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무신론자 캐츠아이입니다.
신이란 무엇일까요?
당신은 신을 무엇으로 정의 내리시나요?
누군가는 세상 모든 것을 창조한 존재를 신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를 신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자신이 존경하거나 본받고자 하는 존재를 신이라 부릅니다.
갑자기 웬 신 타령인가 싶으실 수도 있겠지만,
우리 미라클에게 신과 같은 존재인 오마이걸은
사실 그 기원부터 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습니다.
"OMG"
이 단어를 본 당신은 무엇을 떠올리십니까?
지금의 당신은 분명 "Oh My Girl"을 떠올리실 테지만,
당신이 미라클이기 이전까지는 "Oh My God"을 떠올리셨을 것입니다.
보이십니까?
오마이걸은 무려 신(God)의 자리를 빼앗은 소녀(Girl)입니다.
이렇게만 생각하면 오마이걸은 엄청나게 대단한 존재가 된 것 같지만,
사실 오마이걸에게 자리를 내어준 그 신은 어딘가 상태가 조금 이상합니다.
흔히 신은 완벽한 존재로 여겨지는데,
그 신은 그다지 완벽해 보이지도 않거든요.
아니 그래서 오마이걸에게 자리를 내어준 그 신의 이름이 무엇이냐고요?
여러분 모두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이름, 큐피드입니다.
오마이걸은 이제 곧 6주년을 맞이하는 그룹입니다.
그들은 긴 시간 동안 꽤 많은 타이틀곡들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냈고,
우리는 그 이야기의 형태를 대략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녀는 짝사랑에 빠지고,
결국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 사랑을 이루고,
이별한 연인과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회상합니다.
이별을 맞이하는 바로 그 장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야기의 시작은 큐피드로 인해 이루어졌고,
그 이야기의 전개는 큐피드로 인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결말도 분명 큐피드로 인해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소녀의 이야기의 결말은 이별을 암시하는데,
그 결말을 만든 것이 '사랑의 신' 큐피드라니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큐피드는 어딘가 상태가 이상한 녀석입니다.
그런 존재가 오마이걸의 이야기를 이끌었으니,
사랑의 신 때문에 이별을 맞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죠.
우리는 오마이걸의 이야기를 조금은 비판적으로 되짚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만 오마이걸의 이야기가 그렇게 진행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고,
오마이걸의 진정한 마지막 이야기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큐피드와 얽힌 오마이걸의 이야기를 파헤쳐 보고
큐피드에게 의지한 오마이걸이 어떤 최후를 맞을 것인지 밝혀드리겠습니다.
바로 시작합니다.
□ 갑작스러운 시작
소녀는 그저 평범한 인간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는 사랑에 빠집니다.
그것도 아주 갑작스럽게.
이는 물론 큐피드의 소행입니다.
신화에 따르면 큐피드의 금화살에 맞은 존재는 처음 본 상대방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데,
소녀는 갑자기 나타난 큐피드의 장난스러운 금화살에 맞은 것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
소녀는 사랑을 이루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나요?
아시다시피 그렇지 않습니다.
소녀는 사랑의 감정에 대해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고,
그저 짝사랑하게 된 대상의 주변에서 우물쭈물할 뿐입니다.
무려 신의 힘을 받아놓고 결과가 왜 이것밖에 되지 않냐고요?
큐피드라는 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봅시다.
큐피드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신이지,
연인 관계를 맺어주는 신이 아닙니다.
소녀는 스스로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낼 능력도, 용기도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녀는 자신에게 없는 큐피드의 힘을 원하게 되고,
스스로 큐피드가 되는 상상에 빠지기도 합니다.
큐피드의 장난 때문에 큐피드를 갈망하게 된 소녀의 모습이 보이십니까?
소녀는 마치 마약과 같은 악순환의 고리에 사로잡힌 것입니다.
무책임한 큐피드 때문에 말이죠.
□ 갑작스러운 전개
시간은 흐르고, 인간은 성장합니다.
간절한 바람은 긴 시간에 걸쳐 해결책을 가져오게 되고,
소녀는 상대방의 마음을 쟁취할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그 해결책은 2019년 8월에 공개된 <BUNGEE>를 통해 알 수 있듯
안전장치도 없이 상대방의 마음에 무작정 뛰어드는 것입니다.
무언가 이상합니다.
사랑의 감정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소녀가
대체 뭘 믿고 이렇게 저돌적으로 행동할 수 있었을까요?
대답은 정말 단순했습니다.
신의 힘이 있다면 걱정할 것이 전혀 없죠.
소녀는 자신을 사랑에 빠뜨린 불가항력을 상대방에게 사용한 것입니다.
큐피드 때문에 시작된 반쪽짜리 사랑은
큐피드 덕분에 두 사람의 인연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모든 고민은 해결된 것 같습니다.
상대방도 사랑에 빠지며 그토록 바라던 연인 관계를 이루었으니까요.
이제 "행복하게 살았대요"를 외치며 막을 내려도 될까요?
아니 그 전에,
소녀에게 갑자기 찾아와 장난을 쳤던 그 신의 능력을 믿어도 될까요?
