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천문사-폭포-배넘이재-쌍두봉-상운산-가지산 온천
(5시간 소요)
사진촬영 : 배용정
가을이 왔다고 은행잎들이 노란 손수건을 흔들고 있었다.
시월에서야 계절은 가을을 불러들여 세상을 침공하고 있다.
그래도 가을이 설쳐대는 상운산으로 가는 길은 아직은
따가운 여름의 여운이 남은 햇살의 억센 공격을 받고있다.
가을의 바람은 여름의 기세에 눌러서 저만치 천문사 계곡에서
궁지에 몰려있다. 봄은 계곡에서 오고 가을은 산정상에서
오기 때문인지 아직은 여름이 활개를 친다.
천문사에 누워있는 불상이 가을과 노닐며 신선놀음을 하며
산으로 걸어가는 무한 산꾼들을 유혹한다.
이렇게 좋은데 왜 힘드는 산으로 가느냐고 조롱을 한다.
천문사 주변은 석불들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계곡의 물은 그 무덥던 여름의 여파가 남아 말라 있다.
일행을 일탈하여 홀로 폭포가 있는 곳까지 갔다.
졸졸 흘러 내리는 높다란 바위에 그리움 같은 삶이 있다.
하고 많은 물길을 두고 왜 그 높은 바위를 타고 내리는지
폭포의 작은 물줄기는 말이 없다.
일행을 따라 잡기 위해 용을 써 걸음을 치달려 본다.
숨이 차고 온 몸은 땀이 침투하여 범벅을 만들었다.
왜 그렇게 용을 쓰느냐고, 풀잎이 빨간 손수건을 흔들며
핀잔을 주는데 날울 세운 발걸음은 빠르게 걷는다.
배넘이재에서 사무국장이 건네 맛본 사원한 먹걸리 한 잔.
아, 온 몸을 파고 드는 그윽한 상쾌감이 춤을 춘다.
아직 여름의 바람이 물러서지 않고 버티고 있다.
가을의 바람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상운산으로 오른다.
그 옛날, 그 무덥던 8월에 올라 본 코스다. 울산근교 30개
코스를 다 돌아보며 그 중 하나로 올랐던 코스다.
까짓거 했던 그 산인데 두 번다시 오르지 않을 거라 했는데
지금은 할 수 없이 기어이 올라야만 하는 운명이다,
습기가 가득하고 바람도 잠을 잔다.
숲속에 갖혀 걷는 답답함이 있는 길이다.
산을 오른다는 것은 정상을 정복하는 의미와 힐링과 내공을
길러 주는 데 있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산이 만만하지 않다.
숲 속에 숨어 붉은색 단풍이 얼핏 보여주는 가을의 표정이 좋다.
정신없이 오르기를 계속 했다. 쌍두봉 1.9km가 멀기만 하다.
극심한 여름날의 가물었던 흔적이 산 곳곳에서 버섯조차 나지
못하도록 했다. 쌍두봉 정상에 가까워 오자 깔딱고개다.
그 길을 내려서 상운산으로 향하는 코스는 오르고 내리기를
여러 번 해야 한다. 바람빠지 듯 힘이 빠지는 소리가 느껴진다.
지친 몸을 혼줄나게 한다. 가까기 학심이계곡, 심심이계곡이
긴 뱀처럼 자태를 나태내고 유혹을 하고 있다.
상운산에는 구름대신 살벌 했던 여름날의 햇살이 내리쬔다.
쌀바위 가는 길목에서 요기를 하고 하산을 시작 했다.
멀게만 보이는 가파른 하산길이 만만치 않다.
습기가 음침하게 해서 길까지 미끄럽게 방해를 한다.
제법 먼 길이다. 다리에 무리가 온다.
보덕사라는 암자가에 도착했다. 시누대 나무 사이에
서걱대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사색에 젖어 본다.
애쓴 다리를 가지산 온천에 담갔다. 배용정 사진작가가
내 목욕값도 계산해 버렸다. 온 몸을 담근 온천수에 피로가
물러나는 모습이 엇핏 보인다.
어렵고 힘든 코스를 잘 응대하여 무사히 등산을 마쳤다.
짧은 코스라 일찍 울산으로 돌아와 한전앞 어탕집에서
식사겸 하산주를 나누고 헤어졌다.
밤 7시에 그 옛날 사또가 살았던 동헌에서 외솔 선생을
추모하는 문학잔치에 참석하여 연회를 즐겼다.
고교친구인 유명해진 공광규 시인과 조우 하며 뜻기게 보냈다.
어쩌다 마주한 글쓰기가 나를 운명처럼 작가의 길로 안내 했다.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내 학령기는 글쓰기가 지배를 했다.
이는 축구 선수가 축구를 잘하는 것과 같이 재주가 있을뿐
자랑꺼리도 내세울 것고 아닌 취미의 일환일 뿐이다.
수많은 백일장이나 문학상 응모에 당선이 되어도 나는 퇴직후를
대비하여 등단의 길을 고사 했다. 유보를 했다고 해야 옳다.
현중에서 오랜시절 근무를 하면서 유보를 했던 문학인데
작년 년말에 명예퇴직을 하면서 시작한 제2의 인생 길목에서
뜻하지 않게 에세이문예 가을호 '본격수필 신인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단에 작가로 데뷔를 한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인연이 된 문학이 골프, 등산과 더불어 제2의
인생을 살아 가는데 세개의 취미로 자리를 잡았다.
등산후기글을 2003년부터 졸필로 쓴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으니
무한산악회의 후원에 힘을 입은 바가 크다. 고맙다.
산악회 중에서도 제빠르게 카페를 개설하고 산악회 돈으로
카시오 카메라를 구입하여 부지런히 찍고 후기글을 쓴 것이다.
산악회를 잘 이끌고 있는 제23대 임원진에게 격려를 보낸다.
함께한 무한 산우들에게도 고마움을 남긴다.
첫댓글 산행후기 잘 읽고갑니다
산행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사진 고마우이. 산행을 같이 해 즐거웠네
배 전회장님!!!
아~~~
이기다~~~
수필신인상 축하드립니다...^^
고마우이. 그 날 산이 좋았네 힘이 너무들어서 그렇지 ㅎㅎ
회장님 멋진글 감사합니다
늦어지만 축하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산악회를 이끌어 간다고 큰 욕 봅니다. 수고 해주십시오
고행의 상운산 산행기 잘읽어봤구요.
수필 신인상 진심 감축드립니다~^^
ㅎㅎㅎ 고맙습니다. 산에서 봅시다
역쉬나 배재록 전 회장님 짱입니다
좋은글 너무나 감사하고 앞으로도
무한을 위해서 좋은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국장 고맙네. 수고가 많네. 나도 옛날에는 그랬다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