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과 장동혁의 역할 분담, 성공한 듯 이들의 惡役 계속돼야 국민들 감동할 것 趙南俊 전 월간조선 이사
중국 역사상 적의 참모를 껴안아 성공한 사례 둘을 들면 齊桓公(제환공)과 唐太宗(당태종)이다. 桓公은 경쟁자였던 형 糾(규)의 참모로, 활을 쏘아 자신을 죽이려했던 管仲(관중)을 재상에 임명, 春秋五覇(춘추오패)의 첫째 자리를 차지했다. 唐太宗 李世民은 적대관계였던 형 李建成(이건성)의 참모 魏徵(위징)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 ‘貞觀(정관)의 治’를 이룩했다. 이와 똑같이 비교할 수는 없지만, 韓東勳 비대위원장이 자기와 결이 다른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것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위의 케이스는 主君(주군)이 죽어 갈 데 없는 사람들이었으나, 韓이 끌어들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더 성공한 것인지도 모른다. 金經矞(김경율) 비대위원과 張東赫(장동혁) 사무총장 말이다. 金위원은 위원장 대신, 총대를 메고 용산을 향해 쓴 소리를 해댄다. 명품백 사건 관련, 용산을 향해 각을 세운 인물은 金 위원이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균형추를 黨으로 기울게 만들었다는 느낌을 준다. 2월8일 대통령의 방송대담이 있은 후에도 “아쉽습니다”라는 다섯 글자로 대담의 미흡함을 직격했다. ‘송곳으로 구멍을 뚫는다’는 뜻의 이름 矞자에 딱 맞는 언행이다. 金 위원이 ‘조국흑서’를 쓴 사람 중 하나이긴 하지만, 누구도 그가 與圈(여권)에 들어가 활동하리라 생각 못한 野性 가득한 사람이었다. 張 사무총장은 韓에게 수사를 당한 적 있는 판사 출신이다. 그래선지 2023년 말, 韓이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될 때, 가장 반대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그를 韓은 總選(총선)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사무총장은 그간 3選 이상의 중진이 맡아왔고, 黨과 당사자 사이의 물밑 입장 조율에 힘쓰는 간사 역할에 가까웠다. 張 사무총장은 2022년 재보궐선거(충남 보령•서천)로 국회에 처음 입성한 초선의원이다. 파격적 인사라는 얘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그가 요즘 하는 일을 보면 당 중진의원들에게 지역구 이동을 요구하여 관철하는 모습이다. 당사자들이 기분 나쁘지 않게 미리 통보하고 나서 후에 여론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이런 일이 바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악역이다. 다른 지역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그치면 안되고 수도권에까지 이런 악역이 이어져야 한다. 韓 비대위원장이 좀 촐싹거리는 것 같고, 무게감 없이 多辯(다변)인 점은 있지만, 일단 자기와 결이 다른 이 두 사람을 곁에 두는 정도의 인사만으로도 정치 감각은 누구 못지않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게 된다. 필자는 애초 이번 總選에서 국민의힘이 120석을 넘기기 어려울 거라고 보았다. 과학적 근거는 없다. 순전히 감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데, 요즘 이 두 사람의 활동을 보면서 140석 내외로 기대치가 올라갔다. 앞으로 활약에 따라 더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