worst in the world. COVID has only allowed the regime to further tighten its restrictions. Global crises have also continued to pull the international community's attention away from the North Korea situation.” 터너 특사는 COI의 권고를 어기고 계속해서 탈북민을 강제 북송하는 중국에 대해서도 “미국은 중국을 포함한 모든 유엔 회원국이 강제 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국제사회는 또한 다가오는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와 인권이사회에서 논의되는 연례 북한 인권 결의안, 그리고 올해 말 북한에 대한 보편적 정례 인권 검토(UPR)를 통해 책임 있는 조치를 압박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UPR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193개 모든 유엔 회원국의 인권 상황을 4년 6개월마다 검토하는 제도입니다. 북한은 지난 2019년 5월 열린 3차 UPR 심의에서 87개 유엔 회원국으로부터 총 262개의 인권 개선 권고안을 받은 바 있습니다. 4년 6개월여 만인 올해 말 북한에 대한 4차 UPR 심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터너 특사는 특히 북한 인권 문제가 국제 평화∙안보와도 불가분의 관계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모든 북한 주민들의 존엄과 복지를 증진하고 인권 존중을 증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화상으로 이날 행사에 참석한 마이클 커비 전 COI 위원장은 10년 전 “COI는 북한에서 심각한 반인도 범죄가 발생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발견해 유엔 안보리가 이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커비 전 위원장]“What has not been implemented has been the reference of the matter by the Security Council to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Having found on evidence that was compelling that serious crimes against humanity had occurred, we recommended that there should be a referral of the matter by the Security Council to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That has not yet happened.” 커비 전 위원장은 특히 “COI 보고서의 권고 사항을 실행할 동력은 문재인 정부의 기대감 때문에 둔화됐다”면서 “문 정부는 북한이 우호적 관계를 다시 정립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고 노력해서 실질적인 관계 진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커비 전 위원장]“And the momentum towards action on the report of the Commission of Inquiry was slowed by the hope of the government of President Moon Jae in that the North Korean administration could provide cooperation and efforts to re-establish friendly relations that that could lead to real progress. Sadly, it did not. I don't think there were any real dividends from that policy.” 커비 전 위원장은 인권 개선을 위한 동력을 회복하려면 “인권 문제와 평화∙안보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한국과 국제사회가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 주민에 대한 정보 유입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커비 전 위원장은 “위험과 잔인성, 인권 박탈에 대한 해독제는 북한 주민들이 북한 관리와 정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지식을 갖추는 것”이라며 “세계 인권의 역사를 보면 우리는 진보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 진전에 대한 믿음과 결의를 결코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화상으로 참여한 한국의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COI 보고서는 북한의 조직적인 인권 유린을 반인도 범죄로 명확히 규정하고, 책임 규명과 처벌, 안보리에서의 공식 논의, 최고 지도자를 포함한 북한 지도자의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등 국제사회에 분명한 의무를 부과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러나 남북 관계와 비핵화 협상에 초점을 맞춘 한국과 미국의 정치적 우선 순위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인권 문제를 덮어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신화 대사]“The categorically defined the systemic human rights abuses in North Korea's crimes against humanity setting force a clear mandate for accountability, no impunity and global action, including open formal discussions in the Security Council and moves to bring North Korean leaders, including the Supreme Leader to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However, the following year saw missed opportunities. Political priorities in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focusing on inter Korean relations and denuclearization talks overshadowed human rights issues from 2017 to 2019.” 이 대사는 이어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상황과 같은 글로벌 위기가 북한 문제를 덮어버릴 위험이 있지만, 이것이 잊혀진 위기가 돼서는 안 된다”며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 문제로 이슈화하고,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인권 침해 사이의 연관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로베르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는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인권 침해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것을 막는 등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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