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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강물처럼 -심우기의 시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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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시 스크랩 그리운 바다 성산포 / 詩 - 이생진 시인 / 낭송 - 지정애
시강 추천 0 조회 12 11.11.18 06:3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그리운 바다 성산포 [詩:이생진시인 / 낭송:지정애]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난 떼오놓을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섬에서 한달만
그리움이 없어질때 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수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바다는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슬픔을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죽는일을 못보겠다

온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못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을 보고 있는 고립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을 좋아하던 사람 죽어서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놓아 주었다

365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못하는 눈

육십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그리운바다 성산포4 - 이생진/낭송: 윤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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