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중에 예명이 아닌 본명을 쓰는 연예인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물론 부모님이 부르기 좋고 예쁜 이름을 지어주신 경우에는 본명을 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부모님이 힘들여 지어주신 본명을 대신할 예명을 짓는다.
예전에 비해 일반인들의 이름은 많이 예뻐지는 경향이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본명은 웃음이 날만큼 이상한 이름들도 많다. 하지만 이름은 듣기 이상하고 뜻이 안좋을수록 더욱 값을 발하는 법. 쉬운 예로 노태우 전대통령의 경우 이름의 뜻이 '크게 어리석다'이다. 이 이름은 비싼 값에 유명스님이 지었고, 이름값인지 대통령까지 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본명이 좋아 그만큼 톱스타가 된 것(?). 하지만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듣기에는 좀 별로지만 좋은 이름들을 버리고 예명을 택한다.
연예인들이 본명을 두고 예명을 쓰는 이유도 가지가지다. 자신의 본명과 비슷한 이름의 유명 연예인이 있기 때문에 예명을 쓰는 경우도 있고, 이름이 촌스러워서 예명을 쓰기도 하고, 자신의 이미지와 본명이 안 어울려서 예명을 쓰기도 하고.... 여하튼 대부분 연예계에서 유명세를 떨치기 위해 예명을 짓는다.
그 중 가장 많은 이유는 자신의 본명을 쓰기에는 너무나 촌스럽기 때문에 예명을 쓴다는 것. 이러한 연예인들의 예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원빈(김도진) 김규리(김문선) 송승헌(송승복) 김민(김민정) 최지우(최미향) 김지수(양성윤) 이본(이본숙) 강수지(조문례) 심혜진(심상군) 황신혜(황정만) 설운도(이영춘) 등이 그런 경우이다.
또한 같은 이름이 있어서 예명을 쓰는 경우는 이현우(이상원) 이적(이동준) 도지영(도지원) 박시은(박은영) 서문탁(이수진) 김정민(김정수) 등이 있다.
연예인으로서 자신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예명을 쓰고 있는 이들도 많은데 이러한 예로는 전지현(왕지현) 장혁(정용준) 슈(유수영) 바다(최성희) 채정안(장정안) 채리나(백현주) 리아(김재원) 주진모(박진태) 이휘재(이영재) 성진우(성명관) 소찬휘(김경희) 양파(이은진) 옥소리(옥보경) 조관우(조광호) 조PD(조중훈) 진도희(김은경) 진주(주진) 홍기훈(오희태) 등이다.
주위에서 찾아보려고 해도 찾기 힘든 이름들이 유난히 연예인 본명에서는 많이 보인다.일반인들과 달리 연예인들 이름에는 이상한 것이 상당히 많은 편. 이에 대해 한 작명가는 "이름이 겉보기에는 이상해도 정말 좋은 이름인데 괜시리 이름을 바꿔 더 대성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말로 대성해서 국민적인 인기를 끄는 연예인들은 대부분 조금 촌스러워도 자신의 본명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창시절 같은 반에 이름이 똑같거나 비슷해 해프닝이 벌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재미있는 해프닝으로 기억되는 것은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독 연예계에는 성은 달라도 이름이 같은 연예인들이 많다.
이런 겹치는 이름들이 소위 '뜨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이름들. 연예인들이 신인 시절 비싼 돈을 지불해가며 유명 작명소에서 지은 이름들이다. 하지만 '뜨는 이름'의 수는 한계가 있고 그 이름을 갖고 싶은 연예인은 많으니 과부하가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대표적인 이름들은 '정(지)현' '지원' '유리' '진(준)희' 등이다. 각각의 예를 들어보면 '정(지)현'의 경우 테크노의 전사 이정현, 영화 <청춘>의 김정현, MC 유정현, 얼마전 영화계 진출을 선언한 룰라의 김지현, 영화 <시월애>의 신세대 스타 전지현 등이다.
또한 '지원'의 경우 M-TV 미니시리즈 <비밀>의 하지원, S-TV 드라마 <줄리엣의 남자>의 예지원, MC로 활약중인 엄지원 등이 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엄지원의 경우 신인가수 엄지선과 이름이 너무 비슷해 곤란한 일이 많다고.
'유리'를 예명으로 쓰는 연예인들은 여성 그룹 핑클의 성유리, 연기자 김유리, 에로 비디오계의 스타 유리 등이 있다. 이외에도 비슷한 이름 때문에 주변을 헛갈리게 하는 연예인으로는 염정아와 엄정화, 신은경과 신윤정, 도지원과 도지영, 방은희와 방은진 등이다.
한편 이런 이름이 비슷해서 생기는 해프닝들도 많다. K-2TV 주말드라마 <유정> 출연자 중에 이름이 비슷한 연예인이 두 명 있었다. 바로 박진희와 박준희. 그런 관계로 스탭들이 이름을 부를 때마다 두 명은 늘 동시에 대답을 했고, 나중에는 이런 불편을 피하기 위해 극중 이름을 불러야만 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벌여야 했다. 또한 김지현과 전지현의 경우 별명도 같은 '캣우먼'. 우연의 일치인지 이 두 사람은 이름에 별명까지 같은 경우인데 김지현이 '원조' 켓우먼, 전지현이 '신세대' 캣우먼으로 불리고 있다.
문제는 그런 예명과 인기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것. 보여지는 예들을 보면 이름이 같거나 비슷해서 불편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성공한 연예인들이 많다. 그렇다면 정말 이들의 성공은 이름발(?) 때문인가?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연예계에 나도는 소위 '연예인 작명법'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다만 쉽게 부를 수 있고 또한 한번 들으면 기억되기 쉬운 것이 좋은 이름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방송국에서 만난 한 매니저에 따르면 "나도 초반에는 신인들을 데리고 작명소 등을 전전했었다"라며 "하지만 내 경험상 유명 작명소에서 지어주는 이름은 돈만 많이 들 뿐, 꼭 이름과 성공이 상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예계에 정확한 '연예인 작명법'은 존재하지 않지만 추세는 분명히 있다. 이제는 부르기 쉬운 이름보다는 한번 들으면 기억이 쉬운 이름, 바로 개성적인 이름이 인기다.
"21세기는 지금까지의 보편화된 이름들보다 개성이 있는 이름이 더 각광받고 있다"는 한 연예관계자는 "개성있는 이름은 식상하지 않고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줘서 훨씬 더 강렬하게 각인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대표적인 이름들은 김하늘, 이잎새, 보아, 왕빛나, 배두나, 원빈 등이다.
또 한가지 경향은 외국식 이름을 직접 쓰는 것. 물론 이에 대해 아직은 비판의 견해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외국식 이름을 쓰는 경우는 거의 드물지만 몇 명이 함께 그룹을 이루는 경우에는 한 명 정도씩 들어가는 것이 관례화 되고 있다.
연예인과 이름의 관계. 정확히 그 상관관계에 '성공'이라는 변수를 넣어 설명하는 것에는 모자람이 많은 게 사실이다. 아마도 지금까지의 현상들은 이름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자신의 노력이 성공에 더 큰 영향을 보이고 있는 듯. 아직까지의 연예계는 그런 판도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