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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공개 입니다
갖가지 부인병과 방광암의 仙藥 접시꽃
출처: 최진규 약초학교 http://blog.naver.com/wun12342005/221347772821
멀고 먼 옛날에 온갖 꽃들이 자랑스럽게 피어 있는 꽃의 나라가 있었다. 어느 날 꽃의 나라 임금인 화왕(花王)이 궁궐의 뜰에 세상에서 제일 큰 꽃밭인 어화원(御花園)을 만들고 세상에 있는 모든 꽃을 한 가지도 빠짐없이 모아서 가꾸기로 하였다.
“천하의 모든 꽃들은 내 뜨락에 있는 어화원으로 모이도록 하라.”
화왕의 명령이 떨어지자 세상의 모든 꽃들은 어화원으로 모여 들었다. 그 무렵 서천(西天) 서역(西域)에 있는 어느 곳에 옥황상제(玉皇上帝)의 명을 받고 세상의 모든 꽃을 모아 심어 가꾸는 꽃 감독관이 있었다.
그 때 화왕의 명령을 전해들은 꽃들은 술렁거렸다. 그런데 꽃 감독관은 계명산(啓明山) 신령님을 만나러 가고 없었다.
“어화원에는 내일까지 도착하는 꽃들만 받아 준대요.”
그러자 꽃들은 너도나도 모두 어화원으로 가겠다고 나섰다.
망설이던 꽃들도 다른 꽃이 떠나니까 모두 따라서 어화원으로 향했으며 순식간에 꽃으로 가득했던 산과 들이 텅 비었다.
꽃들이 떠난 뒤에 계명산 신령님을 만나러 갔던 꽃 감독관이 돌아왔다. 감독관이 아무리 꽃들의 이름을 불러도 집안에는 메아리조차 없었다.
온갖 사랑과 정성을 기울여 가꾼 꽃들이 자취도 없이 몽땅 사라진 것이다. 자기는 꽃들을 위해서 온갖 정성을 다 바쳤는데 꽃들은 몰래 자기 곁을 떠났다는 사실에 큰 배신감을 느꼈다. 그 때였다. 어디에선가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감독관은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감독관님,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저는 여기 있습니다.”
대문 밖 울타리 밑에서 접시꽃이 방긋이 웃으며 꽃 감독관을 쳐다보고 있었다. 감독관은 몹시 반가웠다.
“야! 너였구나. 너 혼자뿐이냐? 다른 꽃들은 모두 어디 갔느냐?”
“모두 감관님이 안 계시니까 제멋대로 화왕님의 만든 어화원으로 갔습니다.”
“내 허락도 없이 가다니. 괘씸하구나. 그런데 너는 왜 떠나지 않았느냐?”
“저는 여기에서 감독관님의 집을 지켜야지요. 저마저 떠나면 집은 누가 지킵니까?”
“고맙구나. 내가 진정으로 사랑해야 할 꽃은 너였구나.”
꽃 감독관은 혼자 남아서 집을 지켜 준 접시꽃이 몹시 고마웠다.
“지금까지 나는 너한테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너 혼자서만 내 곁을 떠나지 않았구나.”
꽃 감독관은 그때부터 접시꽃을 대문을 지키는 꽃으로 삼았다. 그래서 접시꽃을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집 마당이나 대문 앞마다 심고 있는 것이다.
접시꽃은 해바라기와 함께 충신을 상징하는 꽃이다. 접시꽃은 해바라기처럼 늘 태양을 향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접시꽃은 촉규화(蜀葵花), 덕두화(德頭花), 접중화(接中花), 촉규(蜀葵), 계화(桂花), 단오금(端午金)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중국이 원산지이지만 오래 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야생처럼 되어 길 옆이나 빈 터에 저절로 나서 자라는 것이 많다. 줄기는 높이 2.5미터까지 자라고 털이 있으며 원기둥 모양으로 곧게 선다. 잎은 어긋나고 심장형이며 가장자리가 5∼7개로 갈라지고 톱니가 있다. 겨울에도 뿌리가 얼어 죽지 않는 여러해살이풀로 크고 둥근 잎 사이에서 짧은 꽃대가 나와 지름이 12센티미터나 되는 접시모양의 큼직하고 여러 가지 색깔의 꽃이 핀다.
