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공간 바. 남녀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칵테일의 매혹은 무궁무진하다. 사랑에 목마른 자여! 오늘 밤엔 칵테일 바를 찾아라. 이름하여 ‘바에서 그(그녀)를 매혹시킬 수 있는 21가지 칵테일 이야기’. 은은한 조명 속에 칵테일의 고혹적인 언어를 분위기 있게 건네보자.
●칵테일(Cock-tail)의 어원을 알려준다. 옛날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영국 선원들이 들어와 어느 술집에 들어갔는데 한 소년이 나뭇가지로 원주민의 혼합 음료를 만들고 있었다. 신기한 영국 선원이 뭐냐고 물어보자 소년은 나뭇가지를 묻는 줄 알고 “콜라 데 갈료(스페인어로 ‘수탉 꼬리’라는 뜻)”라고 대답해 선원들이 이것을 영어로 바꿔 칵테일이라 불렀다.
●재미있는 칵테일 이름으로 분위기를 띄운다. ‘카미카제’-누님, 오늘밤 이 한몸 다받쳐…, ‘오르가슴’-모르면 전화해 알려줄게, ‘비포 더 선’-해뜨기 전에 홀딱 마셔버리자, ‘비엠더블유(BMW)’-올라타봐 등.
●본격적으로 칵테일에 대한 전문 지식으로 상대에게 주문을 건다. 칵테일은 기본적으로 도수가 강한 베이스 리커(base liquor)와 맛, 향, 색을 내는 리큐어로 만들어진다. 베이스 리커는 위스키, 보드카, 데킬라, 진, 럼, 브랜디 등이고 리큐어는 베일리스, 칼루아, 말리부 등 종류가 셀 수 없이 많다.
●샷(한입에 털어넣을 수 있는 조그만 술잔)을 한번에 마시는 슈터(shooter). 슈터는 원래 총잡이에서 유래한 말이다. 다리에 권총을 찬 총잡이(‘황야의 무법자’같은 영화에 나오는)들이 샷을 한번에 마시고 잔을 쨍그랑 소리가 날 정도로 놓는다 해서 슈터라는 이름이 붙었다. 슈터를 시켜 멋지게 소리를 내보자.
●진과 토닉 워터를 섞은 진토닉은 진 베이스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칵테일로 약을 마신다고 생각하면 된다. 무슨 말이냐면 토닉이 원래 약이라는 것. 토닉은 열을 식히는 효과가 있어 영국 군인들이 인도에서 말라리아에 걸렸을 때 약으로 먹었다.
●진토닉이 서비스되는 잔을 하이볼 글래스라 부른다. 옛날 미국의 철도 회사에서는 승객의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 소다수를 역에서 서비스하고 있었는데 그 유무를 알리기 위해 ‘하이볼’이라 불리는 풍선을 띄웠다는 얘기서 유래.
●여자들이 즐겨 마시는 칵테일 잭콕. 잭 다니엘스와 콜라를 섞어 만들어 달콤한 맛이 나는 이 칵테일의 메뉴에는 잭 다니엘스가 너무나 당당히(?) 버번이라 적혀 있다. 하지만 잭 다니엘스는 버번 위스키가 아니라 미국 테네시 지방에서 만드는 독특한 테네시 위스키로 분류한다. 아이리시 위스키, 캐나디안 위스키와 같은 위스키의 분류의 하위 개념.
●콜라도 예전엔 약이었다. 19C 후반 루스벨트 대통령은 쿠바의 독립 운동을 돕기 위해 미군을 보냈는데 이때 장교들이 콜라를 처음으로 쿠바에 갖고 왔다. 콜라는 이때만 해도 약국에서 시럽만 팔던 약. 당시 약국은 음료도 동시에 팔았는데 콜라 시럽에 소다수를 타니 더욱 먹기가 좋아 인기를 얻어 현재 모습의 콜라로 발전했다. 콜라가 원래는 만병통치약이었다니!
●쿠바로 들어간 미군 장교들이 장교 클럽에서 미국의 자유를 상징하는 콜라와 열정을 상징하는 쿠바의 대표적인 술 바카디를 섞어 ‘포르 쿠바 리브레(쿠바의 자유를 위하여)’를 외치며 마신 게 좋은 반응을 얻어 바카디 콕이 탄생했다.
