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 한줄평: 리얼 액션을 연기하는 마지막 무비스타 그 자체(8.5점)
우선 난 탑건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없다. 명작이라고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미 36년 전 영화이다 보니 솔직히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그 탑건이 36년만에 돌아온다고 했을 때 사실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보통 오랜만에 돌아오는 시리즈 영화가 보여주는 무수한 실패작들이 있었고 아무리 톰 크루즈라 해도 이젠 36년 전의 톰 크루즈가 아닌데 과연 그때의 영화를 보여줄 수 있을까? 그리고 현재 영화계에서 탑건1처럼 완전 위대한 미국을 외치는 이 영화가 제대로된 재미를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걱정은 이 영화를 보면서 완전 와장창 사라져 버렸다.
로망 그 자체인 첫 장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의문이 든 장면이 있다. 바로 왜 2022년에 F-35가 아니고 F-18인가? 라는 점이었다. 36년 전 당시 최신예 전투기 였던 F-14가 영화의 주인공인 것처럼 이번에도 F-35나 그에 준하는 전투기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감독은 뒤에 서술한 몇 가지 이유 등으로 인해 F-18을 주인공으로 내세웠고 대신 F-35는 첫 오프닝 장면에서 기체 이착륙 장면으로 대신 했는데 솔직히 그게 뭐라고 멋있다. 진짜 멋있다. 그냥 로망 그 자체다. 전투기를 이륙시키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 이륙 싸인 잡는 모습까지 그냥 하나하나가 그림이다. 또 왜 사인 주는 사람들은 그렇게 멋지게 다리까지 쫙쫙 뻗으면서 하는지 그 장면만 몇 번 돌려보고 싶을 정도였다.
다크스타, 톰 크루즈 그 자체
이후 영화는 매버릭(톰 크루즈 역할)이 다크스타 라는 유인기를 타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 다크스타는 마하 10에 도전하는 최첨단 유인기지만 위에서는 무인기 사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싶어 했고 매버릭은 그러한 모습에 반발하며 직접 유인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다크스타와 함께 하늘로 날아오른다. 하늘에서 그려진 경치는 많은 생명체나 배경들이 없음에도 그 자체가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매버릭은, 마하 10으로 점점 다가가는데 영화 마지막 부분까지도 포함해서 이 장면이 가장 긴장되는 장면이었다. 과연 매버릭이 마하 10에 도달할 수 있을까? 이 영화가 매버릭이 다크스타를 가지고 마하 10에 도달하는 영화면 당연히 성공하겠지만 이건 그런 영화가 아니다보니 여기서 실패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하며 보다가 마하 10에 도달하는 순간 나도 속으로 환호를 질렀다. 그리고 너무도 당연스럽게도 매버릭은 그 이상을 바라보다 기체가 견디지 못하고 추락을 하게 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인간의 한계를 거부하고 이상향에 도전하다 실패해서 추락하는 이카루스 같았다.
그렇게 돌아온 매버릭을 맞이한 제독은 매버릭에게 탑건 양성학교로 가서 조종사들을 가르치라 말하며 매버릭 덕분에 조금 더 생명이 연장 되었지만 이제는 무인기의 시대임을 천명한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CG가 모든 것을 해주기에 이제는 그 역할이 줄어든 리얼액션을 표방하는 톰 크루즈 같은 배우들에 대해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CG로 인해 갈 수 없는 곳에 가고 볼 수 없는 것을 보게 되면서 점점 입지가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영화상에서 유인기로 대표되는 영웅 매버릭이 필요하고 우리가 톰 크루즈를 사랑하는 것처럼 우리에게는 리얼의 생생함이 주는 그 감동이 필요한 것이다.
예상이 되는데도 멋있는 이유는 뭘까?
그 이후 매버릭이 복귀하는 장면들이나 그 곳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솔직히 뻔하다. 그것도 너무 뻔하다. 그런데 그 뻔 한 것을 너무도 멋있게 표현한다. 매버릭이 펍에서 만난 옛 연인(1편의 히로인인 아니고 언급으로 짤막하게 지나감)과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될 장면이나 펍에서 그를 내동댕이친 행맨이 교관으로 만나는 매버릭을 보며 놀라는 장면, 루스터 와의 갈등의 해소 장면 등등 영화 장면 하나 하나가 너무도 예상이 된다. 그리고 전개가 완벽하냐 하면 그건 아니다. 매버릭이 루스터와의 갈등과 융합하지 않은 팀원들을 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그의 옛 윙맨인 아이스맨을 찾아가 충고를 듣고 하는 행동은 다름 아닌 전투 미식축구이다. 솔직히 뜬금 없다. 갑자기 미식축구라니 그런데 그런 의문은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멋있으니까. 다들 최정예 군인답게 몸매가 끝내준다. 음악은? 그 분위기에 딱 어올린다. 그러한 멋진 배우와 음악이 만들어내는 장면은 그 자체가 그림이다. 그냥 이 이상한 진행에 대해 그닥 생각하지 않는다. 멋있으니까.