접시꽃이라는 이름은 꽃의 모양이 접시처럼 납작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며 지방에 따라 그 이름이 다르다.
서울지방에서는 어숭어, 평안도에서는 둑두화, 충청도와 경상도 전라도를 총칭(總稱)하는 삼남(三南)지방에서는 접시꽃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촉규화(蜀葵花)라고 하는데 잎모양이 아욱을 닮았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접시꽃은 장미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난초처럼 청초하지도 않으며 백합처럼 고결하지도 않고 목련처럼 좋은 향기를 지니고 있지도 않다. 그러나 두드러진 점이 없는 소박하고 평범한 아름다움 덕분에 많은 사람들한테 사랑을 받는 꽃이다.
옛날 선비들이 쓴 글이나 화가들이 그림에 ‘규화(葵花)’가 많이 나오는데 이것을 두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바라기라고 풀이하지만 실제로는 접시꽃을 가리킨다. 접시꽃은 집안에 부귀(富貴)가 끊임없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마당이나 대문 앞에 널리 심었던 꽃이다.
중국 명나라의 본초학자 이시진(李時珍)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 접시꽃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접시꽃은 민가 곳곳에 심는데 초봄에 씨를 심는다. 겨울을 지난 묵은 뿌리서도 싹이 나오는데 연한 싹은 먹을 수 있다.
잎은 아욱 잎과 비슷하지만 더 크며, 수세미의 잎과 비슷하지만 가지가 갈라진다. 5월 21일 무렵인 소만(小滿) 절기가 지난 뒤에는 줄기높이가 5 - 6척에 달하도록 높게 자란다. 꽃은 무궁화와 비슷하지만 그보다 더 크며 진한 홍색(紅色), 홍색(紅色), 보라색(紫色), 검은색(黑色), 흰색(白色) 등이 있다. 약으로 쓸 때에는 붉은 꽃이 피는 것과 흰 꽃이 피는 것만 쓴다.
열매의 크기는 손톱만하고 껍질이 앓고 편평하다. 속에 들어 있는 씨는 쥐방울덩굴 열매나 느릅나무 열매를 닮았다. 접시꽃 싹을 오랫동안 나물로 먹으면 개에 물린 듯 정신이 둔하게 되는데 잘 낮지 않는다.
접시꽃의 꽃도 해바라기나 아욱과 같이 늘 해를 향하는 향일성(向日性)이 있으므로 옛 선비들이 충성심을 나타내는 글에 많이 나온다.
접시꽃의 뿌리줄기는 소변을 잘 누게 하고 고름을 멎게 하는데 좋은 효과가 있다.
씨는 방광과 신장의 결석을 빠져나오게 하며 꽃은 대하(帶下)를 치료하는데 좋은 효능이 있다.
옛날에는 닥종이에 접시꽃 잎의 즙을 먹여 빛깔이 푸르고 윤택이 나는 종이를 만들었는데 이 종이를 규지(葵紙)라고 하였다. 이른 아침에 이슬을 머금은 접시꽃의 잎을 따서 짓찧어 즙을 내서 그 즙을 종이 위를 골고루 문질러 스며들게 한 다음 약간 말려서 돌로 눌러 놓으면 접시꽃 잎의 푸른 색깔과 끈적끈적한 성분이 닥종이 속으로 스며들어 연한 푸른빛이 나고 질감이 매끄러운 종이가 된다.
조선 숙종 때 홍만선(洪萬選)이 농업과 일상생활에 관해 광범위한 사항을 적은 백과사전인 <산림경제(山林經濟)>에는 당나라 시인 백향산(白香山)은 항상 접시꽃 잎으로 물들인 종이를 썼다고 하였다.
접시꽃 잎으로 물들인 종이에 글씨를 쓰면 묵색(墨色)이 윤택하여 먹이 들어가면 정채(精彩)가 느껴진다고 하였다.
접시꽃은 아욱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로 무궁화나 아욱과 사촌쯤 되는 식물이다.
