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 10. 18. 금요일.
종일토록 가을비가 내렸다.
<국보문학>카페 '등단 시인방'에 돌샘 이길옥 시인의 '까치밥'이란 시가 올랐다.
조금만 인용한다.
어거지로 따려다
가지라도 꺾이는 날이면
골절상을 건너뛴 황천행이니
못 따낸 심사가
뱃속을 휘젓고 뒤집으며 난장을 튼다.
내가 댓글 달았고, 퍼서 '세상사는 이야기방'에 올려서 내 글감으로 삼는다.
내 댓글 :
키가 무척이나 높게 크게 자라는 감나무.
감나무 꼭대기 잔가지에 매달린 감(홍시).
그거 따려면 무척이나 힘이 들고 위험해서 결국에는 포기해서 새들의 먹이감으로 남겨 두지요.
오래 전 제 아버지는 과일 묘목을 대전에서 트럭으로 운반해서 시골 텃밭에 심었다가 실패. 그래도 조금만 남아서 고목이 되었지요.
그의 아들인 나도 다시 감나무 등 묘목 400여 그루 심었다가 또 실패.
그래도 몇 그루는 살아남아서 감이 열리지요.
내가 고향 떠난 지도 오래되었으니 지금쯤 감(홍시)은 까치밥이 되어서 새들이나 맛있게 먹겠지요.
제 시골집 바로 아래에 있는 집에서 아들 청년이 시골집에 왔다가 감나무에 올라갔고 실수해서 떨어져서 정갱이가 부러졌지요.
화가 난 아랫집에서는 그 감나무를 베어서 아예 없애버렸지요.
감나무 줄기와 가지는 아주 약해서 곧잘 부러져서 아주 위험하기에.... 감을 다 딸 수가 없기에 남겨 두지요.
'까치밥'으로.
글 정말로 고맙습니다.
엄지 척! 합니다.
사진은 인터넷으로 검색했다.
용서해 주실 것이다.
사진에 마우스를 대고 누르면 사진이 크게 보임.
충남 보령시 웅천읍 구룡리 화망마을에 있는 내 시골집
낡은 함석집을 둘러싼 텃밭 세 자리.
1960년 아버지는 대전에서 감나무, 사과나무, 무화과, 탱자나무 묘목 등을 사서 대형 트럭으로 실고와서 텃밭 세 자리와 욱굴산에 묘목을 심었다.
아쉽게도 일꾼아저씨가 감나무 묘목까지 보살필 여유가 없어서 감나무 등 과일농사는 실패했다.
대학교 졸업 후 내가 동네 일꾼을 사서 텃밭 세 자리에 남은 과일나무 모두를 베어내고, 뿌리를 캐냈다.
수십 년이 지난 뒤 2008년 정년퇴직한 내가 시골에 내려가서 살면서 감나무, 매실나무, 대추나무, 모과나무 등 묘목 400여 그루를 심었다.
나도 또 실패했다. 특히나 감나무 묘목은 이상하리만큼 아내 죽었고, 지극히 일부만 살아남았다.
함께 살던 내 어머니가 만95살이 된 지 며칠 뒤에 돌아가신 뒤 나는 그참 서울로 되올라왔다.
* 당뇨병을 앓고 있는 내가, 나 혼자서 시골에서 살기가 뭐해서...
텃밭을 전혀 보살피지 못한 탓으로 이제는 텃밭은 또 엉망진창이 되었다.
특히나 내가 심었던 감나무 묘목은 거의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잡목과 억새 풀이나 가득 찼다.
생명력이 강한 매실나무, 모과나무는 전정할 시기를 놓쳐서 마구 자란 가지가 하늘을 찌릇 듯이 웃자라 펴졌다.
재래종 감나무는 엄청나게 굵고, 가지가 하늘 높이 올라갈 만큼 자란다.
감나무 줄기와 가지는 아주 약해서 자칫하면 뚝뚝 부러진다.
가을에 홍시를 딴다고 감나무에 높이 올라갔다가는 자칫하면 잔가지가 뚝 부러져서 사람이 땅바닥으로 내리패기 십상이다. 높은 가지에서 떨어졌으니 발목, 정갱이를 부러뜨리고, 자칫하면 머리통이 깨져서 죽기도 한다.
긴 장대로도 딸 수 없을 만큼 높게 있는 홍시(紅柹)는 어쩔 수 없이 그냥 놔 둘 수밖다.
까치, 까마귀, 참새 등이나 날아와서 홍시를 쪼아먹고, 나머지는 썩어 골아서 결국에는 땅바닥에 철부덕 하며 떨어지게 마련이다.
시골집에 내려가고 싶다.
시골집을 둘러싼 텃밭 세 자리에 그래도 조금은 남아 있는 감나무들.
가을철에는 홍시가 많이도 땅바닥에 떨어져서, 곰팡이 슬어서, 썩을 게다.
마을회관을 둘러싼 밭이라서, 동네사람들이 밭 안에 들어와서 혹시 따서 입맛 다시려나 싶다.
늙은 할머니들이나 겨우 보이는 산골이라서 늙어가는 감나무와 함께 이들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나중에 보탠다.
잠시 쉬자.
2024.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