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연구가 박종숙 씨에게 배우는 통김치
배추를 통째로 쪼개어 무채 양념을 넣어 담근 포기김치는 대표적인 김
장 김치. 통김치를 맛있게 담그려면 우선 어떤 배추를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 또 김치 맛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과정은 바로 배추
절이기. 오랫동안 김치 특강을 해온 박종숙 씨는 “초보자라면 배추와
물과 소금의 양을 무게 비율로 맞추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배추가
10kg일 때 물 10L, 소금 1kg이라고 기억하라”고 조언한다. 요즘 마트
나 시장 어디를 가도 저울은 쉽게 만날 수 있으니, 배추 한 포기 무게
만 재보면 열 포기 무게도 대략 가늠할 수 있다.
박종숙 표 배추김치는 생태나 코다리를 넣고 북어 머리 육수를 부어
숙성시킨 경기도식이다. 짜지 않고 시원하며 국물이 많아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스타일링 이윤혜
배추 절이기
재료 배추 5포기(2~2.5kg짜리, 총 12kg), 물 12L, 천일염 1.2kg
* 12kg의 배추를 절이면 약 8kg이 된다. 절임 배추를 구입할 때 참고할 것.
만들기
1 너무 크지 않은 중간 크기로, 보기에 싱싱하고 속이 꽉 차지 않은 것, 되도록 푸른 잎이 건강하게 붙어 있는 것으로 고른다. 배추의 길이
가 폭의 두 배 이상 되지 않는 것이 좋다.
2 분량의 물에 소금의 반을 잘 풀어놓는다(배추의 총 무게와 절임물의 양은 같다).
3 배추의 겉잎을 다듬은 뒤 밑동 부분의 1/3 정도까지 칼집을 내어 양손으로 쪼갠 뒤 소금물에 10분 정도 담근다.(사진 1)
4 숨이 약간 죽은 배추를 건져 줄기 윗부분에 남은 소금을 두세 켜 나누어 넣고 자른 면이 위로 향하게 해서 깊은 통에 차곡차곡 담는다.
남은 절임물을 붓고 무거운 것으로 눌러놓는다. 배추가 절임물에 완전히 잠기면 중간에 뒤집지 않아도 돼 한결 수월하다.(사진 2)
5 하루 지난 후 잘 절여진 배추를 짠물이 남아 있지 않도록 서너 번 깨끗이 흔들어 씻어 건진다. 6 채반에 차곡차곡 겹쳐 담은 후(자른 면
이 아래를 향하도록) 경사지게 고여 세 시간 정도 물기를 뺀다.(사진 3)
무채 소 만들기
재료 무 1.2kg, 쪽파・갓 200g씩, 마른 고추 100g, 맑은 액젓・무즙・배즙・양파즙 1컵씩, 매실청 5큰술, 밥・온수 100g씩, 잣 1컵, 고운
고춧가루 1/4컵, 굵은 고춧가루 2/3컵, 새우젓 간 것 1/4컵, 다진 마늘 90g, 생강 간 것 30g
만들기
1 마른 고추는 꼭지와 씨를 털어내고 잘 씻어 자루에 넣고 물에 담가 서너 시간 불린다.(사진 4)
2 ①의 물기를 뺀 후 액젓, 무즙, 배즙, 양파즙, 매실청과 함께 믹서에 넣고 곱게 간다.(사진 5)
3 밥은 뜨겁게 데워 동량의 뜨거운 물과 함께 믹서에 곱게 간다.
4 무는 잘 다듬어 씻어 2mm 굵기로 채 썬다.
5 쪽파와 갓은 잘 다듬어 씻어 4cm 길이로 썬다.
6 잣은 고깔을 떼어낸 후 반은 다지고 반은 통으로 준비한다.
7 무채에 쪽파와 갓을 넣고 ②의 양념과 나머지 모든 재료를 합하여 고루 버무린다.(사진 6)
소 넣기와 국물 부어 익히기
재료 절인 배추 8kg, 무채 소
생태 손질한 생태(혹은 코다리) 400g, 소금・고춧가루 1/2큰술씩, 매실청 1큰술
섞박지 무 2kg(배추의 20% 정도), 굵은 고춧가루 1큰술, 소금 40g, 매실청 2큰술
국물 북어 머리 육수 2컵, 새우젓 1큰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절여서 물기 뺀 배추의 밑동 부분을 반 갈라 1/4 등분한 후 딱딱한 부분을 칼로 잘 도려낸다.(사진 7)
2 배추의 잎 부분을 잘 잡고 두세 켜에 한 번씩 줄기 윗부분에 소를 넣은 뒤 배추를 반으로 접어 겉잎으로 잘 감싼다.(사진 8)
3 속이 깊은 김치통에 4/5 정도 차곡차곡 담는다. 중간 중간에 양념에 버무린 생태, 섞박지를 섞어가며 함께 담는다.
4 양념 그릇에 우거지 떨어진 것을 잘 버무려 양념을 닦은 후 김치 위에 덮고 꼭꼭 누른 뒤 다시 비닐을 덮어 공기를 차단한다.(사진 9)
5 서늘한 곳에 하루나 이틀 정도 두었다 북어 머리 육수에 새우젓과 소금으로 간한 국물을 살그머니 부어 김치냉장고에 넣어 익힌다.
