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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 처음으로 써보는 처녀작 순수 창작 sf/판타지 소설입니다 ^^
소나, 아소, 인소닷에 연재개시할꺼구용.
매주 화/금/일 마다 올라올것입니다 ㅎㅎ
매우 엉성한 부분이 많고 또한 스크롤 압박이 있사오니 제에에에발 앞에 몇줄 읽고 가버리지 마세요오 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소설의 줄거리는 우주로부터 날아온 외계생물체가 발견되지만
그것은 바로 '여자아이!' 하지만 그 여자아이가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게 밝혀지자 많은 악의 손길(--ㅎ)들이 그녀를 노리는 가운데, 주인공이 어쩌다가 그녀와 동행을 하게되며 벌어지는 꿍짜라 빠빠빠 같은 이야기입니다 ㅠㅠ 으헝 너무 엉성행
프롤로그 부분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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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N A S T E L Z I A L E I L E R T N A}
P R O L O G U E. :
아쉬네 후노 켈 나나스쿠? 후네 아쉬노 켈 나나스쿠?
하늘로 솟아오르는 거대한 불꽃은 엄청난 빛을 내뿜어 주위를 주황빛으로 물들이고 있었고 곧 뜨겁게 변해버린 공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저녁의 노을과 어마어마한 양의 연기가 섞여서 마치 전장의 폐허처럼 괴기한 색으로 변해버린 하늘은 이미 화재의 현장으로 변해버린, 마치 반란이 일어나서 폐허가 된 성처럼 보이는 칸델리르크 왕궁을 더욱더 끔찍하게 장식해주었다.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그들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은 다양했다. 실연당한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었고, 모든것을 다잃은 부자 같이 허망하다는 표정을 지은 사람들도 꽤 있었지만 대부분은 매우 경악에 차있었다. 대부분 화재를 가장 선명하게 볼수있는 왕궁과 가장 가까이 있는 도시 마젤란시 출신의 사람들이였다.
차마 가까이 가지 못해 도시에 계속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도 그 광경은 매우 강렬하게 다가왔다.
저녁이 다된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엘슈바트 거리에는 매우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었다.
칸델리르크 왕궁은 매우 거대했고, 때문에 왕궁을 휘감고있는 불길은
꽤 멀리 떨어져있어도 육안으로 보는것이 가능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화재의 전경을 목격한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있던 것을 당장 멈추고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맹렬한 속도로 불타는 왕궁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뜨거운 바람이 그들의 얼굴을 스치고, 불빛으로 인해 얼굴이 주황빛으로 물들어가면서도 사람들은, 심지어는 어린 꼬마들이나 건달들, 갓난아기조차도 미동하나 하지않은채 그 광경을 계속 바라봤다. 하나같이 경악과 공포에찬 표정을 지으며.
"세, 세상에... 폐하가 계신 왕궁에 불이..."
"도데체 누가 저런..."
"엄...마... 저거... 뭐에요?"
"왕궁에 불이 나다니! 오... 인간과 엘프를 관장하는 나이시안이여, 제발 이것이 꿈이기를...!"
"정말 타이밍 좋게 불을 지른놈이군. 오늘이 얼마나 신성한 날인데..."
그 관중들속에는 엘프들도 섞여있었고, 여러 신관들도 섞여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전부 믿기지가 않는다는 표정이였다. 옹기종기 붙어있는 집안에서는 더더 많은 사람들이 나왔지만 웅성임 하나 들리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넋나간 얼굴로 중얼거리고 있을 뿐이였다. 여기저기서 빈정거림이 들려오기도 했지만 곧 입을 다물었다.
모든 민가가 텅텅 비어있는것 처럼 보였다. 모든 교회는 종 울리는것을 멈추었으며
모든 성당은 성가를 멈추었다. 모든 대장간, 상점, 잡화점, 음식점들의 주인들은 장사를 멈추었으며 모든것이 시간이 정지한것처럼 보이는 광경속에서 유일하게 들려오는건 타닥- 타닥- 왕궁을 태우는 불꽃의 불씨 튀기는 소리. 집집마다 걸어놓은
색색의 꽃들은 지금와선 이미 의미가 없는 향기를 풍길 뿐이였다. 봄의 여신 메이의
날을 기념하는 메이축제는 이미 뇌리속에 잊혀진지 오래였다.
그 광경을 마치 얼음처럼 차가운 눈길로 바라보는 남자를 사람들이 조금만 신경쓰면 찾을수 있었을테지만 지금은 그럴수가 없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검정색으로 치장한 그 남자는 계속 꾸역꾸역 나오는 사람들을 보다가, 다시 고개를 휙 돌려 불길에 휩싸여 빠르게 타오르는 왕궁을 보더니 싸늘하게 미소를 지었다. 불빛에 물들어 붉게 보이는 그의 얼굴은 보기만해도 오싹한 수준이였다.
