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을 때 마음에 드는 구절에 밑줄을 그어라.
그저 책장만 넘겨야 할 책이 있고,
밑줄을 그어야 할 책이 있고,
접어 두어야 할 책이 있다.
사서 읽어야 할 책이 있고,
도서관에서 빌려 가지고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서가에 꽂아놓고 고이 간직하고
밤낮으로 바라보며 읽어야 할 책이 있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책이 있다.
책은 책인데, 그 책이 저마다 다른 용도를 가지고 있어서
어떤 사람에게는 쓰잘 데 없는 책이면서
어떤 사람에게는 운명을 가를 중요한 책이기도 하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천태만상이듯
책들도 저마다 다른 생명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책을 읽은 뒤 소화하고, 활용하느냐 일 것인데,
나는 내가 좋아하는 문장은 밑줄을 긋는다.
밑줄을 긋는 순간
내 영혼에 밑줄을 긋는 것과 같이
네 기억 속에 지워지지 않을 상혼傷魂처럼 새겨지기 때문이다.
밑줄을 그었거나 책 갈피를 접어두었던 곳들은
내면 깊숙이, 아니 영혼 깊숙히 내재되었다가 어느 순간,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내 정신을 일깨운다.
밑줄을 긋거나 책갈피를 접어야 하는 이유다.
더 중요한 것은 밑줄을 그을 수 있고 책갈피를 접을 수 있는 것은
내 책이었을 때 가능하다.
왜냐? 도서관이나 누군가에게 빌린 책은 내 소유가 아니므로
책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밑줄을 긋거나 책갈피를 접을 수 없고, 낙서도 할 수 없다.
설령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 중 마음에 드는 책이면 사서 다시 읽으며 밑줄을 그어라.
밑줄을 긋는 것은 내 영혼에 밑줄을 긋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책에다 밑줄을 긋거나 접으면 큰일 날 줄 알지만,
기억력 증진을 위해서도, 책을 읽을 때 밑줄을 긋고 책갈피를 접는 것도
알찬 책 읽기의 한 방편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가 읽는 것이 대세가 된다면
책을 쓴 작가나, 출판사, 그리고 대형서점은 말할 것도 없이
작은 서점들이 남아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책을 사야 하는 이유다.
2026년 3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