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객 김광석을 만나다] 3. 팬클럽 '둥근소리'
"삶을 읊조리는 그의 노래,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지난 20일 서울 대학로 SH홀에서 김광석 팬클럽 '둥근소리'가 김광석 추모 20주기 공연을 열고 있다.
박희만 기자
세 번째 만나볼 이들은 김광석을 좋아하고 그의 노래를 아끼는 사람들이 모여 PC통신 '나우누리'에 1995년 6월 개설한 동호회 '둥근소리' 회원들이다. 소년소녀가장돕기로 기획하던 첫 번째 음악회는 김광석이 갑작스럽게 떠나면서 추모음악회가 되어버렸지만, 이들은 그가 떠난 '둥근소리'를 20년이 넘도록 지켜오고 있다. 그렇게 '둥근소리'를 지켜오는 사람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20일 대학로에서 '스물한 번째 작은음악회'를 열었다. 그와의 추억이 담긴 혹은 그에게서 받은 사진과 자료 등을 전시하는 소소하지만 아주 특별한 '작은음악회 유품전'도 성황리에 마쳤다.
■오래된 벗 '둥근소리'
고인 아끼고 노래 좋아한 사람들
1995년 PC통신 통해 모임 시작
지난 20일 '스물한 번째 음악회'
자료·사진 모아 추모 '유품전'도
라이브 앨범 재현에 회원들 공헌
"노래 '일어나' 들으면 어깨 활짝"
김광석은 문화적·사회적 감수성이 이질적인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를 아우르는 우리들의 '공통분모'다. 갑작스러웠던 죽음은 '불완전성'을 완성시켰고, 그는 박물관에 전시된 화석의 권위를 얻었다. 다시 산울림과 들국화가 시대를 소환하고 이문세와 이승철의 절창(絶唱)이 건재해도 대중문화는 유독 김광석을 자주 찾는다. 그는 이런 모습이 고마울까, 버거울까.
김광석의 친형 김광복 씨가 '작은음악회 유품전'을 위해 김광석 사진 한 점과 재킷 상의 한 점, 아이바네즈(Ibanez) 1990년산 어쿠스틱 기타 한 대를 흔쾌히 빌려주셨다며 행복해하는 13대 '둥근소리' 지기 박현정 씨는 "그의 노래가 이토록 오래 사랑받는 이유는 삶의 읊조림에 가까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노래는 우리네 '독백'과 그리 차이 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5대 '둥근소리' 지기 김주연 씨는 "한편으로는 (김광석) 아저씨가 살아 계셨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로 위안이 되었을까하는 아쉬움이 제일 크다"고 전했다.
"형이 떠난 지 20년, 세상은 치열하게 변하고 있다. 정치·사회·경제적 문제가 가슴의 체기처럼 온 나라를 짓누르고 있다. 형이라도 있었으면, 형이 열창하는 '일어나'를 한번쯤 들을 수만 있다면 굽은 어깨라도 쫙 펴질 것만 같다"고 말하는 회원도 있었다.
'스물한 번째 작은음악회'를 여는 인사말에 무척이나 공감이 가는 것은 비단 필자뿐만 아닐 듯싶다. 이들은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를 좋아했던 풋풋하던 20대의 '둥근소리' 회원들이 어느새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는, 반백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서른 즈음 청춘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남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조금은 서툴고 투박하지만, 그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소박하고 따뜻한 멜로디를 선물하는 이번 '스물한 번째 작은음악회'에는 고인의 오래된 벗 김창기의 특별한 공연도 자리해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유작 앨범 두 장에는…
생전에는 라이브 앨범을 남기지 않았던 김광석. 세상을 뜨고 난 1996년 9월 비로소 라이브 앨범이 두 장이나 나왔다. '노래 이야기', '인생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나온 앨범은 더 이상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게 된 그의 라이브를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이들 앨범은 '둥근소리' 회원들의 숨은 노력의 결과였다.
앨범 속 크레딧(album credit)에 등장하는 둥근소리 회원 홍진호 씨는 1992년부터 1995년까지 학전 소극장 공연 기록물 중 선곡 작업을 담당했다.
김광석이 생전에 불렀던 수백여 곡을 일일이 들어보고 선곡한 뒤 트래킹(tracking·앨범 곡을 순서대로 나열하는 작업)을 도맡아했다.
또 다른 둥근소리 회원 김영호 씨는 라이너 노트(liner note)를 담당하면서 앨범에 수록된 곡 해설을 맡기도 했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학전 소극장 라이브 12곡과 이야기(총16곡)를 담은 '노래 이야기'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곡은 '먼지가 되어'. 김광석이 대학 1학년 때 카페에서 노래하던 무렵부터 좋아했던 곡으로, 새로 발표하려 했던 앨범에 넣기 위해 1995년 말 녹음해 두었던 고인의 마지막 스튜디오 녹음곡이었다.
'인생 이야기'에는 1995년 8월 대학로 학전 라이브 콘서트 1천 회를 기록할 즈음의 노래 11곡과 이야기(총15곡)가 담겨 있다. 당시 품절되었던 이들 앨범은 2007년 합본앨범으로 재발매되었다가 이내 절판이 되었고, 2012년 9장의 CD와 1장의 DVD로 구성된 컴필레이션(Compilation) 박스세트로 세상에 다시 나왔다.
최성철·페이퍼레코드 대표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