그는 자신의 몸을 담벼락에 기대고 자신의 주머니 안에 손을 넣더니 한참을 뒤적거렸다. 어디선가 뜨거운 바람이 계속 불어와 그의 얼굴은 이미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으나 여전히 얼굴에 떠오른 승리감 비슷한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잔인하게도 이 상황을 즐기는듯 했다.
[리히나이텐의 국민여러분. 지금 신성한 왕궁에 불을 지른 방화범은 불을 지르고 난뒤에 곧바로 도주한것으로 보이나, 멀리 가지 않았다고 생각하여 지금 최선을 다해 흔적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안에서 마나의 자취가 약간 남아 있는걸로 보아 범인은 마법사라고 생각되며, 빨간색 마력 성분으로 추측되는데 동양 마법술을 잘쓰는것 같습니다...]
리히나이텐에서 유일하게 희안한 시스템은 바로 '확성 마법'이였다. 분명히 마법 보호국에서 확성 마법으로 말하는게 분명했지만 그곳은 이곳으로부터 최소한 5km정도 떨어져 있었으니 강도를 엄청나게 높힌 모양이였다. 여기까지 선명하게 들리는걸 보면 말이다. 미소가 더 커졌다. 리히나이텐 정부는 결코 자신을 잡지 못할것이다. 비록 자신이 방화범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범이 있다는걸 모르니 말이다. 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범인이 잡힌건가?"
"아냐, 몽타쥬만 그리면 되는거지."
"누군진 몰라도 참 지능적이군. 왕궁 전체에 불을 붙히고도 들키지 않다니."
그 범인이 자신이라는것을 모르는 어리석은 인간들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 문장에, 그의 미소는 전구가 꺼지는것처럼 순식간에 지워져버렸다. 그러나 반대로 사람들의 표정은 180도 바뀌었다.
[국민여러분들은 즉시 안으로 들어가 주시고 곧 천공의 에스텐섬에 의뢰했으니 CAP들과 마법 보호국의 마법사들이 화재를 제압하러 올것입니다.]
[곧 천공의 에스텐섬에 의뢰했으니...]
천공의 에스텐 섬에 의뢰했으니 CAP들과..
CAP...
사이버 엔젤 폴리스의 약자...
온갖 생각들이 그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자신의 마스터가 이 도시에 보내면서 조심하라고 했던 녀석들이였다.
그는 다시 굳은 얼굴로 품안을 정신없이 뒤졌다.곧 안에서 손을 빼내자 곱게 접힌 초록색 쪽지가 딸려나왔다. 능숙한 솜씨로 그것을 잘 편 그는 내용을 흟어보았다. 어지러운 글씨체, 세비란트 어, 그리고 가장 밑부분에 찍혀있는 T, 그는 눈쌀을 찌뿌렸다. 이건 자신의 마스터가 보낸 쪽지였다. 나트안에 각종 암살용 무기들과 약을 집어넣는데 이게 눈에 띄지 않은걸 보니 분명히 텔레포트 주문으로 슬쩍 넣은 모양이였다. 그는 다시끔 마스터의 실력에 감탄할수밖에 없었다. 몸을 담벼락에 바싹 기댄채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것을 찬찬히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것을 대충 해독해보니 이런 내용이였다.
[렌타일.
이일은 1급 어쌔신들이라도 믿고 맏길수가 없어서 ss급 어쌔신인
당신을 고용했습니다. 왕궁에 불을 지르는 일에 가담하는건
사형이 간단하게 성립이될 죄목이 될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지요.
왕궁 1급 창고에서 혼돈의 결정을 꺼내오는건 당신에게 맏기겠습니다.
그리고 즉시 왕궁 구석구석에 마력 증폭 주문을 걸어두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마법으로 불씨 하나만 그곳에 떨어뜨려도 마법력을 엄청나게
증가시켜 순식간에 산불만한 불을 일으키는게 제 계획입니다.
2시간안에 그 임무를 성공시키셨으면 하고 살생은 안됩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다되면 천공의 에스텐에서 CAP들이 올테니
그자리를 당장 벗어나십시오. 괜히 맞붙을려고 하는 쓸데없는 짓
은 하지마세요. 왕궁 방화는 아주 무거운 범죄니까 틀림없이 타르
소시아스와 나르소시아스라는 1급 CAP들이 올것입니다. 그들은 당신
같은 어쌔신 10명은 힘 하나 들이지 않고 죽일수 있습니다.
분명히 리히나이텐 정부는 다른 인간을 범인으로 몰테니 잡힐걱정
하지 마세요. 그리고 임무가 끝났으면 네이스로 통신을 거세요.
