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술붕어입니다.
총각 시절
나는 광명시 철산동 안양천 변에 살았는데
내가 사는 집 주인은 소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주인집이 상(喪)을 당하여 집을 비우면서
나보고 사료를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거절 할 수 없는 사연이 있었습니다.
그 집 아들이 영 · 수 점수가 낮아 중간 순위였는데
내가 잠깐씩 영· 수 지도를 해 주자
갑자기 2등으로 순위가 올라간 것을 계기로
그 집 처제와 결혼 이야기가 오갔기 때문입니다.
어쩌겠습니까?
혹 동서가 될지도 모르는데 도와주어야지요.
아가씨 쪽에서는 좋다고 서둘렀지만
결혼을 하려고 해도 모아 논 재산도 없고 달랑 그거 두 쪽뿐인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었습니다.
내가 미적미적 소극적이자 여자는 혼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다른 곳으로 시집을 가 버렸습니다.
결혼을 했더라면 아들이 없어 가리봉동의 빌딩을 차지하여
부자가 될 수 있었는데
내 인연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안 사실인데
가축은 부모상을 당해도 슬퍼 할 시간이 없고
바로 와서 가죽 밥을 꼭 챙겨 주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혹 밥 때를 놓치면 소들이 울어대는 소리가 처절합니다.
사람은 굶어도 가축은 굶길 수가 없는데
이건 블루베리도 마찬 가지입니다.
본래 블루베리는 땅에 심어 기르는 게 맞는데
나는 화분 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임대한 땅으로 언제 이동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물을 자주 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땅에 심으면 가끔 물을 주어도 되지만
화분은 물 빠짐이 좋아 잘 마르기 때문에
적어도 3∼4일에 한번은 꼭 물을 주어야 하고
1주일 이상 물을 주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물 주기에 신경을 써야 하고
항상 농장에 있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겨울에는 화분을 꽁꽁 얼려 물 줄 필요가 없는데
설이 지나면 날씨가 풀린다는데
그럼 또 지겨운 물주기와의 싸움이 시작 됩니다.
그래도 봄이 기다려 집니다.
첫댓글 철산동에 소 얘기 하니 생각나네요..80년대초 대학친구 한명이 구로구 천왕동인가 사는데..집에서 돼지를 기른다 하데요..ㅎ
저희는 너무 신기, 서울에 그런 집이 어딨냐..
진짜 서울 맞냐고 놀려대기도~
상전벽해, 옛날이 된 얼마전 얘기지요..
지금도 천왕동, 항동, 수궁동 등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농사 많이 짓습니다
술붕어님의 지난날의 이야기가 저에겐 슬프게 들리네요
감사드려요
즐거운 설명 절 되시고요~
ㅎㅎ
누구나 그런 시절이 있었죠
즐거운 설 명절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