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족 정통 차례상 : 24만원대
돼지고기 6% 쇠고기 2.6% 내려
전통시장 이용땐 19만원으로 저렴
1인. 맞벌이 가구의 신 차례상
맛 좋고 저렴해 간편식 상차림 인기
혼명족 겨냥한 도시락 나와
배 26% 사과 6% 곶감 4% 뛰어...최저임금 등 올라 힘겨운 명절
올해 설 차례상 마련 비용이 지난해에 이어 또 올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최근 설 차례상 26개 품목의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올해 설 제수용품 내려 구입 비용(4인 가족 기준)은 평균 24만6422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설과 비교하면 1.4% 오른 금액이다.
유통업계는 최근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가 늘자 이들을 위한 명절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를 위한 가정간편식(HMR) 차례 음식과 1인 가구를 겨냥한 편의점 명절 도시락이 대표적이다.
과일은 오르고 고기는 내렸다
4인 가족의 차례상 비용은 2016년 22만3987원에서 꾸준히 올라 올해 24만6422원으로 조사됐다.
유통 체널별로 보면 대형 마트를 찾을 경우에는 24만308원이 들었다.
여기서 발품을 더 팔아 전통시장에 가면 4만8403원을 더 아낄 수 있고(평균 19만1905원),
백화점으로 간다면 14만1313원을 더 줘야 한다(평균 38만1621원).
품목별로 살펴보면 올해 설 에는 과일은 크게 올랐고, 고기는 내렸다.
과일은 지난봄 냉해와 여름 폭염과 같은 계절적 요인인 탓이 크다.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은 햇배로 지난해 설보다 26.1%나 올랐다.
이뿐 아니라 사과(6.5%), 곶감(4.1%), 단감(0.2%) 등 차례상에 오르는 과일값은 모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고깃값이 떨어졌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모두 지난해 설에 비해 사육 두수가 늘어 시세가 낮게 형성됐다.
산적용 쇠고기(-2.6%), 수육용 돼지고기(-4.7%), 동그랑떙용 돼지고기(-6.1%) 가격이 일제히 내려갔다.
전 부칠 때 필요한 음식 재료들도 밀가루(2.1%)만 빼고 모두 떨어졌다.
계란(-5.3%), 식용유(-4.1%), 두부(-2.7%), 명태살(-2.4%) 값이 떨어졌다.
이 밖에 약과((16.7%), 햇대추(9.9%), 국산 참조기(9.2%), 깐 도라지(6.5%), 곶감(4.1%)은 가격이 껑충 뛰었고,
시금치(-16.3%), 햇밤(-8.6%) 가격은 떨어졌다.
가정간편식(HMR)으로 차린 간단 차례상 늘어
2010년 7700억원 규모에서 3조원대로 커진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명절을 새로운 성수기로 보고 있다.
일과 육아에 지친 맞벌이 가구를 타깃층으로 삼아 차례음식을 앞다퉈 출시 중이다.
3년 전부터 차례상 대부분을 간편식으로 차린다는 주부 박모(45)씨는 '모든 재료를 구힙해 만드는 것보다는 훨씬 저렴하고
시간도 절약된다'고 말했다.
이마트. CJ제일제당 아워홈 동원 F&B, GS프레시 등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해 간단 차례상 음식을 골라 담아 봤다.
바싹 불고기(7980원), 사골육수와 떡국떡(1만1960원), 계란 지단채(5900원), 왕갈비찜(1만4500원), 수리취떡(4980원),
수제 전모음(2만8500원), 명절 나물(1만1800원), 잡채(1만2000원), 식혜(3600원) 등 거의 모든 요리가 간편식으로 나와 있다.
동원F&B는 아예 '인터넷 발품'도 피곤한 소비자를 위한 '차례상 셋트'를 25만원에 선보이고 있다.
밤.대추.사과.배에서부터 호아태포, 산적, 전류, 나물, 조기찜, 잡채, 식혜 등
모든 명절 음식을 한 번에 큐레이션(curation)해 배송하는 상품이다.
편의점 업계는 매년 설.추석 시즌마다 명절 도시락을 출시하고 있다.
혼자서 명절 연휴를 보내는 이들을 겨냥한 상품이다.
전 모음, 떡갈비, 불고기 등으로 명절 분위기를 살린 도시락을 1~2주 동안만 한정 판매한다.
편의점 명절 도시락은 훼미리마트가 2009년 추석 '한가위 도시락'(4800원)을 선보인 것이 처음이었다.
당시 2000원대였던 편의점 일반 도시락보다 2배 정도 비쌌지만,
숨어 있던 '혼명(혼자 명절을 보내는 사람)족' 수요를 끌어내면서 이듬해부터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요즘은 편의점 도시락 열풍으로 평균 4000~5000원대 일반 도시락에서 1만원짜리 고급 도시락까지 상품 구성이 다양해졌다.
한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