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샘물을 찾지 않으면
계절병 같은 ‘대학 입시’의 열풍이 온 나라를 휘젓고 다니는 때가 되었다.
희(喜)와 비(悲)의 쌍곡선이 수많은 입시생과 그들 가족들의
기분을 하늘과 땅 차이로 벌려 놓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기분은 직접 관련된 사람이 아니라도
이 나라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바다.
한국 사회에서 ‘대학’이라는 이름은 필요 이상으로
그 의미가 부풀려져 있고, 상당 부분은 누구도 외면하기 힘든
현실적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대학’에 집착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오죽했으면 ‘지옥’이니 ‘전쟁’이니 하는 살벌한 말까지 생겨났을까.
어쨌거나 한국 사회에서 대학의 의미는 각별하다.
학력(學歷)의 차원에서든 학력(學力)의 이유에서건.
아마 전자의 의미가 더 클 것이다.
왜냐? 보다 나은 조건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학력(學歷)에 따른 차별을 비판하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 자식에 대해서만큼은 그러한 비판을 차별 적용한다.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변명과 함께.
부모의 입장에서는 누구나 비슷할 것이고 보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이중적 태도가
하루아침에 바로잡힐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학력 집착이라는 심리 상태의 이면에는
뿌리 깊은 인간의 나약성과 의타심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러 것에 의지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철석같이 믿는다.
돈·권력·명예·학벌 따위가 대표적인 것들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밖에 있는 것들이다.
나의 ‘본래 면목’과는 무관한 것들이다.
원한 대로 되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거니와
설사 원한 대로 얻었다 할지라도 한 순간에 사라지는
물거품이나 신기루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거기에 모든 것을 걸듯이 덤벼든다.
곶감 단 맛에 배탈 나는 줄 모르는 격이다.
남이 퍼준 물 한 바가지는 마시고 나면 빈 바가지가 된다.
스스로 자신의 샘물에서 떠먹지 못하는 한,
누구든 남을 쳐다보며 기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학력’이라는 것,
남의 바가지에 뜬 한 모금의 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출처 : 염화실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