우리는 큐피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 큐피드의 실체
큐피드(Cupid)는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사랑의 신이며,
그리스에서는 에로스(Eros)라 불리는 신입니다.
(같은 존재입니다.)
에로스라는 말,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 않으시나요?
사랑은 흔히 3가지(에로스, 아가페, 필리아)로 분류가 되는데
마치 불꽃이 튀듯 누군가에게 첫 눈에 반한다거나,
누군가를 생각하기만 해도 행복에 휩싸이고 심장이 크게 뛴다거나 하는 것은
전부 에로스에 의한 현상으로 보시면 됩니다.
과학적인 측면으로 접근해 보자면,
에로스에 빠지면 뇌에서 도파민 등의 호르몬이 분비되어
이성적 판단이 흐려지고 행복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마치 마약 중독 상태에 가깝게 되는 것이죠.
이 호르몬의 분비가 영원하다면 불꽃 튀는 사랑도 영원할 텐데,
우리 인간은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이 호르몬의 분비 기간은 3년을 넘기기가 매우 힘들고,
호르몬의 분비량이 떨어지면 불같던 사랑도 자연스레 식게 됩니다.
이것이 누군가가 신의 힘이라 부르던 것의 실체이며
이것이 오마이걸과 지독하게 엮인 큐피드(에로스)라는 신의 모습입니다.
□ 태생적 한계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큐피드의 힘으로 맺어진 인연이 큐피드의 손에서 벗어나면,
그 불꽃같던 연인의 사이에는 무엇이 남게 되나요?
사실 무언가 남을 수 있기는 합니다.
애초에 아무 접점도 없이 큐피드의 장난만으로 이어진 사이였다 할지라도,
큐피드 때문에 함께한 시간이 두 사람 사이에 끈끈한 유대감(필리아)을 만들어주어
큐피드가 떠난 후에도 평생의 동반자로 남게 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마이걸에게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오마이걸에게 영향을 준 것은 오로지 큐피드였고,
오마이걸이 사용한 힘은 오로지 큐피드의 힘이었으며,
오마이걸은 큐피드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큐피드가 없는 오마이걸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니게 됩니다.
2018년 9월에 공개된 <불꽃놀이>는 떠나간 연인을 회상하는 소녀를 노래합니다.
그리고 오마이걸의 한계를 알아버린 지금,
<불꽃놀이>에서 암시한 과거의 이별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큐피드의 장난에 집중하느라 아무런 유대감도 쌓지 못한 두 사람은
큐피드가 떠난 직후 싸늘하게 식어버릴 것입니다.
서로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두 사람은 무덤덤하게 이별을 받아들일 것이고,
익숙함에 속아 인연을 지속했다간 서로의 불협화음에 질려 불쾌한 이별을 맞이할 것입니다.
이렇게 최후에 남는 것은 불쾌함 혹은 무감각일 뿐일 테죠.
하지만 소녀가 회상한 과거의 기억은 아름답게 보존되어 있습니다.
돌아가도 뻔하다고는 하지만 그 기억은 분명 눈이 부시게 빛나고 있습니다.
소녀는 무슨 수를 썼길래 아름다운 기억을 간직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 최선의 선택
해답은 간단할 수도,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큐피드의 힘이 끝나기 전에 연인 관계를 스스로 끝내버리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은 고통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호르몬이 주던 쾌락의 부재는 금단현상을 초래할 것이고,
둘밖에 없던 세상이 무너지는 고통에 한동안 감기보다 아파할 것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한계를 지녔던 인연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기 위해서는
추악한 끝을 보기 전에 스스로 아름답게 떠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소녀가 아름다운 기억을 지키기 위해 사용한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남은 과제가 있습니다.
큐피드의 힘이 언제 끝나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요?
밤을 수놓는 별자리 중 화살자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큐피드가 쏜 화살로 여겨지는 것이며,
이 화살이 보이는 동안은 큐피드의 힘이 지속될 것입니다.
화살자리는 8월 30일 밤 9시에 하늘의 동쪽과 서쪽을 가르는 중심선에 위치하게 되는데,
3개월이 지나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90˚만큼 공전하면
적도 기준으로 같은 시간에 화살자리는 지평선에 가려져 보이지 않게 될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11월 30일은 큐피드의 힘이 사라져버리는 날이 되고,
소녀는 큐피드의 힘이 사라지기 전에 스스로 인연을 끊어야만 합니다.
그러므로 2021년 11월 29일,
오마이걸은 사랑하지만 떠나야 하는 소녀의 심정을 그린 곡을 발표하여
우리들의 마음속을 아프고도 아름다운 눈물로 가득 채움과 동시에
큐피드로 인해 이어져온 기나긴 이야기의 종지부를 찍을 것입니다.
#컴백 #예언 #예측 #스포일러 #해석 #분석 #이별 #만우절
큐피드의 이야기가 끝난 뒤 어떤 이야기로 돌아올지 감이 안잡히지만,
저는 WM의 기획력을 믿고 있습니다 ㅎㅎ
그래서 과연 11월 29일이 적중할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와 설마 이게 이번 앨범인가요....!
저도 이 예언글과 이번 앨범이 주제를 서로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ㅎㅎ
저 자신이 두려워지는 순간이로군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