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친구 조동복의 소개로 약수동 송도병원에서 모처럼 종합검진을 하였다. 대장내시경 검사전 만약 대장에서 용종(폴립)을 떼내게 되면 3주간 등산, 골프등 운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주의를 받았다. 수, 토 1주일에 이틀씩 청계산을 오르는게 3년째가 다 되어가는데 3주간이나 산행을 못하게 되면 어쩌나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히 2년전 대장내시경 때 폴립 4개를 떼넨 덕분에 아직은 대장이 깨끗하다는 진단을 받아 오늘 토요산행을 잔뜩 기대하며 엊저녁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 눈을 뜨니 하늘이 잔뜩 찌푸리고 있다. 그러나 집을 나갈 시간인 10시 까지 비가 내리지 않았으므로 예정대로 출발하였다. 지난 수요산행 때 우리의 등산대장 구명회 동문은 오늘 서울상대팀과 산행을 해야 된다고 하기에, 손중욱 동문과 진천 사무총장의 참석여부를 확인하여 모두 나온다는 확답을 받아 두었다. 난 아직 혼자 산행을 할 만큼 산꾼이 안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10시 10분 쯤 사당역에 도착하니 뜻밖에 권방웅 동문이 인사를 한다. 처음으로 토요산행에 나왔다. 10시 25분경 대공원역 2번 출구 앞으로 가니 손중욱 동문 외에 김광교 동문까지 나와 있었다. 그런데 나오기로 한 진천 사무총장의 모습이 보이지 아니한다. 출발시간이 지나 진천에게 전화했더니 자기는 2번 출구 밖에 나왔는데 비가 너무 심하게 와서 가지 못하고 있단다. 우리도 급히 출구 밖으로 올라가니 과연 천둥 소리도 요란한 가운데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진천 보고 약속까지 했는데 어찌 우리를 찾지도 않고 혼자 갔느냐고 원망쪼로 말했더니 한번 둘러보니 아무도 보이지 않아 모두 비온다는 일기예보에 안나온 줄 알고 혼자라도 가려고 나왔단다. 그러면서 소나기가 안 왔으면 혼자 갔을거라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비 때문에 우리 모두가 함께 산행을 할 수 있게 된것이니 그때 소나기가 내린 것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조금 기다려도 비가 그칠 기미가 없어 모두들 우산을 펴들고 출발하였다. 산 입구에 이르지도 안했는데 앞서 출발했던 등산객들이 무더기로 돌아 나오고 있다. 천둥소리가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으나 비로 기온이 많이 내려가 걷기에는 아주 쾌적했기에 우리는 아무말 없이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산 입구에서도 산행을 포기하고 돌아 나오는 무리가 있었으나 우리 일행 아무도 돌아가자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다행히 겨울 쉼터 가까이 이르니 빗줄기가 현저히 약해지더니 삼거리 여름 쉼터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완전히 그쳤다. 즐거운 간식시간, 진천 총장은 보기에도 탐스런 잘 익은 자두를, 손중욱 동문은 병에 든 오랜지 쥬스, 도마도 쥬스, 또 켄 커피를 꺼내놓고, 권방웅 동문은 방울 토마도, 나는 집에서 오랜지를 껍질을 까서 담아갔는데 김광교 동문은 커다란 오랜지 4개를 통채로 가져와 칼로 쪼개어 준다, 휴식후 옥녀봉으로 올라가 좀 쉬다가 오후 1시경 진천 총장이 최근 우리 산행팀이 개발한 곤드레 비빔밥의 '정선으로 가는길'에 중식 예약을 하고 원터골로 출발하였다. 우리가 식당에 도착할 때까지 비는 오지 않았다. 나는 2주전 거금 99,000원에 구입한 k2 제품인 우중용 샌들형 등산화를 맨발로 신고 갔는데 비가 와서 질펀한 길을 꺼리낌 없이 걸어가고 개울에도 그대로 들어 가니 친구들이 부러워 하였다. 가벼운데다 발도 아주 편해 여름 가벼운 산행에는 아주 좋을 것 같아 이자리에서 소개하는 바이다. 약속 시간에 식당에 도착하니 곧 바로 곤드레 비빔밥과 장수 막걸리가 나온다. 곤드레 비빔밥은 밥을 할 때 곤드레 나물을 넣어 하게 되므로 미리 주문하지 않으면 손님이 많을 때는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니 주문이 필수인것 같다.막걸리 2병을 시켰더니 권방웅 동문이 그것으로는 양이 차지 않는 모양이다. 자신이 밥을 사겠다며 막걸리 1병을 더 시켰다. 이때까지 토요 산행에는 참석자가 서,너명 뿐이라 돌아가며 식대를 계산해왔기에 아무도 이의를 하지않았다. 몇년 째 1주일에 한, 두번씩 똑 같은 코스로 청계산을 다니지만 질리지 않은 것은 그늘이 많은 흙길이고 항상 물이 흐르는 개울이 있어 더울 때는 발을 담그며 쉴 수 있을 뿐만아니라 무엇보다도 우리 나이에 적당히 땀흘리며 걸을 수 있는 험하지 않는 산이기 때문이리라. 산행에 관심 있는 동문 여러분, 매주 토요일에도 수요일과 마찬가지로 10시 30분까지 4호선 대공원역 2번 출구 앞으로 나오면 함께 산행을 하며 우의를 다질 수 있으니 주저 마시고 나오시길 당부드립니다.
첫댓글 대학팀은 바위가 많은 북한산을 오를 예정이었는데 천둥번개 때문에 위협을 느껴 도중 포기 하산했는데, 역시 청계산은 안전한 산이라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모른답니다.
굵은비가 굉장히 많이 왔는데도 불구하고 산행을 강행한 기개(?)를 우러러 봅니다만 무엇 보다 대장 검사에도 아무탈 없어 곧바로 산행을 할 수 있게 된 것을 축하하며
구대장외에 대법관 께서도 직접 산행기를 까페에 올릴수 있는 컴실력에 다시한번 더 감탄(?) 합니다 난 그런 실력이 못 되기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