의뢰자 비안트]
렌타일은 쪽지를 반으로 찢고 공중에 던졌다. 반쪽난 쪽지는 금방 허공에서 불에타 사라져버렸다. 이제 그는 안도반, 걱정반으로 집안으로 들어가고있는 사람들을 보며 생각했다. 약 1시간 반을 이곳에서 있었던것 같았다. 멀리 보이는 성당의 시계가 8시 반을 가리키는걸 보면 말이다. 그는 주머니 안에 있는 텔레포트 스크롤에 묶여져있는 리본을 잠시 만지작거리다가 다시 안으로 손을 깊숙히 넣어 더듬었다. 둥글고
매끈한 감촉이 느껴졌다. 렌타일은 그것을 세게 움켜지고 꺼냈다.
품안에서 새끼손가락 마디 하나정도 크기의 가느다란 줄이 그어져있는 분홍색 구슬같이 보이는것을 꺼내든 렌타일은 줄이 새겨진 부분의 가운데를 검지로 살짝 눌렀다. 아직까지도 사람들은 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갑자기 사람들이 웅성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연히 그는 고개를 돌려서 밖을 내다보았다. 사람들은 순식간에 고개를 돌려 더이상 왕궁을 바라보지않고 왼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이제 통신을 연결하느라 매우 진동하고 있는 네이스를 살짝 귀에 대었다. 자신이 한 수많은 의뢰들중에서 들은 바로는, CAP들은 저렇게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등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저 소리없이 나타나서 소리없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아직도 왕궁은 불타고 있었고 하늘은 아직도 주홍빛이였으며 뜨거운 공기가 사방을 메웠으나 사람들의 관심은 벌써 다른곳으로 쏠려있었다.
금방 평상시의 엘슈바트 거리로 돌아오는듯 했고 갑자기 주위가 시끌시끌해지기 시작했다. 렌타일은 '은둔자'라고 불리는 자신의 별명에 맞지않게 인간이라면 누구나 있는 호기심이란 감정을 주체못하고 결국 담벼락 밖으로 나왔다. 검은 후드에, 검은 망토와 바지, 검집을 찬데다가 검은 눈동자에 검은 머리칼을 가진 말그대로 암살자같은 차림을 한 남자가 갑자기 거리로 불쑥 나타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놀라해야 정상인데 말이다. 오직 그와 가까이 있던 몇몇사람만 힐끗 쳐다보고 다시 고개를 돌려버렸고 자동적으로 그의 눈은 다른사람들이 보고있는 지점을 향했다. 그곳은 엘슈바트 거리 끝에 있는 성 라딘 성당이였다.
허공에서 방패모양의 그림이 그려지더니 성당의 거대한 문앞에 깔려있는 잔디위에 푸른빛을 내뿜는 선이 생성되면서 빠르게 무언가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란다일의 별과 슈타벨의 달이 가운데에, 하나의 태양이 위에, 6개의 물방을 문양이 그것들 주위에 새겨졌고 마지막으로 '방어'를 뜻하는 룬문자 kendlik가 밑에 고풍스러운 글자로 그려졌다. 렌타일은 실망이 가득찬 표정을 지으며 다시 담벼락 뒤에 숨었다. 마법 방어국에서 온 마법사들을 텔레포트하는 마법진이 틀림없었다. 이미 자신은 그들과 수없이 대면을 해서 눈감고도 그릴수있는 마법진이였다. 사람들은 한번도 보지 못한 모양이였는지 마법진에 가까이 가보는 사람도 적지않게 있었다.
[위이이이이잉- ]
곧 강한 기계음이 나면서 영롱한 푸른빛이 쏟아져나와 거리를 메웠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홱 돌려버렸고 네이스를 귀에 더 가까이 대었다. 잠시 삐- 소리가
이어지더니 곧 그에게 낮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무를 성공하셨군요.]
[네, 마스터. 아직 20분정도가 더 남아있습니다.]
[당신을 고용하는데 쓴 50만 타리가 아깝지 않군요. 오르시님께서도 흡족해 하실겁니다.]
오르시가 누군지는 몰랐지만 그저 고용인일뿐인 렌타일은 고용주에게 꼬치꼬치 캐물을 권한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보스가 틀림없다고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외에도 그는 자신의 고용주에 많은 궁금증이 있었다.
[정말 이상하군요.]
[예? 그게 무슨말씀입니까, 임무중에 찝찝한 사실이라도 있습니까?]
[아뇨, 하지만 마스터,]
[왜죠?]
[50만 타리는 매우 큰돈일텐데 도데체 그돈을 어디서 구하신겁니까? 귀족녀석들도
그만한 돈을 얻기는 쉽지가 않을텐데요.]
