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릿발 돋는 우레 소리(喝)-청매인오(靑梅印悟)
磊落寒聲白日昏(뇌락한성백일혼) 서릿발 돋는 우레 소리 대낮을 어둡게 하고
針鋒頭上弄乾坤(침봉두상농건곤) 바늘 끝 그 위에서 하늘과 땅을 희롱하네
拈花微笑家初喪(염화미소가초상) 꽃 잡고 웃을 때(拈花微笑) 일을 이미 그르친 것
更把虛空作兩分(갱파허공작양분) 또다시 허공을 잡아 두 동강을 내는구나
*위 시는 ‘석지현’(釋智賢)님의 편저 “선시감상사전”에 실려 있는데, 참고로 석지현님은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1973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이후 인도, 네팔, 티베트, 미국, 이스라엘 등지를 수년간 방랑하였고, 편.저.역서로는 “선시”, “법구경”, “숫타니파타”, “불교를 찾아서”, “선으로 가는 길”, “벽암록”, “왕초보 불교 박사 되다”, “제일로 아파하는 마음에-관음경 강의”, “행복한 마음 휴식”, “종용록” 등 다수가 있습니다.
*청매인오(靑梅印悟, 1548~1623)는 서산(西山)의 고제(高弟, 학식과 품행이 뛰어난 제자)로 묘향산에서 청허휴정(서산대사)을 모시고 있다가 지리산 천왕봉 아래 연곡사에서 입적하였는데, 그의 선적(禪的) 경지는 중국의 설두중현(雪竇重顯)과 천동정각(天童正覺)을 능가하였고, 어느 날 누군가가 그의 방문을 열자 임종이 가까워진 그는 벽의 사방에 똥칠을 하고 앉아 있어 이 소식을 듣고 사람들이 다시 문을 열었을 때 그는 이미 육신을 벗고 어디론가 떠나 버렸으며 그가 똥칠 한 벽은 금빛 서기로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하며, 숭정(崇禎) 6년(1633)에 간행된 그의 문집 ‘청매집(靑梅集)’이 있습니다.
*위 시의 형식은 ‘칠언절구’이고, 출전은 ‘청매집(靑梅集)’입니다.
*磊落(뇌락) : 뜻이 커서 조그만 일에 구애되지 않는 것, 여기에서는 하늘을 찢을 듯이 큰 고함 소리, 寒聲을 수식하고 있다.
針鋒(침봉) : 바늘의 끝
弄(농) : 어떤 물건을 노리개이듯 마음대로 가지고 놀다.
更把(갱파) : 또다시 ~ 를 잡아서
*위 시에는 “拈花微笑(염화미소)란 무슨 말인가. 부처가 어느 날 꽃 한송이를 들어 제자들에게 보였다. 그러나 거기 모인 1,250여 명의 제자들은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 그때 저 멀리에 서 있던 제자 가섭(迦葉)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꽃을 들어 보인 부처의 마음과 가섭의 마음이 서로 통했던 것이다. 이런 것은 ‘마음달이 서로 비친다(心月相照)’라고 말한다.
그래서 부처는 거기 모인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말로 전할 수 없는 진리를 가섭에게 전하노라’
이 ‘염화미소’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선禪의, 선공안禪公案의 시발을 찾을 수 있다. 여기 그런 염화미소의 이야기가 청매인오의 손에 걸려 신랄한 비판을 받고 있다. 왜냐면 꽃을 들어 보였다(拈花示衆)는 그 자체가 이미 ‘진리를 보이고자 하는’ 조작의 마음을 낸 것이기 때문이다.
보라, 청매인오의 이 무시무시한 직관력을……”이라는 주석이 달려 있습니다.
첫댓글 선문답 같은 스님들의 외침
범인들은 생각조차 못한 말씀에 어찌 댓글을 달까....
네, 잘 이해되지 않더라도 선승들의 시, 그 시정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족한 듯 합니다.
지기님의 말씀에 감사드리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