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문극장 2019 아파트연극 김윤영 원작 박찬규 각색 신명민 연출의 철가방 추적 작전
공연명 철가방 추적 작전
공연단체 두산인문극장
원작 김윤영
각색 박찬규
연출 신명민
공연기간 2019년 4월 9일~5월 4일
공연장소 두산아트센터 Space111
관람일시 4월 16일 오후 8시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두산인문극장 2019 아파트연극 김윤영 원작, 박찬규 각색, 신명민 연출의 <철가방 추적 작전>을 관람했다.
1971년 서울 출생으로, 이화여대 사회생활학과와 성균관대 대학원 사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제1회 창비신인소설상에 「비밀의 화원」이 당선되어 등단한 이래, 현실감있는 소재로 동세대 삶의 단면을 감각적이고 날카롭게 포착하는 작품들을 써왔다. 저서로는 소설집 『루이뷔똥』, 『타잔』, 평전 『박종철, 유월의 전설』『달 위를 걷는 느낌』 등이 있다. 2008년 대산창작기금을 수혜했다.
각색을 한 박찬규는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극작과를 졸업했다. 2007년 파파프로덕션 희곡 공모에 당선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희곡「창신동」,「날숨의 시간」,「공장」,「졸업작품」등을 써서 무대에 올렸다. 혼돈과 상처로 가득한 십대들의 내면과 일상을 담담하게 그린 청소년희곡「옆에 서다」로 국립극단 ‘예술가창작벨트’에 선정되었다.
신명민은 1986년생으로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으로 창작집단 LAS의 연출이다. 연극 ‹우리별› ‹레라미 프로젝트› ‹혼마라비해?› ‹소년B› ‹미래의 여름› ‹적의 화장법› ‹복덕가아든› ‹만추› ‹여배우의 혼› ‹쇼핑몰에서 보내지 못한 휴일› ‹아침이 있다› ‹열아홉 선물› 등을 연출한 장래가 발전적으로 예측되는 연출가다.
무대는 아파트 단지의 한 공간이다. 학교교실, 교무실, 아파트 단지 내의 벽, 거리, 중국음식점, 골목 등으로 사용된다. 책상과 의자를 배치하고 장면변화에 따라 이동 배치한다. 배달통과 헬멧, 외벽을 칠하는 붓 같은 공구, 포장된 음식이 극 전개에 따라 사용된다.
강남의 외딴섬, 또는 강남의 음지로 불리는 수서의 임대아파트 단지는 그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근 주민들의 눈엣가시다. 학교는 그렇다 쳐도 수서중학교에 배정되는 일반 단지 애들은 꼭 한번 씩 난리를 치곤했는데 기어이 전학을 시키거나 강남교육청을 고소하는 일도 있다. 집값 떨어진다고 하는 정도는 불평 축에도 못낀다. 임대아파트 애들이랑은 놀지 말라며 문둥병자 취급하는 부모들 중에 박사며 교수며 의사가 있다. 무시를 당할수록 임대아파트 애들은 똘똘 뭉쳤다. 어차피 집에 있어봤자 좁기만 하고 컴퓨터도 비디오도 오디오도 게임기도 없고 읽을 책은 더욱 없고 정훈이 아버지처럼 아코올 중독이거나 장애인, 노인네들이 집집마다 있어 다들 집밖으로 뛰쳐나오곤 했다. 돈이 아이들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돈 있으면 게임방도 오락실도 가지만 돈 없으면 모여서 무슨 일인가를 벌이고 그러다보면 학교는 꼭 가야 할 의미가 없는 곳이다. 그 아이들은 점점 투명인간처럼 되어간다. 선생들은 잘 보이는 애들만 가르쳤고 그래도 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소외받는 아이들은 다른 꿈을 꾸고 다른 미래를 키워간다. 자기들 중의 누군가가 탈출을 감행하려 하면 자신은 그럴 계획이 없다 하더라도 기꺼이 도우려 한다. 비록 사전에 아무 얘기도 못 들었다 하더라도 주인공 정훈의 지금 위치며 상황을 누구보다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애들이다. 화장실이나 복도, 매점 한구석에 모여 혹은 정답게 담배를 나눠 피면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눈다.