한자로는 촉규(蜀葵)라고 쓴다. 중국이 원산지인데 수천 년 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야생처럼 되어 우리나라 전체에 퍼져 자란다.
한여름철에 접시모양으로 큼직하게 피어나는 꽃이 아름다워서 길옆이나 정원에 흔히 심는다. 키는 2미터 넘게 자라고 잎은 넓은 심장꼴로 6~7갈래로 깊게 갈라진다.
6월에 무궁화를 닮은 크고 납작한 꽃이 피어서 가을에 씨앗이 익는다. 꽃빛깔은 붉은빛, 흰빛, 자줏빛 등이 있는데, 대개 여름철에 전초를 베어 말려서 약으로 쓰거나 가을철에 흰 꽃이 피는 것의 뿌리를 캐서 약으로 쓴다. 꽃이 활짝 피었을 때 하나씩 따서 그늘에 말려 두고 약으로 쓰기도 한다.
접시꽃의 어린 싹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 봄철에 어린순을 데쳐서 무쳐 먹거나 튀겨 먹거나 국을 끓여 먹는다. 줄기와 잎에는 미끈거리는 점액질이 많이 들어 있는데 아욱과 비슷한 맛이 난다. 옛날 책에는 맛이 달고 성질은 약간 차다고 하였다.
옛 사람들은 접시꽃 나물을 오래 먹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하였으며, 개고기와 함께 먹으면 몸에 병이 생겨 영영 낫지 않고,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얼굴색이 나빠진다고 하였다. 이는 접시꽃의 성질이 차가우므로 많이 먹거나 오래 먹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접시꽃의 줄기껍질은 매우 질겨서 삼과 마찬가지로 길쌈을 하거나 노끈을 만들 수 있다. 접시꽃 껍질로 만든 천은 매끄럽고 결이 곱다. 옛날에는 접시꽃 줄기로 천일 짜서 옷을 만들어 입기도 했다.
접시꽃은 꽃과 잎, 뿌리를 모두 약으로 쓴다. 옛 책에는 접시꽃은 맛이 짜고 성질은 차며 독이 없으며 열을 내리고 장과 위를 이롭게 하며 심기부족(心氣不足)을 다스린다고 적혔다.
옛 의학책에 적힌 접시꽃에 대한 약성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접시꽃의 어린 싹을 달여 먹으면 방광과 요로의 결석을 없애고 열을 내리며 독을 풀고 설사를 멎게 한다. 뿌리와 줄기는 열을 내리고 소변을 잘 통하게 하며 오줌에 피나 고름이 섞여 나오는 것을 치료한다. 접시꽃 싹을 나물로 먹으면 임질을 다스리고 속이 타는 것을 부드럽게 하며 해산(解産)을 쉽게 한다.”
접시꽃의 뿌리와 줄기 잎에는 끈적끈적한 풀과 같은 점액질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접시꽃 뿌리를 물로 달이면 마치 밀가루 풀처럼 된다. 이 점액질 성분이 갖가지 균을 죽이고 염증을 삭이는 작용을 한다.
접시꽃의 잎은 화상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아주 좋다. 잎을 짓찧어 불에 덴 상처에 붙이면 흉터가 남지 않고 잘 낫는다. 끈적끈적하고 미끈거리는 점액질 성분이 상처를 낫게 하고 병원균으로 인한 2차 감염을 막아준다.
접시꽃 씨앗은 임질을 치료하고 태아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으며 모든 옹(癰)・종기(腫氣)・창(瘡)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접시꽃의 뿌리는 여성의 냉증과 대하증, 생리불순, 생리통 등 갖가지 부인병을 치료하는데 특효가 있다.
대하(帶下)란 자궁과 질의 염증으로 인해 질에서 끈적끈적한 분비물이 나오는 것을 가리키는 말인데 흔히 ‘냉(冷)’이라고도 한다.
여성의 성기에서 나오는 모든 분비물을 일러서 냉(冷)이나 대하(帶下)라고 한다. 이것은 서양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질염이나 자궁염이며 대개 세균의 감염으로 인해 생긴다. 대하(帶下)라는 이름은 골반(骨盤)과 허리 부분을 빙 둘러싸고 있는 대맥(帶脈)의 기운이 약해지면 허리띠가 헐렁해져서 바지나 치마가 흘러내리듯 분비물이 아래로 흘러내린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여성의 질에는 산성 분비물을 내보내는 기관이 있어서 늘 질 안이 촉촉하게 유지되는데 건강한 여성은 분비물이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고 냄새가 나지 않는다.