김장 초보가 김장 고수에게 묻다
Q 배추 소 만드는 무채의 양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요?
A 너무 많으면 지저분하고, 너무 적어도 시원한 맛이 없어요. 대략 배추 무게의 10% 정도를 무채 양으로 잡으면 적당합니다.
Q 김치통에서 김치를 한 포기씩 꺼내 먹는데, 처음 것과 나중 것의 맛이 많이 달라요.
A 김치통에서 한 포기씩 꺼내 먹으면 공기와 접촉하는 횟수가 늘어나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떨어지지요. 김치냉장고에서 김치 한 통을 꺼
내 헐면 몇 쪽씩 작은 용기에 옮겨 담아 일반 냉장고에 보관하며 드세요. 그러면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답니다.
박종숙 씨에게 배우는 총각김치&동치미
김장 김치의 별미는 바로 알싸하게 익은 무김치가 아닐까? 매운 느낌
이 일반 무보다 훨씬 강한 총각무는 한국의 토양에서만 재배되는 토속
무다.
총각김치는 치렁치렁한 무청을 떼지 않고 담가 다른 김치보다 식이 섬
유가 풍부하고 비타민 함량이 특히 높다. 한입에 아삭아삭하게 씹히며
콧등이 찡해지게 매운 무 맛이 일품인 총각김치, 시원한 국물에 쩡하
게 익은 동치미는 이맘때 담가 숙성시켜야만 비로소 제맛을 낸다.
추운 겨울날, 살얼음이 살짝 덮인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냉면을 말아
먹으면 별미 중 별미다.
스타일링 이윤혜
총각김치
재료 총각무 5단(손질한 실량 8kg), 물 8kg, 천일염 800g, 쪽파・붉은 갓 200g씩
양념 마른 고추 100g, 육젓・배즙・양파즙 1 1/2컵씩, 밥 2/3컵, 매실청 1컵, 소금 3큰술, 다진 마늘 90g, 다진 생강 30g, 잣 3큰술
만들기
1 총각무는 잎이 싱싱하고 무 끝이 둥글게 생긴 것으로 골라 시든 겉잎을 떼어내고 다듬는다.
2 물에 소금을 녹인 후 다듬은 총각무를 넣어 고루 절인다(다듬은 총각무의 무게와 같은 양의 물).
3 4시간 후 건져 소금기가 다 빠지도록 잘 헹궈 2시간 정도 물기를 뺀다. 쪽파와 갓은 다듬어 길이를 반 자른다.(사진 1)
4 총각무가 큰 것은 2~3등분하는데, 십자로 자르기보다 일자로 자르는 게 먹기 편하다.(사진 2)
5 마른 고추는 잘 씻어 자루에 넣고 물에 담가 서너 시간 불린다.
6 잣은 고깔을 떼어 반은 다지고, 반은 통으로 준비한다.
7 ⑤의 불린 고추와 육젓, 배즙, 양파즙, 밥, 매실청을 함께 넣고 곱게 간다.
8 큰 그릇에 ⑦과 마늘, 생강, 소금 등 모든 양념 재료를 넣어 고루 섞은 후 총각무와 갓, 쪽파를 넣고 고루 버무린다.
9 총각무와 갓,쪽파를 서너 줄기씩 묶는다.(사진 3)
10 김치통에 차곡차곡 담고(사진 4) 윗부분에 무청 우거지나 비닐을 덮는다. 실온에서 하루 정도 두었다 김치냉장고에서 익힌다.
동치미
재료 동치미 무 4kg, 소금 200g, 매실청 1컵, 갓・쪽파 200g씩, 양파・유자・배 1개씩, 마른 고추 200g, 마늘 70g, 생강 30g, 대추 20g
국물 배즙 2컵, 무즙 4컵, 액젓 1/2컵, 소금 50g, 물 3L
만들기
1 동치미 무는 다듬어 잘 씻는다.
2 다듬은 무를 분량의 소금과 매실청으로 잘 버무려 항아리나 김치통 밑에 넣고 이틀 동안 아래위를 바꿔준다.(사진 5)
3 이틀 후 자루에 양파, 유자, 배, 마른 고추, 마늘, 생강, 대추를 담아 ②의 무 사이에 넣는다.(사진 6)
4 또 다른 자루에 갓과 쪽파를 묶어 담아 무 사이 사이에 넣는다.(사진 7)
5 분량의 재료로 국물을 만들어 가장자리에 살그머니 붓고 소독한 돌로 눌러서 김치냉장고에서 익힌다.(사진 8)
* 삭힌 고추를 함께 넣으면 칼칼하고, 절인 배추를 한 포기 함께 넣고 담아도 좋다.
김장 초보가 김장 고수에게 묻다
Q 동치미 국물을 시원하게 만드는 비결이 궁금해요.
A 먼저 매운맛이 나는 무를 선택하세요. 그리고 김치에 청각을 넣으면 고유의 시원한 맛과 향을 낼 수 있습니다. 숙성 온도도 중요해요.
더운 곳에서 급하게 익히지 마세요. 동치미는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익혀야 국물이 맑고 맛이 개운합니다.
* 더 많은 정보는 <행복이 가득한 집> 12월호 142p를 참조하세요.
본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