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특이성요통(non specific low back pain)에 대해 말하다.
인터넷을 찾던 중에 비특이성 요통에 대한 운동방법을 소개하는 블로그를 본적이 있다.
비특이성(non specific)이란 특별한 이유없이 발생한 요통이라는 의미이다.
“특별한 원인이 없다는 것”은
최근에 외상을 당한적이 없고(타박상), 물건을 들다가 삐긋한 적도 없고(요추염좌), MRI나 X-ray 상에 퇴행이 발견되지 않고(퇴행성디스크), 디스크도 정상이고(추간판탈출증), 추간공의 협착도 안보이고(척추관협착증), 척추가 분리되거나 앞으로 밀려나가지도 않은(척추분리증과 척추전방전위증)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허리가 아프다고 이런 저런 표현을 하는 상태이다.
더러 환자분들이 방사선상에 척추나 디스크의 상태가 건강함에도 불구하고 신경학적 증상(neurologic sign)-대표적으로 다리가 저리거나 장단지가 우리하게 아프다거나 하는 증상-을 호소하면, 디스크내장증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이런 저런 시술이라는 이름으로 수술을 하기도 한다. 분명히 환자의 증상은 디스크탈출에 의한 신경학적 증상을 호소하지만, 방사선상에는 디스크가 멀쩡히 들어앉아 있으니 귀신이 곡할노릇이고, 그나마 둘러댈 수 있는 것이 “디스크내장증(internal derangement of disc)”이다. 즉, 디스크가 찢어지거나 수핵이 흘러나온 정도는 아니지만, 디스크내부에 손상이 가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MRI상에 검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진실이 아니다. 환자에게 할말이 없으니 둘러대는 정도이다.
물리치료사들이나 헬스트레이너들은 허리근력이 약해지면 요통이 온다고 주장하면서 척추근육을 강화시키기도 하고, 보행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발목의 고유수용기를 자극하는 운동을 시키기도 하고, 중둔근의 약화에 의해 요추의 정렬상태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중둔근강화운동을 시키기도 하고, 허리를 바로 펴라고 자세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원인을 모르니 진단도 각양각색이고, 치료법도 각양각색이다.
필자는 이러한 비특이성 요통을 “장요근증후군(iliopsoas syndrome)”이라고 명명한다.
전 세계적으로 처음 아니, 나만 사용하는 용어이다.
인체의 모든 질환은 시작질환이 있고, 마지막질환이 있는데, 요통의 시작은 장요근증후군이며, 이 상태를 방치하면 젊은 사람은 추간판탈출증으로 진행하고, 중년이후는 척추관협착증으로 진행한다.
따라서 방사선상에 디스크의 탈출이나 척추관의 협착이 발견되면 이미 치료타이밍을 놓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료전문가라면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듣고 바로 판단할 수 있어야하고, 치료를 통해 결과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장요근증후군을 격고 있는 사람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가만히 있어도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프다.
2. 아픈지점을 손으로 만져보라고 하면 딱히 정확한 지점을 찾지 못한다.
3. 허리를 움직일 때 뻐근하기는 하지만, 허리움직임은 정상이다.
4. 아침에 특히 뻐근한 통증이 있다.
5. 아침이나 혹은 장시간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허리가 바로 펴지지 않고 천천히 펴진다.
6. 움직일수록 요통이 사라진다.
7. 더러 사타구니 앞쪽으로 통증이 나타나고, 주먹으로 골반 앞쪽으로 툭툭친다.
8. 통증이 사라지고 나타나는 것이 반복된다.
9. 방사선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
10. 심하면 허리가 구부정한 상태로 걸어다니게 된다.
따라서 치료점은 디스크가 아니라, 장요근이 되는 것이다.
비특이성 요통은 장요근이 원인이라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장요근은 고관절 굴곡근이면서 동시 요추굴곡근이기도 하기 때문에 허리를 펴는 척추신전과 고관절 신전동작시 장애가 생기게 된다.
2. 장요근의 주행방향은 대퇴골의 소전자에서 시작해서 골반을 지나 복부를 관통해서 요추의 횡돌기에 붙어 있는 근육이기 때문에 골반앞쪽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3. 장요근은 요추를 앞쪽으로 끌고나오기 때문에 요추의 과도한 전만에 의해 허리가 아프게 된다.
4. 장요근의 수축에 의해 골반이 전방경사되고, 요추가 전만되기 때문에 척추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비정상적인 압박을 받는 것이고,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5. 인간의 보행은 고관절 굴곡과 신전이 교대로 작용하는 동작이며, 고관절 신전시에 동측 장요근이 늘어나기 때문에 계속 걸으면 통증이 사라진다.
이제 더 이상 비특이성요통이라는 말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방사선상에 아무런 문제가 타나지 않으면 장요근을 타깃으로 치료를 하는 혜안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디스크나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방사선상에 나타나게될 것이다. 이쯤되면 환자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게될 것이고, 치료시간과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평생을 요통으로 고생하면서 살아가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환자 역시 어느 전문가를 만나느냐에 따라 허리운명이 결정된다.
2016년 11월 30일. 이 문환(물리치료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