여성의 질 내부는 따뜻하고 촉촉하여 병원균이 살기에 아주 좋다. 그래서 건강한 여성의 질 안에도 많은 세균들이 살고 있는데 질 분비물은 나쁜 병원균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여성의 질 내부는 병원균을 죽이기 위해서 늘 약한 산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너무 꼭 끼는 옷을 입어서 통풍이 잘 안 되거나 항생제 같은 것을 많이 먹어서 정상적인 세균이 죽어서 없어지고 면역력이 떨어져서 병원균에 감염되었을 때 질 속에 염증이 생겨서 분비물이 밖으로 많이 흘러나오게 된다. 질염이 있으면 분비물이 많이 나오는 것 말고도 성행위를 할 때 통증이 생기고 음부가 몹시 가렵거나 오줌을 눌 때 통증이 있을 수도 있다.
분비물은 희거나 누렇거나 붉은 것이 있으며 순두부 찌꺼기 같은 것이 나오기도 한다.
분비물의 빛깔이 흰 것을 백대하(白帶下)라고 하고
붉은 것을 적대하(赤帶下)라고 한다.
누런 것은 고름이 섞여 나오는 것이고 붉은 것은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이며
그 중간 색깔은 피와 고름이 다 같이 섞여 있는 것이다.
질염에는 일반 세균성 질염과 트리코모나스 질염, 칸디다스 질염, 염증성 질염, 위축성 질염 등이 있다.
그 밖에 자궁내막염이나 자궁경부미란 등으로 인해 냉이 많이 나오기도 한다.
접시꽃 뿌리는 여성들의 냉, 대하에 가장 좋은 치료약 가운데 하나다. 몹시 심한 대하증이라고 할지라도 접시꽃 뿌리를 달여서 오래 먹으면 반드시 낫는다.
접시꽃은 질염이나 자궁염으로 인해 고름 섞인 피가 나오는 것과 자궁 속에 좋지 않은 것이 들어 있는 것을 없애는 데 효험이 아주 크다. 옛날부터 붉은 꽃이 피는 것은 적대하(赤帶下)를 다스리고 흰 꽃이 피는 것은 백대하(白帶下)를 다스린다고 하였다.
접시꽃 뿌리는 여성의 냉증, 자궁염, 자궁출혈, 생리불순, 생리통 등 갖가지 부인병에 아주 좋은 약이다.
접시꽃 뿌리를 날것으로 50-100그램에 물 한 되를 붓고 절반이 되게 약한 불로 달여서 하루 두세 번에 나누어 먹는다.
한 여성이 몸이 뚱뚱하고 아랫배가 차갑고 생리가 일정하지 않으며 뱃속에 딱딱한 덩어리 같은 것이 있어서 결혼한 지 10년이 지났으나 아들을 낳지 못하였다. 생리통도 심하고 자궁에 염증이 심해서 냄새가 나는 분비물이 많이 나온다고 하였다.
접시꽃 뿌리를 많이 캐서 솥에 넣고 오랫동안 푹 끓이면 미끈거리는 점액질이 많이 나와서 묽은 죽처럼 되는데 그것을 날마다 한 대접씩 먹게 하였다. 과연 그 방법은 효과가 좋아서 차츰 몸무게가 줄어들고 생리통이 없어졌으며 뱃속의 덩어리도 사라지고 자궁염도 깨끗하게 나아서 건강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임신을 해서 다음 해에 옥동자를 낳았으며 그 뒤로 자녀를 셋이나 더 낳았다.
접시꽃은 방광이나 요로 결석, 피오줌을 누거나 오줌을 잘 못 누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등 방광의 염증이나 방광암(膀胱癌)에도 아주 좋은 약이다. 방광암은 현대의학에서 제일 고치기 어려운 암 중에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접시꽃 줄기와 잎을 달여 먹으면 어렵지 않게 고칠 수 있다.
