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급성 골수성 백혈병) 투병 일천스물다섯(1025) 번째 날 편지, 1(안부, 소식)-2023년 6월 28일 수요일
사랑하는 큰아들에게
2023년 6월 28일 수요일이란다.
오늘 편지 배경음악도 ‘기도 찬양’을 올렸으니, 클릭해서 찬양을 들으면서 편지를 읽어 보시게….^^
사랑하는 큰아들아
어제는 오랜만에 이발했는데, 아빠가 이발하더라도 이발소나 미용실에 가지 않고, 아빠가 우리 집 욕실에서 가위와 면도기를 이용해서 스스로 하는 이발이라 머리를 자른 모습을 남들이 보기에는 단정하지 못할지 몰라도 우리 교회가 경매로 넘어간 이후 지금까지 지난 십수 년간 이렇게 이발하면서 살아왔구나.
특히, 혈액암 투병 중에는 항암치료로 인하여 머리가 빠졌다가 이제 조금씩 새로 난 것이라, 가위로 자를 머리카락도 그리 많지 않지만, 면역력이 없어 머리카락을 자르러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이발소나 미용실에 갈 수 없구나.
그래서, 우리 집에서 머리를 잘라야 하는데, 비싼 돈을 주고, 전문 이발사를 불러 이발을 할 수도 없는데, 마침 그동안 아빠 스스로 머리를 자르던 비결(노하우 / know-how)이 있어 더욱더 유용하고, 이런 때는 빛을 발하는구나….^^
아빠가 아빠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던 초기에는 우리 교회가 경매로 넘어가므로 인하여 이발하는 비용이라도 절약하려고 시작한 이발이 이제는 혈액암으로 면역력이 없어 대중이 이용하는 이발소나 미용실에 갈 수 없게 되자 더욱더 요긴하게 쓰이는구나….
거기다 더 빛나는 것은 아빠 머리가 검은 머리가 아니라 백발이다 보니, 삐뚤삐뚤 엉성하게 잘린 머리라도 별로 표가 안 나는 것 같아(나 혼자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몰라도) 그냥 봐 줄 만하고, 그런대로 살아갈 만한 하구나….^^
어제 이발을 한 김에 샤워했는데, 시원하고, 개운해서 좋기는 했는데, 거울에 비친 아빠 몸이 온통 붉은 꽃으로 가득하고, 살이 없어 살가죽과 뼈만 앙상한 모습을 보니, 민망하고, 마음이 아프니, 하루속히 치료받고 살이 쪄야 할 것 같구나….^^
그리고, 목욕하고, 옷을 입기 전에 몸을 말리는 동안에 몸이 간지러운 것을 덜어주기 위해 혈액내과에서 처방해준 데스오웬로션과 피부과에서 처방해준 각종 연고를 온몸에 바르고, 한참을 말렸는데도, 몸의 간지러움은 여전하구나….
사랑하는 큰아들아
아빠 신학 동창들이 모여 만든 단톡방에서 나도 모르게 빠져나온 지 2주가 되었는데, 아빠가 빠져 나간 줄 모르고 있어서 그런지 아직도 아빠를 다시 부르거나 초대하는 이가 없으니 조금은 섭섭하기도 하구나….
하지만, 신학 동기들이 모인 동창방을 몇몇 목사들이(국민의짐 당원인듯함) 국민의짐 당원들이 모여 만든 단톡방으로 착각할 정도로 윤 대통령과 여당을 칭찬하는 글들과 야당과 전 정권을 비난하는 글들을 비롯해 각종 극보수적인 정치 이야기로 도배하니, 정말 싫었는데, 그 글들을 안 보니, 마음이 편하구나….^^
더구나 웃기는 일은 그들이 그런 짓을 해도 아무 소리 안 하고, 가만히 지켜보고, 일부는 동조한다는 사실인데, 그 열심 가지고, 목회나 열심히 하면 될 것을(목회나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친구 단톡방에서 정치 이야기를 늘어놓으니, 그 목사들은 차라리 국민의짐에 가입해서 정당에 속해 정치를 하는 게 나을 것 같구나….^^
하긴, 그들이 정당에 가입하면, 거기는 워낙 정치적으로 날고 기는 이들이 많으니, 아무런 존재감도 없지만, 정치 이야기로 도배를 해도 아무런 제제나 이야기를 안 하는 착한 목회자 방에 와서 난리를 치는 것으로 생각하니, 참으로 불쌍하구나….
사랑하는 큰아들아
오늘은 ‘전기요금’이라는 기도문과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글을 기록해 본단다.
♡전기요금♡
글: 주시(主視) 김형중
주님!
