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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420공투단의 장애인 활동보조 권리보장을 위한 10만인 서명운동 돌입 기자회견이 경찰의 광화문 진입 원천봉쇄로 예정시간보다 늦게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렸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 420공투단)은 2일 늦은 3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7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중증장애인의 활동보조 권리보장을 위한 1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전재희 장관과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을 직접 만나 활동보조 권리보장과 장애인예산의 대폭 확대를 촉구하는 면담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420공투단은 이날 2시경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경찰이 광화문 광장 길목마다 병력을 배치해 중증장애인들이 이동할 수 없도록 막았다. 이에 중증장애인 수십 명이 세종문화회관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가는 건널목을 막고 있는 경찰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광화문 광장으로 가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거칠게 항의하며 한 시간가량 경찰과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마찰이 일어나기도 했다. 기자회견은 예정보다 미뤄져 늦은 3시께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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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0공투단 박홍구 집행위원장,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신영노 집행위원장.
이날 기자회견에서 420공투단 박홍구 집행위원장은 “오늘 우리는 활동보조 권리보장을 위한 1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여기에 모였다”라고 밝히고 “서명운동과 함께 활동보조 권리보장에 책임이 있는 복지부 전재희 장관과 예산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을 따라다니며 직접 만나는 투쟁으로, 시설과 방구석에 있는 장애인들도 따사로운 봄볕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최소한 250시간의 활동보조 시간이 필요한데 현재 정부로부터 180시간의 활동보조 시간만을 제공받고 있어 나머지 70시간은 사비로 충당하고 있고 본인부담금과 사비로 지출하는 비용을 합하면 월 40~50만 원에 이른다”라면서 “장애인의 자립생활 지원과 사회참여 증진을 위해서 국가가 책임지고 활동보조 권리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신영노 집행위원장은 “어제 인천시청 앞에서 420인천장애인차별공동투쟁단의 선포식을 연 후 장애인 기본소득 도입과 탈시설 자립생활 보장 등 다섯 가지 요구안을 가지고 인천시 장애인복지과 과장을 만났는데 과장이, ‘미국과 유럽 장애인도 나라가 못 먹여 살린다’라는 식으로 말해 미국과 유럽의 장애인의 삶과 한국 장애인의 삶이 얼마나 다른지 이야기를 해야만 했다”라고 전하고 “현재 인천시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활동보조서비스 신규신청을 받지 않고 있어 앞으로 빡세게 투쟁을 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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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동보조 권리보장을 촉구하는 함성을 지르는 참가자들.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박정혁 교장은 “우리나라 1급 장애인이 3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3만 명 정도에 불과해 나머지는 시설이나 집구석에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모든 장애인이 필요한 만큼 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싸우자”라고 강조했다.
진보신당 박김영희 부대표는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집 밖으로 나올 수 없다고 그동안 몇백 번을 이야기했는데, 또 다시 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현실이 서글프고 비참하고 참담하다”라면서 “서명을 받아도 이명박 정부가 그것을 국민의 여론이라고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하는 것이며 서명을 더 많이 받아서 우리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자”라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장애인위원회 김동희 정책위원장은 “4대강 예산 일부에는 우리의 생명선과 같은 활동보조서비스 예산이 들어가 있다”라며 “장애인이 접근하지 못하게 청계천을 만들었던 것처럼 4대강 또한 장애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왜 우리가 생명을 내놓아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정책위원장은 “최근 지갑을 잃어버려 장애인복지카드를 새로 만들어갔더니 척추장애는 2급까지밖에 없어 1급에서 2급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면서 “10년 전에는 휠체어를 혼자 탈 수 있었지만 지금은 나이가 들어 활동보조인 없이는 불가능한데, 이명박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 장애인이 비장애인이 되는 줄 아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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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문애린 활동가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420공투단은 기자회견문에서 “장애인의 삶과 자립생활의 꿈을 4대강에 묻어버린 이명박 정부를 향해 장애인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해 투쟁할 것이며, 중증장애인의 힘으로 10만인의 국민 서명을 모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평등사회의 염원을 담아 이명박 정부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420공투단은 활동보조 권리보장을 위한 10만인 서명운동과 함께 광화문 광장에서 오는 5일부터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15일부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연합회가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진행한 활동보조서비스 지침 개악 철회 1인 시위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이번 1인 시위에서는 활동보조서비스 지침 철회 등을 포함한 420공투단의 9개 정책요구안 내용을 바탕으로 장애인 생존권 보장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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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문화회관 앞 횡단보도를 건너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하려는 중증장애인들을 경찰이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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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광장으로 들어가는 걸 막아선 경찰과 대치 중 고통스러워 하는 참가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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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자들이 "광화문 광장으로 가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해달라"라고 경찰에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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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근에 장애인콜택시가 도착하자, 경찰 병력이 그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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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자들이 광화문 광장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이 일렬로 서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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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 참가자들이 활동보조 권리보장을 촉구하는 서명을 하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