●럼콕과 바카디 콕은 다른 술? 기본적으로 술의 개념 이해가 필요하다. 바카디는 럼의 한 종류. 따라서 기본적으로 두개는 같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럼콕 가운데 베이스 리커를 지정해 바카디 콕을 시킨다면 왠지 칵테일을 아는 듯 보이지 않을까.
●럼을 베이스로 라임즙과 바나나를 섞어 만든 데큐리는 한 미국인이 쿠바 탄광에 가서 만든 칵테일. 탄광의 쿠바인들이 마시는 음료에서 착안해 칵테일을 만들고 탄광 이름까지 데큐리라 정한 걸로 유명하다.
●위인이 좋아하는 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바스 리갈을 좋아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하지만 무엇보다 압권인 얘기는 스코틀랜드 위스키인 커티삭 이야기. 강철왕 카네기가 한 미국 대통령을 위해 커티삭을 오크통으로 시켜줬다. 당시 스카치 시장 1위인 미국에선 이 사실이 알려져 일반인들의 시위가 일어났다. 1위의 자존심을 버리고 다른 나라 스카치를 마셨다는 것이 그 이유. 하지만 이후 아이러니컬하게도 대통령과 카네기가 몰래 마시는 술이면 좋은 술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퍼지면서 너도나도 커티삭을 찾았다고.
●마가리타 잔에 둘러진 소금의 비밀을 들려준다. 옛날에 마가리트라는 여자가 살았다. 선원인 그의 남자 친구는 고기를 잡으러가면 살아 돌아오기 힘든 험한 날씨지만 여자의 만류를 뿌리치고 배를 탄다. 부두까지 쫓아온 여자는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데 이 눈물이 바로 소금이 된 것. 마가리타라는 이름은 마가리트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바라라샷을 일단 마시게 한다. 바카디151을 베이스 리커로 라임에 설탕을 뿌려 불을 붙인 후 마시는 술. 마시자마자 속이 뻥 뚫린다. 이때 바라라샷의 비밀을 알려준다. 75도짜리 술이라고. 그는 기절할 거다.
●‘심포지움’의 원래 뜻을 아느냐고 물어본다. 물론 그가 대답할 확률은 거의 없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심포지움’의 원래 의미는 ‘술과 같이 얘기하다’라며 한 잔을 더 시킨다.
●데킬라를 마실 때 소금을 찍어먹는 이유는 무더운 멕시코의 날씨로 인한 탈진을 막기 위해서다. 소금을 먹기 이전엔 손등에 고인 땀을 빨아먹었단다.
●“넌 요정같아”라며 준벅(미도리를 베이스 리커로 말리부, 바나나 등이 들어감)을 시켜준다. 준벅은 원래 스코틀랜드 요정의 술이다.
●‘보스턴 티 파티’의 비밀. 미국 금주령 때 술을 마시고 싶은 사람들이 단속을 피해 홍차처럼 속이고 술을 마셨다 해서 붙은 이름. 여러 가지 술을 섞은 후 콜라를 살짝 떨어뜨리면 홍차랑 색깔이 똑같다나.
●보드카 마티니를 시킨다. ‘셰이크 낫 스티어드(shake, not stirred)’를 덧붙여 말한다. 뭐냐고 물으면 마티니는 007 제임스 본드가 가장 좋아하는 술로 마티니의 섬세한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젓지 않고 셰이커로 흔들어 마시는 것이라 얘기한다. 제임스 본드는 원래 진 마티니를 마셨는데 부인이 죽은 후 보드카 마티니를 마신다.
●파란 빛이 예쁜 블루 하와이를 그에게 시켜준다. 블루 하와이는 록의 전설 엘비스 프레슬리가 가장 좋아하는 칵테일. 블루 큐라소가 하와이 바다를 연상시키고 잔을 채운 잘게 부순 얼음은 부서지는 파도를 떠올린다.
●키스하기 좋은 술이 있다. 잔을 쌓아올린 뒤 불을 붙여 만든 ‘키스 오브 파이어’가 대표적. 남녀가 이 술을 같이 마시면 반드시 키스를 해야 한다는 전설을 밀어붙이며 과감히 키스한다. 침실의 여왕이라 불리는 ‘카시스 프라페’도 좋다. 향이 아주 부드러워 술을 마시고 침실로 갈 때까지 향이 이어진다는 얘기를 귓불에 속삭이며 키스를 한다. 물론 뺨을 맞아도 책임은 못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