3년간 혈액암 투병 생활을 하다 보니
기온과 날씨의 변화에 무척 민감해
몸이 덥고, 춥고, 적정한 온도를
확연하게 구분해 ‘춥다 덮다’고 하면서
니를 더욱더 힘들게 하고 있사옵니다.
주님!
올여름에는 무척 덥다고 하니
올여름 내내 에어컨을 켜 놓고
살아야 할 것 같아 전기요금이 올라
엄청나게 나올 전기요금이 걱정되오니
비교적 선선한 날씨들을 허락하시고,
에어컨 사용으로 나올 엄청난 전기요금을
무난하게 감당할 수 있는 넉넉한 물질로
풍족하게 축복해주시옵소서…. -아멘-
(2023년 6월 28일 수요일에)
♡피는 물보다 진하다.♡
글:주시(主視) 김형중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듯이
혈액암 투병을 3년 동안 하다 보니
이 말이 내 가슴에 깊이 와닿는다.
내가 혈액암이라는 소식을 들은 후부터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을 비롯해
사람들이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이며
물심양면(物心兩面)으로 도움을 주었다.
그런데 시간이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조금 먼 거리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하나둘씩 멀어지기 시작하더니,
혈액암 투병 3년여가 되다 보니
우리 가족만 내 곁에 남은 것 같다.
(2023년 6월 28일 수요일에)
사랑하는 큰아들아
올여름 4인 가구가 하루 평균 10시간 정도 에어컨을 사용하면 전기요금이 최대 14만 원을 넘어 ‘냉방비 폭탄’을 주의하라는데, 올여름은 7년 만에 '슈퍼 엘니뇨' 현상이 예고돼 장마가 끝난 뒤 역대급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라네….
25일 연합뉴스가 한국전력에 에어컨 종류별 사용 시간에 따른 요금 변화 시뮬레이션을 의뢰한 결과, 4인 가구가 하루 평균 7.7시간 에어컨을 사용하면, 시스템형과 스탠드 분리형 요금이 10만 원을 넘어선다네.
2019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에어컨 종류별 시간당 전기소비량을 추정한 결과, 시스템형이 1.1㎾h(킬로와트시)로 전력 소비가 가장 컸으며, 스탠드 분리형(0.8㎾h), 벽걸이 분리형(0.5㎾h) 순으로 뒤를 이었다네.
월평균 283㎾h의 전기를 사용한 4인 가구가 평균인 하루 7.7시간(2018년 한국갤럽 조사) 에어컨을 사용할 때 시스템형 월 전기요금은 12만2210원(사용량 530㎾h), 스탠드 분리형 10만3580원(사용량 479㎾h), 벽걸이 분리형 7만5590원(사용량 408㎾h)이라네.
같은 조건에서 에어컨을 1시간씩 더 가동해 8.7시간 쓰면, 전기요금은 시스템형 13만3900원, 스탠드 분리형 11만2710원, 벽걸이 분리형 7만9750원으로 오르고, 에어컨을 2시간씩 더 사용해 9.7시간 쓰면, 전기요금은 시스템형 14만5590원, 스탠드 분리형 12만2210원, 벽걸이 분리형 8만3910원으로 높아진다네.
반대로 하루 평균 2시간씩 에어컨 사용을 줄이면, 최소 8320원∼2만3380원까지 월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는데, 전기요금이 작년 10월부터 3차례에 걸쳐 ㎾h당 28.5원 증가해 올해 에어컨 사용량을 줄이지 않으면 '냉방비 폭탄' 고지서를 받아들 가능성이 크다네.
한전이 여름철보다 에어컨 사용량이 현저히 낮은 5월 4인 가구 전기 사용량 추정치(283㎾h)를 올여름 전기요금 추계에 활용했기 때문인데, 한전은 여름철(7·8월)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3단계 누진 구간의 상한을 단계마다 상향 조정한다네.
1단계 0∼200㎾h에서 0∼300㎾h, 2단계 201∼400㎾h에서 301∼450㎾h, 3단계 401㎾h 이상에서 451㎾h 이상으로 조정하지만, 냉방기기 사용량 증가로 누진 구간이 바뀌면 요금 증가 폭은 더욱 가팔라진다네.
한전은 "평소 전기소비가 많은 가구일수록 에어컨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올해 상반기의 2차례 요금 인상으로 부담이 가중된 취약계층과 소상공인·뿌리 기업은 복지할인 제도, 전기요금 분할납부 제도 등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아무튼, 오늘 오전 편지 여기서 마치니, 오늘 하루도 안전하고, 건강하고, 늘 평안하고,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며, 주님 안에서 안녕히…….
2023년 6월 28일 수요일 오전에 혈액암 투병 중인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