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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의 집
“이놈들아 오의? 오의?”
오의는 언제 가르쳐 주냐는 페이와 메이의 말에 타오는 그들의 머리를 한 대씩 쥐어 박으며 소리쳤다.
“이놈들이 아직 걷지도 못하는 것들이 하늘을 훨훨 날라고 그러는 거야!”
타오의 호통에 페이가 머리를 만지며 대답했다.
“하지만 스승님, 다른 문파에서는 각 문파의 오의를 내세우며 사람들을 이끌고 있는데 저희는 오의 전수는커녕 실제로 본 적도 없지 않습니까?”
“그거야 너희들이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었으니 그런거 아니냐.”
타오의 호통에 페이와 메이가 조용해지는 것을 본 세르니온은 조용히 말을 꺼냈다.
“스승님, 저야 들어온 지 얼마 안되어 그렇지만 두 분은 벌써 2년 이상 수련했다 하셨는데 오의를 보여주실 수 있지 않을까요?”
타오는 그 말을 듣고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
“흐음, 너희들이 벌써 들어온 지 2년이 되었다고?”
페이와 메이가 동시에 대답했다.
“네, 스승님”
“그런데 한 번도 오의를 못 봤단 말이지. 그러면 보여줄 때가 되었구나.”
타오는 그 말을 마치며 왼손과 오른손을 움직였다. 왼손의 움직임에서는 재빨랐지만 주위의 열들을 왼손의 움직임에 가뒀는지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반대로 오른손의 움직임은 왼손과는 정 반대로 주위로 열을 내뿜으며 뜨거운 기운을 내뿜었다. 선사는 곧 두 손의 힘을 하나로 합쳤고 차가운 기운과 뜨거운 기운 두 개의 기운이 융합하며 두 손으로 담아내지 못할 커다란 구를 만들어냈으며 타오는 그 구를 앞으로 내질렀다. 타오의 손을 떠난 구는 그 앞의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무지막지한 힘을 보여주었다.
“보았느냐? 이것이 바로 선산권의 오의 패왕빙염탄이다.”
오의를 본 모두는 놀란 입을 간신히 다물었다.
“스승님 오의를 빨리 알려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페이의 말에 타오는 혀를 찼다.
“이놈이, 밥 짓는 것을 알려 달래서 보여줬더니 이제는 떠먹여 달라는 것이냐? 너희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미 다 알려줬는데 이걸 보고도 깨닫지 못한다면 아직은 너희들이 오의를 배울 자격이 없는 것이다.”
타오가 다시 한 번 소리를 쳤고 결국 페이와 메이는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오의와 관련된 세르니온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억이 끝났다. 그 일이 있은지 얼마 안돼서 이제는 타오가 죽었기에 선산권의 오의를 알 수 있는 길은 없었다. 딱하나 세르니온이 받은 비법서를 제외하고는 그렇기에 세르니온은 새벽부터 그 비법서에 대해 페이와 메이에게 이야기를 해했다.
“스승님이 사제에게 비법서를 남겼다니.”
“아마도 스승님은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으셨던 것 같아요. 그럼 이제 준비되셨나요?”
페이와 메이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셋은 심호흡을 한 뒤 책을 펼쳤다. 그리고 모두가 외쳤다.
“으응?”
셋이 펼친 책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눈을 비벼보기도 하고, 햇빛에 비춰보기도 하고 열을 살짝 가해보기도 하고 숨겨진 글자를 찾기 위해 노력해보기도 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사제 스승님이 남긴 비법서가 이게 맞나?”
“네 맞아요. 그런데 아무것도 없군요.”
“스승님은 우리에게 도대체 왜?”
다들 말을 잇지 못하는 사이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고 나리와 시엘이 나왔다.
“뭐야 다들 무슨 일 있어? 왜들 표정이 그래?”
안 좋은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을 본 나리가 질문했고 세르니온이 그 동안의 일을 이야기해줬다. 나리는 이야기를 듣고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정말 다 알려준 거 아닐까?”
“네?”
“타오가 말했다며 이미 필요한건 알려줬다고. 그렇다면 정말 너희들이 다 알고 있는거 아닐까? 아직 그걸 깨닫지 못한 거고.”
나리의 말에 모두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나리가 박수를 치며 주위를 환기시켰다.
“자자, 그건 천천히 생각하고 일단 우리 밥부터 먹자. 잡혀간 사람들을 생각하면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어.”
