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에 관한 단상
저를 포함한 한국사람들이 좀 못하는 일이 협상에 관련된 일입니다..
될 수 있으면 "못한다" 이런 표현 안쓰려 하지만 어쩔 수가 없네요..
저가 직접 본 일이라고 해야할까요, 겪은 일이라고 해야할까요..
얼마전에 저의 메일에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기업중의 한곳에서 통역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저가 잘 아는 지인중의 한분(나름 그쪽 분야의 전문가라고 내가 생각하는 분)을 추천하여 통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메일이 오가게되고 통역자가 미리 여러가지 내용을 숙지해야 할 필요를 느껴서 영국의 상대회
사에 보낸 시방서(specification)도 받아 보게 되었습니다..
하여튼 뭐 지금도 내 메일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문법에서부터 시작하여 내용에 이르기까지 한 문장 한 문장이 읽기가 거북할 지경이었습니다..
협상단은 후에 통역하신 분한테 들은 얘기지만 최하가 그분야에 석사였답니다..
시방서는 온분중에 한분이 작성한거고요..
몇 십억도 아닌 백억도 훨씬 넘는 금액을 구매하면서요..
구매였기 망정이지 제품을 판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팔 수있겠는지..
구매 협상단은 영국회사측에서 두둑히 준비한 선물에 입이 합지박만큼 벌어져서 돌아갔다하네요..
회사자체내에 그만한 문건을 작성할 수 없다면 용역기관이나 영어를 좀하는 개인에게 의뢰해서 만들 수는
없었을까요.. 인건비도 싼데..
영국회사측에서 생각했을때 얼마나 봉으로 생각했을까요..
비싸게 주고 산 가격은 결국은 국내 가격에 전가될텐데 말입니다..(제품은 직접상품이 아닌
기계설비였습니다.)
저와 통역비 협상 과정에서 얼마안되는 통역비는 되게 깍을려하더군요.,.
협상을 좀 아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최소한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 같아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저를 포함한 한국 사람들의 가장 취약점은 상대의 의견이나 행동이 자기와 다르고 거슬릴때 거의 감정적으로
대처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국회 아닙니까?
협상에 관련된 책들 많이 나와있습니다..
저는 오래전에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1과2>, 저자는 기억안나지만 김영사에서 나온 <협상의 전략>이라는 책
읽어본 걸로 기억됩니다.
뭐 저 경험으로 봤을때 협상에 관련된 책들은 어렵고 고상한 책보다는 그저 쉽고 재미있는 책으로 여러번 읽어
서 생활화하는게 좋습니다..
세상사는 일 자체가 어쩌면 끊임없는 협상의 연속아닐까요?
쓰다보니 두서없는 글이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첫댓글 저가 글을 자유게시판에 올렸는데 글이 이동되었군요. 저는 글이 사라져서 부적절한 글을 올려서 사라졌나 했는데 경제현안 방으로 옮겨져 있군요^^
심한 욕설이나 근거 없는 비난이 가득하지 않은 이상, 글이 지워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다른 게시판으로 옮겨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넵, 감사합니다.. 정연한 논리를 펼치시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요즘 밤새우고, 낮잠자고 또 밤새우고 이거 악순환인데요..
소주한잔 할 기회가 와야할텐데 언젠가 그럴 기회가 올수도 있겠죠.. 영문학 공부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 기억이 맞는거죠?
혹시 영어소설이나 비평서 이런거 저가 여기 헌책방에서 좀 사서 모아둔거 있는데 필요한거 있으면 저한테 쪽지 보내주시면 저한테 있는거라면 인편으로 보내드릴수도 있습니다..
영문학은 그냥 취미로 공부하고 있고,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영어교육학입니다. 임용고시 준비하고 있죠. 그런데 제가 요즘 밤 새워서 공부하고 책 보다가 낮잠 자고 그러고 있습니다. 고민이 많다 보니까 밤에 잠이 안 오는군요. 그런 책들이라면 대환영입니다.
류비셰프님/요즘 저도 좀 한가해서요.. 그래 시험은 언제예요? 보시고 싶은 책은 쪽지로 말씀해주세여^^
아이고 왜 이렇게 읽어야 할게 많습니까?^^ 저번 주에 사놓은 책 4권도 저리 두껍고 머리가 헝클어지는데... 에궁 괜히 클릭했어요^^
하이고 그러게요, 천천히 쉬어가세요^^
넵, 협상은 단순한 결과에대한 과정이아니라 모든일의 전부라봅니다. 이기기위한 협상이 아니라 서로에게 합리적 관계를 만들고,서로를 인정할수있는 , 자연 질서와 다른 이성적 집단만이 가질수있는 최고의 선물이라봅니다.
홍천에서 공동체 농업(이런 표현이 맞는지?)하신다고 하셔서 관심있게 늘 글 보고있습니다..글에서 연륜을 느끼고 있습니다..
네, 협상은 윈-윈 게임입니다.. 어느 한편에 손해를 강요하면 협상은 결렬되기 쉼죠. 감사합니다..
이런 글 보면 정말 한국 현실이 답답합니다. 번역과 통역이 얼마나 중요한 일입니까? 이명박 정권 초기 오랜쥐 영어교육 난리가 있었죠.. 정말 천박하고 질낮은 수준의 교육 및 사회 정책입니다. 애들에게 어려서부터 영어교육시키면 좋죠. 주로 회화연습시키고 써먹을 수 있는 기본적인 외국어 교육에는 전 찬성입니다. 그런데 그게 마치 초중고등때 영어 잘못해서 사회가 발전하지 못했다는 식의 언동을 하니 기가 막힐 뿐입니다. 일본애들 영어 못합니다. 그런데 잘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 친구들이 번역과 통역에 앞장섭니다. 그리고 번역과 통역에 투자합니다. 돈을 쓴다는 얘기죠. 대한민국은요? 윗분 글대롭니다. 그게 문제죠
정작 써야 할 곳엔 정말 찌질하게 100원, 200원 따지고 별로 의미도 없거나 오히려 낭비되는 곳에서는 과감하죠. 아줌마들 시장 노점 할매들에게는 콩나물도 백원이라도 깎으려 하면서 명품이니 집이니 하는 것에는 과감하죠. 일이백만원쯤은 애들 껌값이죠.. 이러니 나라가 엉망입니다. 그런 기본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래전부터 좋으신 글들 늘 읽어왔습니다..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가 않는군요.. 이렇게 답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맞습니다. 소위 소탐대실하는거죠,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영어를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적극으로 공감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