극중 임대 아파트에 사는 '정훈'은 최저 등급이다. 자신을 좋아한 여학생 '다연'의 돈을 훔쳤다는 누명을 쓴 뒤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그림에 재능이 있지만 이를 사치로 여기고 자신을 구박하는 부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가출도 한다. 벽화 아르바이트를 하며 꿈을 키우지만 이마저 무산된다. 어느 날 벽화가 망쳐졌는데 가난하다는 이유로 주범으로 몰린다. 좋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벽화를 망친 사실이 확인되었는데도 매정한 주인아줌마는 정훈과, 역시 임대아파트에 사는 '희찬'이 원인을 제공했을 것이라고 오히려 몰아붙인다.
가난하게 태어나 임대아파트에 산다는 이유로 정훈과 희찬에게 학교 급우 뿐 아니라 세상은 냉대를 퍼붓는다.
'철가방 추적작전'은 이러한 현실을 주인공 정훈의 담임교사 '봉순자'를 통해 파헤쳐 진다. 그녀는 어려운 처지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졸업과 진학을 우선적으로 권한다. 그런 과정에서 무단결석을 하는 주인공 정훈을 다시 학교로 데려오기 위해 철가방을 든 청소년들의 행방을 좇는다. 이 과정에서 봉순자는 신념처럼 지켜온 교육관이 흔들리는 것을 의식한다. 자신이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외면해온 학생들에 대한 차별과 불공정한 사회적인 뒷부분을 목격하게 된다. 봉순자 선생도 정훈이 다연의 돈을 훔쳤다고 지레 짐작했으나, 다연이 그 돈을 찾고도 정훈에게 사과하지를 않는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대단원에서 주인공 정훈이 결국 택한 곳은 중국집이다. 그곳에서 먹고 자고 하는 정훈의 그림을 그리던 손은 설거지와 배달로 인해 퉁퉁 붓고 굳은살이 배어 있다. 그러나 얼굴표정은 밝고 미소를 띄고 있다. 준비한 선물 장갑을 정훈에게 주고 짜장면을 먹은 뒤 일어서며 가슴 쓰려하는 봉순자의 모습에서 관객은 동병상련의 심정이 되어 관극을 마친다.
강지은이 봉순자 선생 역으로 출연해 일생일대의 명연을 펼친다. 김효숙이 벽화 알바를 시키는 아파트 주인아줌마 역으로 뛰어난 연기력을 발휘한다. 이철희가 학교 교사와 주인공의 아버지 역을 대조적인 성격설정으로 호연을 보인다. 전수지가 학교교사 역으로 출연해 안정적인 호연을 펼친다. 김지훈이 주인공의 선배로 출연해 저력 있는 연기력으로 주목을 받는다. 신창주가 주인공의 친구로 출연해 발군의 기량으로 호연을 보이며 극의 감초역할을 하고 극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이종찬이 주인공 정훈으로 출연해 연기자로서의 발전적인 장래를 예측토록 한다. 김벼리가 동급생으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으로 기량을 드러낸다.
조연출 음향오퍼 김선빈, 무대디자인 신승렬, 조명디자인 정유석, 음악감독 김희은, 음향디자인 정혜수, 영상디자인 김성하, 의상디자인 오현희, 분장 소품디자인 장경숙, 움직임지도 권영호, 무대감독 이보한, 그래픽디자인 이원섭, 사진 서울사진관, 인쇄 으뜸프로세스 그 외의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합하여, 두산인문극장 2019 아파트연극 김윤영 원작, 박찬규 각색, 신명민 연출의 <철가방 추적 작전>을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을 현실반영연극으로 창출시켰다.
4월 16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