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를 비관한 것으로 보이는 30대 주부가 세 자녀와 함께 아파트 14층에서 떨어져 목숨을 끊었다.
17일 오후 6시쯤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S아파트 4동에서 손모(34·인천시 서구 가정동)씨가 자신의 세 자녀를 14층 아파트 계단 창문 밖으로 내던진 후 자신도 뛰어내려 숨졌다.
이 아파트 15층에 사는 목격자 문모(48)씨는 “아이들 울음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14층과 15층 사이 계단의 창문 앞에서 한 여자와 울고 있는 여자아이 2명, 남자아이 1명이 모여있었다”며 “내가 이유를 묻자 아이가 ‘우리 엄마가 나를 죽이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이들이 ‘엄마 살려줘, 안 죽을래, 살래’라며 애원하자 엄마가 아이들을 달래 조용해졌고, 별일 아니구나 싶어 아파트 현관으로 나왔는데 갑자기 ‘쿵’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아까 울고 있던 여자아이가 아스팔트 위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문씨는 또 “위를 쳐다보니 여자가 계단 창문을 통해 남자아이를 집어 던졌고 이어 10초쯤 지나 다시 막내로 보이는 여자아이를 안고 뛰어 내렸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손씨와, 3살과 7살된 두 딸, 5살된 아들 등 일가족 4명이 모두 숨졌다. 경찰은 손씨의 바지 주머니에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살기 싫다. 안면도에 묻어달라’는 유서 형식의 메모를 발견했다.
경찰 조사결과 손씨는 몇달 전 남편이 가출한 뒤 일용직 노동일을 하며 세 자녀와 함께 어렵게 생계를 꾸려왔으며, 평소 친지들에게 “살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자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충남 태안에 사는 손씨의 어머니(82)도 “최근 자기 언니에게 10만원만 빌려 달라고 하는 등 생활의 어려움이 극에 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손씨가 생활고를 비관해 자녀들을 죽이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