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창 100주년을 4년 앞두고 본격적인 미주지역 포교를 위한 중심도량을 마련한 원불교
화창한 10월의 초입, 약 2시간 반의 맨하탄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드라이브는 상쾌하고 흥겨웁다. 한적한 일요일의 Taconic State parkway는 굽이굽이 다정한 모습이었고 예로부터 인디언들에게 성스러운 땅으로 여겨져오던 지역으로 향하는 마음은 설레이기 시작 했다. 아직 새로이 지어진 도량이라 구글에서 찾은 대로 가보니, 표시보다는 조금더 운전해서 들어가야 했다.
모던한 느낌의 ‘돌담’을 연상시키는 입구가 보이고, 멀리서도 잘보이는 단정한 글씨체의 ‘WON DHARMA CENTER’라는 금속 표지가 센터로 향하는 이의 마음을 벌써부터 차분하게 안내한다. 드라이브 웨이를 지나자, 이미 승용차와 버스등, 수많은 차들로가득한 주차장을 통해 서 조금 걷자니, 동글동글한 얕은 언덕들에 처음보는 이국적인 야생 들꽃들로 아름답게 뒤덮혀 있어 초가을의 색감을 따스한 인상으로 심어주고 있었다. 옅게 흩뿌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준비한, 하얗고 거대한 임시텐트 식장안으로 들어갔다 . 수많은 원불교 교도들중에는 몇몇의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단상위로 지난 2년간의 센터 건립 과정을 프로젝터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었는데, 많은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세심하게 준비해서 얻어진 결과 인가를 알고나니, 어서 이 아름다운 시설을 통해 많은 현지인들과 원불교를 처음 접하는 이들도, 이곳에서 수행을 하고, 인류의 화합과 평화에 앞장설수 있는 불교인들로 거듭날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되었다.
봉불식은 법신불 찬송과 봉안문 낭독, 그리고 한글로된 일원상 서원문과 영어로된 반야심경(Heart Sutra)를 다함께 독송 했다. 축사로는 윌리엄 벤들리 세계종교인평화회의 사무총장과 15년전 원불교의 가르침을 영어로 번역하며 인연을 맺었다는 UCLA 불교학 교수인 로버트 버스웰 그리고 뉴욕 총영사관의 김영목 총영사 등이 축사를 했다. 희사자 대표 인사로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처가 식구들이 대거 소개가 되었다. 언론에서 이미 알려진대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부인 홍라희 삼성리움미술관 관장이 원불교 해외 포교사업에 지난해와 올해 120억원을 기부했고, 특히 홍 관장은 독실한 원불교 신자이며 모친인 김윤남 여사는 원 달마 센터 후원재단에서 활동 중이다. 특히 김윤남 여사는 평생의 숙원인 원달마센터의 개원을 직접 보기위해, 구십이 넘은 나이에도 미국행을 감행했다고 한다. 가족을 대표해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단위로 올라가 부모님대에서 부터 이어온 원불교와의 인연을 이야기 하고, 센터 개원의 축하의 말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제 5대 경산 종법사의 설법이 이어졌다. 간략한 세가지 주요 설법으로, 첫째, 세상은 항시 변화하는데, 그에 따라가기 보다는 애착을 놓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 변화에 앞서 나아가야 함을 강조 했다. “3주전에 뉴욕에 도착했을때는 온통 푸르른 숲이었는데, 2-3일 사이로 낙엽이 생기고, 또 3-4일 후에는 낙엽이 집니다. 이렇게 변화하는 모든것 처럼 우리의 마음도 변합니다. 범부중생으로 변화를 따라가면서 살다가 시간이 흘러 인생이 무상하다고 슬퍼하거나, 허무주의에 빠지기도 하고 당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깨달은 이는 변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이에 준비를 하며, 경제나 명예등 언제든지 회손될수 있는 것에 대한 애착을 끊고 떠나보낼 연습을 합니다”라고 하셨다. 둘째로, ‘은혜로운 세상’을이야기 하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것은 다릅니다. 하지만 모여서 삽니다. ‘공존’한다는건, 다른것과 다른것의 ‘사이’입니다.” 라고 하시며, 사람사이의 관계는 종속 관계가 아닌, 냉정하고 무관심한 관계가 아닌,’신뢰가 넘치고 은혜가 넘치는’ 너와 나 사이에 서로가 이로운 건설적인 관계를 역설하면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위해 생태계를 보전해야함을 강조 했다. 세째로는, 인류가 모두 다른 모습 속에서 살아가지만 다르지 않는 하나의 세계를 발견해 그것을 개척해 나아가는 데 힘을 합해야 한다고 했다.
경산 종법사는, 이번 미주 총부인 원달마센터 봉불식 참석차 지난 9월 14일 한국을 출국해서 해외교화 전진기지인 원달마센터 봉불식 참석외에도 현재 30여개 교당과 기관을 설립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는 미주 동서부 교구의 현장을 돌아보며 격려하는 42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경산 종법사는 이날로 부터 이틀뒤인4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유엔의 평화노력과 원불교에서 힘써온 종교화합 활동에 대한 의견을 나눌 계획을 유엔에서 활동하는 종교 지도자들과의 모임을 통해 세계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할 방안을 논의한다고 했다.
이번 일정이 부담되는 측면도 있지만 원불교 100년을 향해 원불교가 염원하는 일을 성공시킬 수 있도록 긴 일정을 수용했다고 했다.
이번 원달마센터 봉불식에는 한국에서 온 원불교 교도 500여명과 미주 현지 교도 1천여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원불교의 크나큰 저력과 매력은 언제나 교단이 단합된 모습과, 그 구심력에서 멀어지지 않는 교무님들과 신도들의 확고한 행보에서 찾을수 있다.
언제가 기회가 되면, 이 아름다운 도량에서 수행할수있는 인연을 마음속에 그리면서 돌아오는 길에, 미국에 더 많은 불법과 불교인들이 화합하고 활동하는 모습을 볼수있기를 소원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