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사랑
未成愛情有多恨(미성애정유다한)-못 이룬 사랑이 얼마나 한이 되었으면
灵魂石變不知離(영혼석변부지리)-영혼끼리 돌이 되어 떨어질 줄 모르나
互相抱擁接吻樣(호상포옹접문양)-서로를 포옹하고 입을 맞춘 모습은
地震動搖不變愛(지진동요불변애)-지진이 흔들어도 변하지 않을 사랑
鐵熔酸也無形體(철용산야무형체)-쇠는 녹고 삭아서 형체가 없어지지만
石生草難奪不堅(석생초난탈불견)-돌은 풀 나기 어렵지만 그 굳음을 뺐지 못해
千風雨洗初心不(천풍우세초심불)-천년을 비바람에 씻겨도 초심을 잃지 않고
萬土水中不老相(만토수중불로상)-만년을 흙과 물속에서도 늙지 않은 모습으로
沈默永劫愛表現(침묵영겁애표현)-침묵으로 영겁의 사랑을 보여주니
以真爲貴水石像(이진위귀수석상)-참으로 진실하고 귀한 수석의 모습이라 !
농월(弄月)
못 이룬 사랑이 얼마나 한이었으면 수석으로 변했을까 !
위에 사진은 친구가 갖고 있는 수석(水石) 사진이다.
수석(水石)의 문양(文樣) 모습이 마치 사랑하는 연인이 절절(切切)히 입맞춤 하는 것
같아서 돌에 대하여 몇자 적어 본다.
필자는 수석(水石)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지만 기기묘묘(奇奇妙妙)한 모양들이
신비롭다.
동서양을 통하여 돌(石)문화의 역사는 다양하고 깊다
유물유적(遺物遺蹟)도 많고 돌에 대한 구비문학(口碑文學)도 많다.
금은(金銀)이나 다이아몬드 옥(玉)같은 것은 귀한 것이기 때문에 일상(日常)에서
쉽게 사용 할 수가 없다.
주로 철(鐵)이나 돌을 많이 사용하는데 철(鐵)은 오래되면 부식(腐蝕)되고 삭아서
보존이 어려운 반면 돌은 내구성(耐久性)이 강하기 때문에 비석(碑石)이나
석상(石象)으로 누천년(累千年)을 전해 내려온다.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하면 서예(書藝)가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금석학(金石學)의 대가(大家)이다.
구리로 만든 옛 그릇(古銅器)이나 돌에 조각된 문자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북한산 진흥왕순수비(眞興王巡狩碑)도 추사(秋史)가 해독하여 밝혀낸 것이다.
돌에 대한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는 많이 전한다.
남편을 기다리다 돌로 변한 망부석(望夫石)
아내를 기다리다 돌이 된 망부석(望婦石)
돌에 새긴 옛 하늘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개우석(介于石)”은 돌에(于石) 새겨(介) 맹서(盟誓)한다는 말이다.
대만 총통이었던 장개석(蔣介石)의 본명은 장중정(蔣中正)이었는데,
모택동에 패해 대만으로 물러나면서 본토 수복의 맹서를 새삼 다지기 위해
이름을 돌 이름인 개석(介石)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삼국유사에는 돌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문무왕의 유언에 따라 동해 바다에 왕릉을 쓴 대왕암(大王岩)
승전법사(勝詮法師)는 갈항사(葛項寺)를 짓고 돌멩이를 집 식구(眷屬)로 삼아
화엄경(華嚴經)을 강의했다
그 돌멩이 일부가 경북대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백제의 삼천궁녀가 꽃처럼 떨어졌다하여 낙화암(落花巖) 타사암(墮死岩)
신라의 두 청년이 국가에 충성을 맹서하고 바위에 새긴 임신서기석(壬申誓記石)
사불산(四佛山) 대승사(大乘寺)는 불상이 새겨진 돌이 하늘에서 떨어진 곳에 세운 절이다.
전북 순창군 적성면 석산리 불암사(佛巖寺) 터 마애불(磨崖佛)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불암사지에 한 처녀 보살이 금동 불상을 모셔 놓고 애기 못 낳는 신도들에게 자식을점지해 주고 있었다.
그때 인근의 축암사에서 무술 수련을 하는 총각 스님이 있었다.
총각 스님은 저녁이면 불암사로 무술을 배우려 왔다.
그날도 저녁에 불암사에 병술을 배우러 왔는데 마침 스님이 외출을 하고 없었다.
기다리는 동안 달이 밝은데 문득 불량한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오늘밤 저 처녀 보살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지”
불암사에서는 매월 보름날이 되면 처녀 보살들이 절 아래 샘에서 목욕을 하였다.
주지스님은 처녀 보살이 목욕날은 스님들의 외출을 금했다.
그래서 사람이 없었다.
처녀 보살이 목욕을 끝내고 옷을 입으려고 할 때 총각 스님이 갑자기 처녀를 안았다.
처녀 보살은 “내 몸은 개인의 몸이 아니라 중생의 몸이니 놓아라.”라고 하였다.
하지만 총각 스님은 더 세게 처녀 보살을 안았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총각 스님이 안고 있는 것은 처녀 보살이 아닌 돌이었다.
처녀 보살이 돌로 변한 것이다.
불암사의 주지 스님은 처녀 보살의 얼을 새기기 위해 불암사 뒤편 바위에 부처님을
새겨 마애불을 모시고 아기부처를 주변에 묻었다고 한다.
총각 스님은 죄책감을 느끼고 망월대에 올라 떨어져 죽으려고 절벽 아래 몸을
던지려는 순간 돌로 변해 버렸다.
사람들은 이 돌을 “총각 스님 돌”이라고 불렀고, 총각 스님 돌이 바라보이는
봉우리를 처녀봉이라 불렀다.
총각 스님이 타고 온 말은 사람이 돌로 변하자 말도 놀라 절벽으로 떨어지는 순간
역시 돌로 변하여 말바우가 되었다고 한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