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겨래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아침햇발] ABM조약이 뭐길래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러 공동성명에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제한조약의 유지·강화를 명시한 데 대해 미국쪽에 `유감'을 표명했다. 김 대통령은 또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에이비엠 조약에 대한 언급이 한-러 공동성명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후회'하는 말도 했다. 한국 정부의 외교적 `실수'를 굴욕적인 자세로 시인한 것이다.
워싱턴의 반발이 어느 정도였기에 그토록 저자세를 보여야만 했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남북문제를 원만히 추진하기 위해서 미국의 지지는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미국의 지지가 중요하다고 해서 주권국가로서의 체통과 자존심까지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외교적 합의를 사실상 부정한 것이야말로 중대한 외교적 실수다. 공동성명도 엄연히 나라 사이의 공식 합의인 만큼, 정치·도덕적인 구속력을 지니고 있음은 상식이다. 그런 공동성명을 불과 며칠 만에 뒤집었으니, 당사국인 러시아는 물론이고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한국 정부의 신뢰성과 입지가 크게 손상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창피하기는 한국 언론도 마찬가지다.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의 강력한 추진을 공언한 부시 행정부가 한-러 공동성명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엔엠디는 북한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하는 것이어서,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남북 화해·협력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추구하는 한국도 당연히 이 문제에 대해 발언할 권리가 있다. 이 점에서 한-러 공동성명에 에이비엠 제한조약의 유지·강화를 명기한 것은 모처럼 한국의 외교적 위상을 높인 일이었다.
한데 우리 언론들은 부시 행정부와 미국 언론이 이를 문제삼자, 외교적 실수니 혼선이니 하면서 관계자들의 `인책론'부터 들고 나왔다. 미국의 내정 간섭적인 오만한 태도에 대해서는 한마디 비판도 하지 않았다. 이것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부시 행정부가 고압적으로 나온 원인을 한국 정부의 `실책'으로 돌리는 지극히 패배주의적이고 사대주의적인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기에 국내 언론들마저 `한국정부 두들기기'에 가세했으니, 미국이 한국이란 나라를 얼마나 얕잡아 보았을 것인가.
애초 에이비엠 조약은 1972년 미국이 옛소련에 제안해서 체결된 것이다. 당시 미국은 상호확증파괴(MAD) 전략을 내세워 상대방의 핵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 배치를 엄격히 제한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미국과 소련은 기술적으로 요격미사일을 개발할 수 없는 단계여서 이 조약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는 데 그쳤다.
그 뒤 미국과 소련이 핵탄두의 명중도 등을 크게 높여 사실상 상대방의 모든 핵미사일 격납고와 전략목표들을 파괴할 수 있는 선제 제1격의 핵전력을 갖추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이제 와서 에이비엠 조약에 명백히 위배되는 엔엠디 계획을 기어코 추진하려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포화상태에 이른 핵미사일 증강을 명분으로 내세워서는 더이상 미국의 납세자들을 납득시켜 막대한 국방예산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브라운 전 국방장관은 84년 말 방공을 포함한 완벽한 미사일 방어체계를 갖추는 데 약 1조달러가 들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미국의 군산복합체로서는 그야말로 군침이 도는 무궁무진한 `광맥'인 셈이다. 군산복합체 대변자들이 새삼 `북한 위협론'을 들먹이는 것도 이런 탐욕의 치부를 가릴 `무화과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한-러 공동성명에 에이비엠 조약의 유지를 포함시킨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한국 언론들은 우리 민족의 운명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미국 군산복합체를 충실히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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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우리나라의 외교 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죠??? ㅡㅡ;;
그리고 줏대 없는 언론들도...
에겅 왜이리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지..
힘을 기릅시다!! 그리고 배짱도 기르고요..
그리고 사회 현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시각도 기르고요..
그럼 이만..
Bye~~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