“그렇군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침 준비할 테니까요.”
세르니온이 부엌으로 달려간 뒤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아침이 완성되었다 세르니온은 아기백호에게 밥 주는 것도 잊지 않았고 모두가 함께한 식사가 끝이 났다. 식사 후 각자 준비를 끝마친 뒤 집 앞으로 모였다.
“자 다들 준비는 됐지?”
“잠깐 나는 안 데려가?”
일행의 뒤로 아라 천천히 걸어왔다 그녀에게 내리쬐는 햇볕과 촉수들에 의한 빛의 장난들이 그녀를 한층 더 눈부시게 보여줬다.
“너도 가려는 거야?”
“당연하지, 그 녀석들이 내가 아끼는 인간들을 데려갔는데 당연히 찾아와야지.”
나리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그럼 출발하자.”
일행은 언제나처럼 나리 덕택에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었다. 마치 주위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움직인다는 느낌에 신기해하던 세르니온은 메이가 혼잣말을 하는 것을 보았다.
“무슨 생각해요?”
“잠시 스승님의 말씀을 좀 생각했어. 스승님은 왜 아무것도 없는 비법서를 남겼을까? 그리고 우리에게 이미 다 알려줬다고 한 것은 무슨 뜻일까? 그리고 왜 왕첸의 무술이 스승님과 비슷한 느낌이 났던 걸까 등등.”
“그거야 스승님과 왕첸이 서로 동문이었으니까요?”
세르니온의 그 말에 페이까지 합세해 놀랐고 그 반응에 더 놀란 세르니온은 타오와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이야기를 다 들은 페이와 메이는 충격에 빠진 듯 잠시 말을 멈췄다.
“즉, 왕첸이 그 이후에 자신만의 유파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근원에는 선산권이 있다는 거죠. 여러분이 그렇게 느낀 것도 당연해요.”
“그렇군, 그런데 왜 스승님은 너에게 그런 말을 한걸까?”
“그건 잘 모르겠지만 제가 떠날 사람이었으니 그런 것 아닐까요? 전 스승님의 비밀을 들어도 결국 이 곳을 떠나기에 스승님은 오랫동안 홀로 간직해온 비밀의 무게를 저에게 조금 준 것일 수도 있죠.”
“이봐 잠시 멈춰야겠는데.”
나리가 갑작스레 일행을 멈춰세웠다. 그들이 멈춰선 곳은 왕첸의 사파 본부 앞이었다. 그러나 그 곳에는 왕첸의 부하들이라고 하기에는 이질적인 복장, 아니 기계갑주를 몸에 두른 한 무리의 부대가 있었다. 곧 그들의 수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공손한 목소리로 일행을 향해 외쳤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전 제 1군단장 라이언님의 최측근 1사단장 레온이라 합니다. 오 아라님도 계시는군요.”
레온의 말에 모두가 아라를 쳐다보았고 아라는 대답하는 것도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해하지 마, 나에게 찾아왔다는 인베이더가 저 녀석이야. 말했다시피 난 저녀석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아마 그 다음 왕첸에게 갔겠지.”
레온은 아낌없는 박수를 아라에게 보냈다.
“역시 고귀하신 마녀 아라님이십니다. 방금 말씀처럼 전 아라님에게 팔이 잘린 슬픔을 뒤로하고, 왕첸에게 갔지요. 그 욕심 많은 사내는 사람들의 영혼을 흡수해서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제안에 바로 저희의 손을 잡았지요.”
“그래 그렇군. 그럼 길을 비켜주겠어? 우린 그 왕첸이란 놈을 죽이러 온 거야.”
“죄송하지만 그건 힘들 것 같군요.”
“힘들어?”
레온은 눈을 크게 뜨며 대답했다.
“왕첸이란 사내가 당신과 비교해 별 볼일 없는 자라고 해도 일단은 우리와 동맹을 맺은 전우 그렇기에 라이언님은 저를 보내면서 가능하면 그가 우리의 일에 협조 할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말라 하셨습니다. 그렇기에 저를 비롯한 우리 1사단은 그를 죽이려는 아라님의 행동을 막아야 합니다.”
아라는 그 말에 노기를 띤 목소리를 내었다.
“그렇단 말이지. 그러면 너희들부터 죽여주마.”
“아라님과 싸우고 싶진 않았지만 어쩔 수 없군요. 단.”
