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케르는 당초 1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마라도나 은퇴경기에 출전한 뒤 12일 오후 입국할 예정이었으나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크로아티아측은 프랑크푸르트에서 비행기를 놓쳐 일정이 변경됐지만 13일에는도착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이마저도 수케르가직접 비행기에 타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크로아티아와 한국관계자 모두 허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기량이 떨어져 무적선수로 전락한 수케르를 처음부터 억지로 데려오려했던게 화근.기량은 제쳐두고 명성만 이용해 홍보를 극대화하려던 전략이 결국화근이 되고 말았다.협회는 크로아티아를 초청하면서 수케르의 출전에 과도한 집착을 보였던 게 사실.98프랑스월드컵 득점왕(6골)에 빛나는 수케르가내한한다면 ‘잔칫상’이 더욱 화려해지는 반사이익을 노렸기 때문이다.
협회는 크로아티아와의 두차례의 평가전을 추진하면서 ‘수케르가 불참시5만달러의 위약금을 지급한다’는 옵션을 달았다.협회는 그동안 힘들게 추진한 A매치에서 상대팀의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빠짐에 따라 주위로부터 “행정력에 문제가 있다”는 질타를 귀가 따갑게 들어야 했다.협회로서는 들끓는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바람막이용으로 지명도가 있는 스타급 선수의 내한이절실했다.그런 점에서 수케르는 협회의 입맛에 딱 맞는 선수.비록 크로아티아내에서는 ‘지는 해’로 평가받고 있지만 한국팬들의 ‘눈높이’에서는 아직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상품성있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수케르는 2002월드컵 예선 5경기에 출전해 단 1골을 기록하며 급격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소속팀도 없다.올 시즌 잉글랜드 웨스트 햄을 끝으로 사실상 현역에서 은퇴해 ‘유소년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무적 선수다.크로아티아 대표팀 미르코 요지치 감독도 드러내놓고 얘기하기는 곤란하지만한국에서의 ‘수케르 열기(?)’가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한국이 팀 전력에서 미미한 존재인 수케르의 출전을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는 투다.결국 수케르는 경기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음으로써 한국팬들만우롱을 당한 꼴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