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할수록 비윤리적' 연구는 경제학상
사람 발에 버섯 돋은 트로피
최원우 기자
입력 2026.09.04. 14:45 업데이트 2026.09.04. 20:41
3일(현지 시각)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이그 노벨상 시상식에서 소변이 덜 튀는 소변기를 연구한 연구진이 물리학상을 받았다. 사진에서 오른쪽 여성이 들고 있는 소변기가 연구진이 개발한 모델이다.(위쪽) 수상자들에게는 사람 발에 버섯이 돋은 모양의 트로피가 수여됐다. /이그 노벨상 중계 영상
‘키스’를 과학적으로 정의한다면 무엇일까. 입과 입이 닿는다고 다 키스는 아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적대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같은 종이 입과 입을 맞대고, 입술이나 구강 기관을 움직이되, 음식을 전달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정의했다. 연구진은 그 공로로 올해 ‘괴짜 노벨상’이라 불리는 이그노벨상 생체역학상을 받았다.
3일(현지 시각) 스위스 취리히에서 2026년 이그노벨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 상은 1991년 과학 유머 잡지 ‘기발한 연구 연보’ 편집자가 노벨상을 패러디해 만든 상이다. “먼저 사람을 웃게 만들고, 그다음 생각하게 하는 연구”를 선정해 시상한다. 시상 분야는 매년 달라지는데, 올해는 생체역학·경제학·화학·의학·생물학·물리학·기술·후각·평화·토양과학 등 10개 분야에서 수상자가 나왔다.
생체역학상을 받은 영국 옥스퍼드대 마틸다 브린들 연구팀은 키스의 기원을 진화 계통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이들은 약 2150만년 전 대형 유인원의 공통 조상부터 네안데르탈인까지 키스를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키스는 왜 진화했는가’도 연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3일(현지 시각)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이그 노벨상 시상식에서 캐나다 워털루대 자오 판 연구팀이 ‘소변이 덜 튀는 소변기’를 연구한 공로로 물리학상을 받았다. /이그 노벨상 중계 영상
물리학상은 ‘소변 덜 튀는 소변기’를 만든 캐나다 워털루대 자오 판 연구팀이 받았다. 소변이 튀는 조건을 분석해 소변기 형태를 바꾼 결과, 튀는 양을 일반적인 소변기의 최대 1.4% 수준까지 줄였다. 연구진은 “소변기를 이용하다 발과 바지에 튀는 것을 보고 연구를 시작했다”고 했다.
경제학상은 ‘부유할수록 비윤리적인 행동을 더 많이 하는가’를 연구한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폴 피프 연구팀에 돌아갔다. 연구진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참가자일수록 보행자에게 길을 덜 양보하거나 게임에서 속임수를 쓰는 등 비윤리적 행동을 더 많이 보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이들용 사탕’이라고 표시된 그릇을 뒀는데, 부유한 참가자들이 사탕을 더 많이 가져가는 모습을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독사가 언제 사람을 무는지 알아보기 위해 뱀의 여러 부위를 직접 밟아본 연구가 생물학상, 부모들은 아기 냄새는 좋아하지만 십대 자녀 냄새는 그렇지 않다는 연구가 후각상을 받았다. 코 푸는 방법을 공기역학적으로 분석한 연구, 모기 주둥이를 초정밀 3D프린터 노즐로 활용한 연구, 세계 곳곳에 속옷 1000벌을 묻었다 파내 토양의 생물학적 활동을 조사한 연구 등도 수상했다.
36년째를 맞은 이그노벨상은 올해 처음으로 미국 밖에서 시상식을 열었다. 주최 측은 미국의 비자·이민 정책 강화로 해외 수상자와 취재진 방문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수상자에게는 인플레이션으로 가치가 폭락해 원화로는 약 50원 수준인 10조 짐바브웨달러 지폐가 지급됐다. 매년 새로 만드는 트로피도 주어졌는데, 올해는 사람 발에 버섯이 돋은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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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우 기자테크부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을 취재하면서 테크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테크부에서 가상 전쟁에서 주저 없이 핵 버튼 누른 AI, 현대 드론 전을 예견한 과학자, 54년 만에 달로 간 우주선의 화장실, 노벨상 석학 사제 등 이야기를 기사로 쓴다. 새로운 기술과 과학을 다루지만, 사실 사람 이야기를 가장 좋아한다.
첫댓글 별별 분야에 대한 연구가 있군. 흥미롭네요.
어찌보믄 ~,
- ‘怪짜 科學者 . . ’,
☞ “潑剌(?)한 發明家의 創作品들 !!”,
나름대로 . . ,
- ‘新鮮感이 없잖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