또한 매버릭이 교관에서 물러나게 되자 제독을 설득시키기 위해 직접 모의 훈련을 하는 장면은 당연히 등장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앞에 어떠한 장면 없이 등장 시킨다. 그런데 왜 갑자기 아무런 사전 설명 없이 이런 장면을 등장시키는지에 대한 의문은 들지 않는다. 어차피 당연히 매버릭이 등장할 것을 알았고 또 그 장면을 끝내주게 멋있게 보여주니까. 결국 이 영화는 뒤에서 등장할 장면까지 포함해서 최고급 오마카세를 먹는 맛이다. 초밥을 기대하고 간 집이었는데 오마카세가 등장한다. 솔직히 메뉴들은 대부분 알겠고 모르는 메뉴는 많아봤자 하나 두 개다. 근데 그 맛이 입에 넣는 순간 감탄을 하게 하는 맛이다. 보여지는 장면 하나 하나가 예상 되어도 너무 멋있게 그려내기에 그냥 즐기게 되는 것이다.
왜 F-18인가? 왜 가상의 적국인가?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 영화상 주력 기체는 F-18이다. 그 이유는 영화의 무대가 되는 해군-공군 아니다 해군이다. 근데 당시 미국에서도 탑건 1때 해군이 아닌 공군 지원율이 높았다더라.- 은 F-35를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전히 F-18의 보유량이 더 많을 정도이다. 또한 영화상에서 F-35가 나온다면 이 F-35가 격추 당해야 하는데 그러한 것을 표현하기 좀 안 좋으며 F-35가 나온다면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위기감이 약해질 것으로 생각했을 것 같다. 생각해 보면 F-35를 가지고 나오면 내가 가장 좋은 무기를 가지고 적을 치는건데 그렇게 되면 영화속에서 해야하는 임무의 난이도가 낮아져 보이는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생각할 것은 가상의 적국이다. 이 가상의 적국에 대해서는 일단 생각해 봤을 때 그 지형과 계절을 생각해 보고 적국의 5세대 전투기인데 아무리 봐도 그 전투기는 수호이 57로 보이니 러시아 같기도 하면서 F-14를 가지고 있고 핵 관련 이야기를 하는걸 보면 이란 같기도 하고 이렇게 생각하니 어떤 나라에도 책잡히지 않으려 하기에 그냥 몇 개의 국가들을 섞어 버린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가상의 적국 사람들은 얼굴도 나오지 않고 말 조차 하지 않음으로 인해 그들을 철저히 속이는 것이다.
불가능한 임무에 도전하라.
영화속에서 매버릭과 그의 동료들이 도전하는 임무는 두 개의 기적이라고 할 만큼 그들의 능력을 극한으로 요구하는 임무였다. 그러나 임무에 들어서는 장면에서 걱정된 것은 그 임무가 실패할 것이 아닌- 절대로 실패할 것이란 생각은 안했다.- 매버릭이 이곳에서 죽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고 실제로 루스터를 구하다 대신 격추되는 장면을 보며 ‘이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 톰 크루즈는 아직 본인의 자리를 후대에 넘길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이후 영화는 매버릭을 구하려다 같이 격추된 루스터와 함께 F-14를 타고 5세대 전투기와 전투를 벌이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솔직히 F-14가 날아오를 때 탑건을 보지 않음에도 F-14의 위용을 들은 적이 있어서 일까 마음속에서 박수가 나왔다. 그리고 영화는 F-14가 두 대의 5세대 전투기를 물리쳤으나 뒤 늦게 날아온 또다른 전투기에 의해 위험에 처하지만 당연히 등장할 것이라 여겨진 행맨이 구하러 오며 행복하게 끝나게 된다.
뻔함을 극복하는 완벽함
탑건 2는 지독하게도 미국스러운 영화이다. 미국의 정의 미국의 멋 미국의 위대함을 보여주고 내용면에서도 예상이 가는 뻔 한 블록버스터이다. 그러나 그런 뻔함을 뛰어넘는 배우들의 열연, 음악, 장면의 연출, 전투기 액션의 극대화로 극복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톰 크루즈를 다시 한 번 뒤돌아보게 만든 영화이다.
추가: 영화에서 아이스맨은 암으로 죽었는데 실제 배우도 후두암이라고 한다.
루스터 배우는 위 플래시 주인공이기도 한데 콧수염 때문에 자꾸 신현준이 떠올랐다.
영화에서 마지막에 경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도 실제로 비행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첫댓글 짧다.
1
잇닿아 있는 공간이나 물체의 두 끝의 사이가 가깝다.
짧은 다리.
2
이어지는 시간상의 한 때에서 다른 때까지의 동안이 오래지 않다.
짧은 기간.
3
글이나 말 따위의 길이가 얼마 안 되다. 또는 행동을 빠르게 하다.
짧은 연설.
얼마 안됩니다 a4 페이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