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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선방에까지 파고든 위빠사나 수행법은 부처님의 수행법이자 초기불교의 명상법일까? ‘한국불교의 정수’라 불리는 간화선은 선불교의 쇠퇴기에 고안된 대중적 명상법에 불과할까?
고대 인도에서 오늘날에 이르는 불교 명상의 기원과 발전을 짚어보는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 백련불교문화재단은 오는 29~30일 동국대학교 덕암세미나실에서 성철스님 탄신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포럼 ‘불교의 명상-고대 인도에서 현대 아시아까지’를 개최한다.
특히 이번 국제학술포럼에서는 우리나라 명상수행 풍토에 큰 반향을 일으킨 ‘위빠사나 수행법’의 기원을 짚고 “위빠사나 수행법이야 말로 남방불교 수행법이자 부처님의 수행법”이라는 인식에 대한 반론이 제기될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학술포럼 조직위원인 황순일 교수(동국대)도 “미얀마에서 위빠사나 명상센터들이 생겨나는 과정을 돌아보면, 현재 남방불교에서 유행하고 있는 수행법은 1800년대 중반 이후 새롭게 개발되고, 1900년대 초반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새로운 수행법”이라고 말한다.
반면 동아시아불교의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로버트 버스웰 교수(미국UCLA)는 “한국불교의 간화선은 당대 많은 선사들이 돌아가신 이후 ‘선의 황금시대’가 쇠퇴하자 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송대에 고안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하지만 오히려 간화선이야 말로 동아시아 불교명상 전통의 고유한 산물이자 창조적인 수행풍토의 뛰어난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이번 국제학술포럼에는 기조발표를 맡은 피터 스킬링(프랑스 극동학원), 로버트 버스웰(미국 UCLA) 교수를 비롯해 요하네스 브롱코스트(스위스 로잔대학), 알렉산더 위니(영국 옥스퍼드대학), 케이트 크로스비(영국 런던대학), 아티드 세라바닉쿨(태국 출라롱콘대학), 제레온 코프(미국 루터대학), 찰스 뮬러(일본 도쿄대학) 교수가 발표한다. 한국 학자로는 혜원스님(동국대) 윤원철(서울대) 서명원(서강대) 아힘 바이어(동국대) 교수가 발표자로 나선다.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은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 불교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쟁점들을 좀 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목표로 구성했다”며 “불교 명상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명상을 좀 더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련불교문화재단은 2011년부터 ‘퇴옹성철의 100년과 한국불교의 100년’이라는 주제로 학술포럼을 진행하고 있으며, 성철스님의 열반 20주기인 2013년에는 ‘퇴옹설철과 한국불교의 미래’라는 주제로 성철스님의 사상ㆍ문화적인 측면을 짚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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