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에서 방영되는 뮤직비디오나 쇼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폭력적이거나 가학적인 장면이 자주 나와 주 시청 대상인 청소년층에 유해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언론모니터팀은 22일 보고서에서 “최근 방송프로그램의 한 장르로 잡아가는 뮤직비디오가 가사 내용과는 무관하게 총기난사 장면이나 성행위를 암시하는 장면 등을 자주 내보냄으로써 주 시청층인 청소년의 인격형성과 정서 함양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언론모니터팀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뮤직비디오와 관련,방송위로부터 주의 이상의 제재조치를 받은 것은 지상파방송이 16건,케이블 방송이 107건이다.
유승준의 ‘찾길바래’는 폭력성으로 경고 및 관계자 경고 조치를 받았고 지난해 가수왕인 조성모의 ‘포 유어 소울’도 총기 난사 장면으로 경고 조치를 받았다.엄정화의 ‘이스케이프’,백지영의 ‘새드 살사’,이승환의 ‘그대가 그대를’,DJ DOC의 ‘런 투유’는 각각 선정적인 춤장면으로,버튼의 ‘러브 이즈’는 주인공이 칼에 맞아 쓰러지는 폭력 장면으로 각각 경고조치를 받았다.
또 안동 MBC TV의 ‘안동 MBC뮤직 플러스’는 밀폐된 공간에서 인간 실험 장면을 담은 비인간적인 내용을 담은 블랙 홀의 ‘어둠속의 빛’을 방영,경고조치를 받았으며 인천방송의 ‘뮤직박스’는 학원 폭력을 묘사하고 이를 나무라는 선생을 희화화한 거리와 시인들의 ‘방’을 방영해 ‘시청자사과’라는 최고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언론 모니터팀은 “뮤직비디오가 음반판매촉진이라는 상업적인 목적에 의해 제작됐지만 청소년이 주로 시청하는 시간대에 방영되기때문에 제작단계부터 청소년의 인격과 정서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경실련 미디어워치는 TV 쇼프로그램이 연예인을 대상으로 가학적인 장면을 많이 내보내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미디어워치는 KBS 2TV의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의 경우 ‘테마파크에서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 인공호흡하다가 뺨맞기’‘칵테일 마시고 토마토 굴려 받아먹기’‘파인애플 던져 받아먹기’등은 신체적인 가학일 뿐 아니라 공익과도 무관한 행위라고 비판했으며 MBC의 ‘목표달성 토요일’ 등에서도 시청자를 소외시키는 구성과 진행으로 짜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요즘 앨범을 내는 국내 가수들에게 뮤직비디오는 필수다.뮤직비디오가 음반판매를 촉진할 뿐아니라 그 자체로 다양한 실험성과 예술성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뮤직비디오가 TV로 방영될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노래 가사와는 무관하게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이 뮤직비디오의 주시청층인 청소년들에게 여과없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통합방송위원회가 출범한 후 뮤직비디오로 주의 이상의 제재를 받은 건수가 지상파 방송이 16건,케이블 방송은 무려 1백7건이나 됐다.
선정성과 폭력성이 주요 제재 사유였다.학교폭력을 묘사하고 폭력을 행사한 학생을 나무라는 교사를 희화화한 거리의 시인들의 ‘빙’을 방영한 iTV의 ‘뮤직박스’는 시청자사과 방송이란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방송에 부적합해 문제가 된 뮤직비디오는 유승준의 ‘찾길바래’,엄정화의 ‘Escape’,백지영의 ‘새드 살사’,이승환의 ‘그대가 그대’,DJ DOC의 ‘Run to You’ 등이다.웬만한 인기 가수와 인기곡들은 다 포함돼 있을 정도다.
뮤직비디오는 음반 홍보를 위해서건 자체의 예술성을 위해서건 방송 매체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이제 드라마 ·오락 ·교양 프로처럼 뮤직비디오도 방송의 한 장르가 돼가고 있다는 뜻이다.이같은 현실을 인정한다면 뮤직비디오 제작자들도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명의식이 요구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언론모니터팀은 “뮤직비디오 제작 단계부터 선정성과 폭력성을 배제하고 청소년의 인격과 정서를 해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