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국가부도 --이주혁님
미국은 겉으로 볼 때는 경제가 좋아 보이지만 요즘 보이는 여러 현상들은 매우 불안한 것 일색이다.
첫째 미국 은행 예금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50% 가까운 숫자의 미국인이 은행 예금이 한 푼도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즉 직장을 잃으면 곧바로 집 밖에 나앉아야 하는 사람들 천지라는 뜻이다. 신용카드 연체율도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주식값이 마구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이 폭락하면 사람들은 불안해서 소비를 못한다. 게다가 물가도 잡히지 않고 있으니 곧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갈 것은 지금 기정사실로 보인다.
둘째 킹달러라고 달러가 최대 강세라고 하지만 불안한 건 미국 국채가 휴지가 되고 있는 현상이다. 미국이 지금껏 너무 많은 달러를 찍어냈기 때문에 연준은 긴축을 하며 그걸 거둬들이는 상황인데 돈을 흡수하려면 국채를 무진장 발행해야 한다. 문제는 미국 국채 최고 보유국인 일본과 중국도 지금 연일 미국채를 내다 팔고 있단 점이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가 이렇게 남발되어 값이 휴지조각보다 못하게 되면 미 정부는 거지가 되는데 이미 국가 부채가 너무 극심해서 미국법에 명시된 채무 규정을 넘어서 버렸다.
올해 7월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정부 채무 상한선을 높이는 데 합의해주지 않으면 미국은 사상최초의 국가부도, 디폴트를 선언해야 한다. 미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는 지금 한국 정치권보다 더 안좋다. 절대로 공화당이 쉽게 이걸 해주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국가부도사태가 진짜로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마 디폴트까지 가겠어, 미국이? 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설사 간신히 국가부도를 면한다 하더라도, 장차 미국의 위상은 예전과 같지 못할 것이다. 미국의 패권은 곧 달러의 힘에서 나오는데, 이렇게 디폴트니 뭐니 시끄러운 동안 미국의 위상은 앞으로 계속해서 하락할 것이고 조용히 그 자리를 중국이 잠식해 들어갈 것이라고 본다.
팍스 아메리카나는 이미 트럼프 시대 코로나에 잘못 대처하면서 돈을 막 찍어낼 때부터 매우 매우 위태로왔다. 미국이 다음 달, 2분기부터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들어가고 정부가 부도난다 안 난다 엎치락 뒤치락거리는 새에 중국이 리오프닝으로 경기를 회복하면 수많은 나라들이 중국에 들러붙어서 그쪽에 줄서서 먹고 살려 할 것이다. 이게 물론 지금 당장의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의 패권은 쇠락하고 중국이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농후해 보인다.
그럼 한국은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까? 한국이 가장 유리한 점은, 중국과 미국 어느쪽에도 원수 진 적이 없다는 사실에 있다. 중국은 일본, 대만과는 오래 전부터 앙숙이지만 한국을 미워하진 않는다. 또 미국은 중동 여러 나라들과 러시아 등은 싫어하지만 역시 한국은 전혀 미워하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는 외교적으로 중립적 균형을 잘 잡으면서 이쪽과 저쪽 시장 모두를 잃지 않고 중국에도 장사를 하고 미국에도 물건 팔고 러시아에도 팔아먹고 하며 합리적인 스탠스를 밟아 나가는 것이 이런 불안정하고 어려운 시대를 헤쳐나가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한국은 굳이 어느 쪽에 확실히 줄을 서야 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