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 미키 성인은 1564년 무렵 일본 오사카 인근의 도쿠시
마에서 무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예수회 소속의 대학을 졸업
한 뒤 수사가 된 그는 열정적으로 복음을 선포하여 대단한 결
실을 거두었다. 그러나 바오로 미키 수사는 도요토미 히데요
시의 박해 때 25명의 동료들과 함께 붙잡혀 1597년 나가사키
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순교하였다. 1862년 그를 비롯한 동료
순교자들이 시성되었다.
제1독서 <하느님께서 말씀하시자 그렇게 되었다.>
▥ 창세기의 시작입니다.1,1-19
1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2 땅은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 있었는데, 어둠이 심연을 덮고 하느님의 영이
그 물 위를 감돌고 있었다.
3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겼
다. 4 하느님께서 보시니 그 빛이 좋았다. 하느님께서는 빛과 어
둠을 가르시어, 5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셨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첫날이 지났다.
6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물 한가운데에 궁창이 생겨, 물과 물
사이를 갈라놓아라.” 7 하느님께서 이렇게 궁창을 만들어 궁창 아
래에 있는 물과 궁창 위에 있는 물을 가르시자, 그대로 되었다. 8
하느님께서는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셨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
니 이튿날이 지났다.
9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 아래에 있는 물은 한곳으로 모
여, 뭍이 드러나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10 하느님께서는
뭍을 땅이라, 물이 모인 곳을 바다라 부르셨다. 하느님께서 보시
니 좋았다.
11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땅은 푸른 싹을 돋게 하여라. 씨를
맺는 풀과 씨 있는 과일나무를 제 종류대로 땅 위에 돋게 하여
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12 땅은 푸른 싹을 돋아나게 하였
다. 씨를 맺는 풀과 씨 있는 과일나무를 제 종류대로 돋아나게 하
였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1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사
흗날이 지났다.
14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의 궁창에 빛물체들이 생겨,
낮과 밤을 가르고, 표징과 절기, 날과 해를 나타내어라. 15 그리
고 하늘의 궁창에서 땅을 비추는 빛물체들이 되어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16 하느님께서는 큰 빛물체 두 개를 만드시어, 그
가운데에서 큰 빛물체는 낮을 다스리고 작은 빛물체는 밤을 다스리
게 하셨다. 그리고 별들도 만드셨다. 17 하느님께서 이것들을 하
늘 궁창에 두시어 땅을 비추게 하시고, 18 낮과 밤을 다스리며 빛
과 어둠을 가르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19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나흗날이 지났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예수님께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53-56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53 호수를 건너 겐네사렛 땅에 이르러
배를 대었다.
54 그들이 배에서 내리자 사람들은 곧 예수님을 알아보고, 55 그
지방을 두루 뛰어다니며 병든 이들을 들것에 눕혀, 그분께서 계시
다는 곳마다 데려오기 시작하였다. 56 그리하여 마을이든 고을이
든 촌락이든 예수님께서 들어가기만 하시면, 장터에 병자들을 데
려다 놓고 그 옷자락 술에 그들이 손이라도 대게 해 주십사고 청하
였다. 과연 그것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부터 교회는 한 주 동안 제1독서에서 창세기의 말씀들을 들려
줄 것입니다. 창세기 첫 장은 글자 그대로 하느님께서 세상을 만드
신 이야기입니다. 창세기 첫 장이 그리는 세상은 한마디로 조화롭
고 균형 잡힌, 잘 정돈되어 있는 세상입니다.
그렇게 느끼게 되는 첫째 이유는 창세기 첫 장에 단 한 번도 부정
의 낱말(‘아니오’)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혼돈과 무
질서에 맞서시는 하느님께서는 한 번도 부정의 말을 하시지 않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십니다.
창조 이야기의 세상이 잘 정리되어 있다는 인상을 주는 두 번째 이
유는 이 이야기 속에 후렴구처럼 이어지는 반복 구문이 많이 나오
기 때문입니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ㅇㅇ날”과 “하느님
께서 보시니 좋았다.”가 대표적이고, 또 구약의 십계명이 열 가지
말씀인 것처럼 정확히 열 번 되풀이되는 “하느님께서 말씀하셨
다.”라는 반복 구절도 그러합니다.
열 번(완전 수)의 창조 말씀으로 세상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래
서 창조 이야기를 읽는 사람은 창조주 하느님의 평온함에 놀라고
우리가 그분의 유순함과 평온함을 본받도록 초대받고 있다는 느낌
을 받게 됩니다.
학자들 사이에 완전히 의견 일치를 이루지는 않았지만, 창세기 1장
1절부터 3절을 하나로 묶어, 하느님의 창조 행위를 알리는 위대한
시작으로 보기도 합니다. 첫 절을 시간절로(종속절), 2절은 당시
의 정황을 설명하는 삽입구로, 그리고 3절을 주절로 해석하는 견
해입니다.
곧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에, - 땅은 ‘토후’와 ‘보후’
였다(땅은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 있었다). - 하느님께서 말씀하
셨다. “빛이 있어라(생겨라).” 이렇게 되면 창세기의 첫 세 구절
은 하느님의 말씀으로 세상이 시작되었고, 세상의 혼돈과 무질서에
대한 하느님의 승리가 “빛이 있어라(생겨라).”라는 첫 말씀으로
이루어졌음을 더욱더 강조하는 구절로 읽힙니다.
요한 복음사가는 이를 염두에 두고 예수님께 같은 신앙을 고백하며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이 세상에 왔다.”(요한 1,9)라고 하
였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 마음을 비추는 참빛이신 하느님의 말씀에 더 세심
하게 귀를 기울입시다. 그분 말씀의 빛으로 하루를 더 온유하고 평
온하게 살아 봅시다.
“주님, 당신이 저의 등불 밝히시나이다. 하느님이 저의 어둠 밝혀
주시나이다”(시편 18[17],29). (정용진 요셉 신부)
-출처 매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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