여러 해 전에 방광암 환자를 접시꽃 전초를 달여 먹게 하여 방광암 환자를 몇 사람 고쳐 준 적이 있다.
접시꽃은 방광암이나 방광염에는 아주 탁월한 효과가 있지만 신장암이나 자궁암 등 다른 암에는 효과가 없다.
방광암에는 접시꽃 전초를 말린 것 40-60그램을 물 1되에 넣고 물이 절반이 되게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밥 먹기 전에 먹는다. 이와 함께 접시꽃을 따서 그늘에서 말려 두었다가 하루 10-20개씩 차로 달여서 마시면 치료효과가 더욱 빠르다. 방광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나 피오줌을 누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등의 증상이 차츰 없어지면서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고 암이 낫는다.
대략 6개월에서 1년 동안 복용하면 3기 말에서 4기에 이른 방광암을 완치할 수 있다. 그러나 항암제를 썼거나 방사선 치료 등을 받은 사람은 효과가 별로 없거나 약하게 나타나므로 유의해야 한다.
다 나았다고 할지라도 재발을 막기 위해서 3-4개월 더 복용하는 것이 좋다. 완전히 낫고 나면 수십 년이 지나도 재발하지 않는다.
접시꽃은 마당이나 뜨락, 길거리마다 자라는 최고의 부인병 명약이며 방광암 명약이다. 이렇게 좋은 약이 집집마다 혹은 거리마다 지천으로 늘려 있건만 어찌하여 온갖 부인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얼마나 많고 또 방광암으로 죽어가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가.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천하제일의 명약을 눈앞에 두고 약을 몰라서 엉뚱한 곳에서 약을 찾아 헤매고 있거나 질병으로 고통을 받으면서 죽어가고 있다.
다음의 시는 신라 말기의 큰 문장가이며 학자인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 선생이 중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자신의 서글픈 처지를 접시꽃에 비유하여 지은 것이다.
寂莫荒田側 거칠고 적막한 언덕 귀퉁이에
繁花壓柔枝 탐스렇게 피어 가지를 눌렀네
香輕梅雨歇 장맛비 그치니 그 향기 바람에 날리고
影帶麥風歌 보리 익는 훈풍에 그림자 흔들리네
車馬誰見賞 수레나 말을 탄 사람은 아무도 보아 주지 않고
蜂蝶徒相窺 부질없이 벌 나비만 와서 엿보는구나
自慙生地賤 천한 땅에 태어난 것이 스스로 부끄러워
堪恨人棄遺 사람들한테 버림받아도 참고 견디네
민간에서 접시꽃을 질병 치료에 활용하는 보기를 몇 가지 소개한다.
임질
접시꽃 뿌리를 깨끗이 씻어 짓찧어서 물에 달여 마시면 잘 낫는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올 때
접시꽃 줄기를 말려 가루 내어 술과 함께 한 숟갈씩 하루 3번 먹는다. 간단한 방법이지만 상당히 효과가 좋다.
급성 임질
접시꽃 뿌리 5~10그램, 질경이 씨 5그램을 물로 달여서 날마다 마신다.
종기로 통증이 심할 때
뿌리의 검은 껍질을 벗겨 내고 짓찧어서 붙인다. 통증이 없어지면서 잘 낫는다.
부인의 대하로 배가 몹시 아플 때
접시꽃 35~40그램을 그늘에서 말려 가루 내어 빈속에 5~10그램씩 하루 3번 먹는다.
이때 반드시 흰 꽃을 쓴다.
대소변이 잘 안 나올 때
접시꽃 씨를 가루 내어 진하게 달여서 마신다.
방광결석
씨를 볶아서 가루 내어 밥 먹기 전에 따뜻한 술과 함께 먹는다.
접시꽃 당신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 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 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덩을 덮은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 약 한 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 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접시꽃
당신은 벌레 한 마리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 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 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 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 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접시꽃 당신/도종환
이 시는 도종환 시인이 아픈 아내가 병을 앓고 있던 중 임신을 해서 결국 아기를 낳고 죽은 눈물겨운 사연이
담겨 있는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