레온은 입구로 가는 문을 가리켰다.
“여러분들중 타오의 제자 분들이 계신다면 그 분들은 안으로 들어오게 하라는 왕첸의 부탁이 있었습니다.”
“왜 우리는 오라고 한거죠?”
세르니온이 물었다.
“제가 그 이유를 물어보진 않았지만 그 속 좁은 사내가 생각하기엔 선산권에 관련된 사람들이라면 모두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싶다는 생각 아닐까요?”
“합리적인 추론이군요. 그럼 페이, 메이 들어가죠.”
세르니온은 들어가려다 잠시 멈칫하고 시엘을 바라봤다.
“걱정마, 여긴 우리가 잘 해결할 테니.”
“네 그럼 가볼게요.”
페이와 메이 그리고 세르니온이 문 안으로 빠르게 사라진 후 아라가 레온을 바라봤다.
“자 이제 각오는 된 거겠지?”
“아라님 멈추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뭐?”
“여기 왕첸같이 자신의 동족들의 목숨조차 하찮게 여기는 왕첸과 달리 전 이 곳의 생명체들을 존중합니다. 그렇기에 가장 효율적으로 이 행성을 지배하고 싶습니다. 쓸모없는 피를 흘리기 싫습니다. 특히나 당신같이 존경받을 만한 아름다움과 힘을 가진 존재를 죽이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아라는 정중하지만 그 밑에 깔린 무시라는 감정을 느꼈다.
“뭐야 그 말은 마치 내가 너에게 죽기라도 한다는 거냐?”
“예 그건 당연한 사실입니다. 오늘이 가면 내일이 오고. 아침에 뜨는 해가 밤에 지듯 바뀔 수 없으며 당신의 미모가 절대로 쇠하지 않는 것과 같은 진리 그 자체입니다.”
“마지막 멘트는 좋았어. 그럼 그게 진짜인지 한번 해봐야겠네.”
아라의 말이 시발점이 된 듯 나리와 시엘도 몸에 힘을 주었다. 그 분위기에 놀랐는지 시엘에게 안겨있던 아기 백호가 포효를 했다.
“아오오!”
시엘이 아기 백호를 어루만지며 속삭였다.
“너무 걱정마, 내 품안에 꼭 안겨 있어.”
“슬프군요. 아라님 죄송하지만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뭐?”
“저희는 싸울 때 꼭 하는 의식이 있어서요.”
말을 마친 레온은 아라의 대답을 듣지 않고 뒤로 돌아섰다. 남자는 아까까지의 남자와 다른 목소리를 내었다.
“강철의 군대여! 그대들은 누구인가?”
“우리는 최초의 검이자 최후의 방패입니다.”
“그대들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우리는 구세주를 위해 존재합니다.”
“그대들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우리의 끝에는 죽음과 영광이 있습니다.”
“그대들의 이름은 무엇인가?”
“우리는 더 원입니다.”
레온을 비롯한 모든 기갑병들의 하나 된 외침은 웬만한 적들이라면 전의를 상실하게 만들 만큼 압도적인 것이었다. 돌아선 레온의 얼굴은 스스로에게 만족했는지 환희에 찬 표정을 지었다.
“마지막 권유입니다. 아라님 물러나세요.”
“아니 여기서 죽는 건 너희들이야.”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저에겐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부하들이 있습니다.”
“나에겐 저기 꼬마 여우가 있지.”
아라가 손가락질을 하며 나리를 가리키자 나리가 발끈했다.
“누가 꼬마야?”
나리의 태클은 신경 쓰지 않는 듯 남자는 말했다.
“그리고 압도적인 병기도 있지요.”
“우린 마법사가 있지.”
레온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하늘에서 새로운 병력들이 강하했다.
“지속적인 병력 투입도 가능하지요.”
“우린…….”
아라가 우물쭈물 할 때 숲속에서 큰 포효가 들리며 대지가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캉은 그 소리를 아는지 기뻐하는 소리를 내었고 곧 숲 속에서 커다란 백호가 뛰어나오며 소리쳤다. 그 소리는 기계로 개조된 부대원들에게 잊혔던 공포라는 감정을 떠오르게 했다.
“우린 겁나 큰 백호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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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덥고 습한 요즘 키타산 블랙과 가테 2주년을 기다리며 하루 하루 너무 빨리 가는 날에 슬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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