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배움터 교실에서
새롭게 한 주가 시작된 월요일은 혹심했던 가뭄과 폭염을 동시에 보내는 팔월 마지막 날이다. 새벽잠을 깨 전날 걸음 ‘텃밭 단비’를 한 수 남겼다. “올여름 마른장마 연이어 폭염으로 / 농작물 물 부족이 생육에 지장 많아 / 발갛게 타고 시들어 안쓰러워 보였네 // 뒤늦게 단비 내려 생기를 되찾았고 / 텃밭에 이랑 지어 무 씨앗 뿌렸더니 / 며칠 뒤 싹이 뾰족해 새롭기만 하여라”
날이 덜 밝은 채 자연학교로 나설 때 서녘 하늘 구름 사이 하현으로 기우는 열아흐레 달이 걸려 있었다. 아파트단지 운동 기구 한동안 몸을 단련하고 안민동을 출발해 월영동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명곡 교차로로 나가니 갑자기 하늘이 컴컴해지더니 소낙비가 한줄기 쏟아졌다. 본포행 버스를 기다리다 강수가 변수 되어 첫차 온천행은 보내고 모산으로 둘러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동읍을 지나는 도중 용산마을에 내려 주남저수지 둑길을 걸으려던 계획이 비가 와 망설여졌다. 모산으로 둘러 본포로 가는 31번 버스를 타고 도계동 만남의 광장에서 용강고개를 넘으니 비가 그쳐 계획한 동선에 차질이 없었다. 동읍 행정복지센터에서 화목과 고양을 거쳐 간 용산마을에서 내렸다. 산남저수지와 둑으로 연결된 주남저수지에서 안개가 퍼지는 주변 풍광을 바라봤다.
북쪽으로는 산남마을이 아득하고 남쪽으로는 주남저수지 바깥 정병산으로 장마철 같은 운무가 걸쳐졌다. 여름내 수위가 낮아져 저수지 바닥 무성한 잎을 펼쳐 아름다운 꽃을 피우던 연꽃은 거의 저물어 끝물로 서너 송이 남은 채였다. 가뭄에 시들던 기색까지 보이던 연잎은 흡족히 내린 비로 싱그러웠다. 땅속 연근 알통이 굵어지면 잎이 시드는데 아직 근육질을 더 키울 모양이다.
용산마을에서 데크를 따라 주남저수지 둑길을 따라 걸었다. 배수장으로 가니 저수지 바깥 수로 물을 저수지로 퍼 넘기는 양수기가 가동되었다. 민물고기 중탕집이 있는 배수장은 호우 시는 양수 기능을 동시에 하기도 했다. 한때는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주남저수지는 여름 끝자락 몇 차례 내린 비에 넓은 접시에 물이 채워지듯 점차 수위를 높여가도 아직 저수율은 낮은 편이다.
둑길 가장자리에 자라던 황화 코스모스는 여름 뙤약볕에 제 임무를 다하고 시들어 코스모스에 배턴을 넘겼다. 길고 긴 둑길에서 정병산과 구룡산에 걸쳐진 운무를 바라보며 데크를 따라 걸었다. 둑길 아래는 벼들이 이삭이 팬 들녘에서 멀리 대산과 진영의 아파트단지가 드러났다. 물이 채워진 저수지에는 왜가리와 백로가 아침 식사 먹잇감을 겨누는지 시선을 한 곳에 집중시켰다.
주천강 물길이 시작되는 낙조대가 있는 배수장에서 포장된 길을 따라 들녘으로 나갔다. 주남에서 신동을 거쳐 장등으로 가니 농수로와 논두렁에 키운 콩은 무성히 자라 꽃을 피웠다. 대산 일반산업단지가 가까운 장등의 한 농가는 비닐하우스에 꽃모종을 심어 놓았더랬다. 비닐하우스 바깥에 주인 아낙이 보여 이 꽃이 안개꽃이냐고 여쭈니 그렇다면서 초겨울부터 출하된다고 했다.
가술에 닿아 대산 평생학습센터 마을 도서관을 찾았다. 1시간은 열람실에서 책을 펼쳐보다 10시부터 지역 어르신 대상 디지털 배움터 교실에 참여했다. 팔월 한 달 동안 월요일마다 시행된 마지막 회다. 지난 시간 복습에 이어 제미나이와 펫 지피티에서 인공 지능으로 자신의 캐릭터 만드는 지도를 받았다. AI는 몇 가지 수행 명령어에 고분고분 따라주어 멋진 캐릭터를 완성했다.
강사로부터 휴대폰 활용에서 유익한 정보를 접했는데 앞으로 익숙해지려면 시간과 노력이 더 따라야 할 듯하다. 내보다 나이가 많은 한 할머니가 동영상 제작법을 요청해 완결은 짓지 못하고 문턱 입구까지 가봤다. 마지막 수업이라 수업 만족도 조사에 앞서 AI에게 디지털 배움터 강좌 감사함을 담은 소감을 써보라고 했더니 시키지 않은 내 얼굴까지 넣어 그럴듯하게 써 신기했다. 26.08.31
첫댓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성실한 모습에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