[그게 큰돈이긴 하지만 당신이 가져온 혼돈의 결정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건 사실이였다. 혼돈의 결정은 연금술사들과 마법약 제조사들, 그리고 과학자들이
목숨걸고 구하고 싶을정도로 비쌌다. 세계에 60개밖에 존재하지 않는 보석이니 말이다. 돈으로 굳이 환산을 하자면 약 1000만 타리쯤 되었다. 하지만 비안트라는 고용주가 자신이 속한 길드를 찾아왔을때 그녀는 매우 어려보였으며 입고있는 옷과 망토도 싸구려였다. 한마디로 가문이 좋거나 귀족자제인것도 아니였는데 그런 그녀가 선뜻 50만 타리를 가방안에 담아서 가져왔을때 길드원들은 완전히 경악했다.
[그럼 왜 리히나이텐의 왕궁에 불을 지르자고 한겁니까? 아니, 혼돈의 결정은 다른 나라 왕궁에도 있고, 그런데...]
왜 하필 리히나이텐입니까? 라고 말을 이어가려던 그는 생각지도 못했던 차가운 대답에 끊겨버렸다.
[렌타일씨.]
[예, 마스터.]
[그건 개인의 문제이지 고용인이 뭐라 물어볼 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습니까...]
그녀의 말투에서 순간적으로 싸늘함을 느꼈다. 더이상 물어보면 화라도 낼것 같아 화제를 바꾸었다.
[그럼 혼돈의 결정을 굳이 원하시는 까닭이라도 있습니까?]
[예.]
밖에 파란색 플라타인을 입고 보라색 보석이 박힌 완드를 각자 들고 정신없이 뛰어가는 마법사들 - 마법 방어국에서 온 마법사들이라고 추측되는 - 을 보며 렌타일은
다시 물었다.
[왜죠?]
[그것도 역시 개인의 문제입니다.]
[... 그렇군요. 제가 너무 캐물었나요?]
[아뇨. 그것 둘 외에는 다 대답해드릴수 있습니다만 시간은 약 15분 남짓 남았군요.
CAP들에게 광선검으로 토막나고 싶지 않으시면 지체하지 않으시는게 좋을겁니다.]
[예... 그럼...]
갑자기 쪽지에서 읽은 내용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 '분명히 리히나이텐 정부는 다른 인간을 범인으로 몰테니 잡힐걱정하지 마세요' 도데체 왜 그렇게 확신하는지 그는
묻고싶었다. 이 질문은 분명 개인의 문제와 관련된것이 아닐것이라 믿은 렌타일은
다시 입을 열었다.
[더 물을게 있습니다.]
[얼마든지요.]
[쪽지를 보내셨더군요. 아, 처음에 보낸것 말고 아까 보낸것입니다. 왜 정부가 다른
인간을 범인으로 몬다는거에 확신하는거죠? 그들이 화재가 끝난뒤의 성안을 조사하면 분명히 그렇게 수준높은 마법을 부리는자는 분명히 외부인밖에 없다고 확신할텐데요.]
[그런데.]
[예?]
[그런데 그들이 과연 그렇게 생각할것 같습니까?]
수수께끼 같은 대답이였다.
[그게 무슨말입니까?]
[일단. 리히나이텐은 종교국가입니다. 그래서 주로 나라 자체에 타격을 줄수있는 일이 일어나면 그일을 절대 국민들에게 새어나가지 않게 하죠.]
이건 사실이였다. 렌타일 자신도 길드에게서 많은 정보를 입수했는데, 그중 하나는
헬란트가 교황청 테러사건을 무려 300년동안이나 숨겨왔다는 정보였다. 하지만 왜
고용주에 불과한 비안트가 그런사실을 알고있는지 알수없었다.
[그게 어째서요? 아니, 그걸 어떻게 아시는-]
[일단 당신은 몰랐을거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우리 조직- 아니, 방금말은 무시해주세요. 말이 헛나왔군요. 저는 친분이 있는 사이가 굉장히 많습니다.]
조직? 조직이라니? 렌타일은 방금 말한 그 단어가 정말 실수로 헛나온건지 의심스러워졌다.하지만 비안트는 아랑곳하지않고 말을 계속했다.
[리히나이텐에 최근 정부가 국민들과 언론에게서 숨겨야될 엄청난 일이 일어났습니다. 저로써도 입수가 힘들었던 정보였죠.]
[그게 무엇입니까?]
그리고 그녀의 이어진 다음 말은 렌타일을 매우 충격으로 빠뜨리기 충분했다.
[간첩이 리히나이텐으로 침입했습니다. 그것도 일가족이요. 지금 정부측은 그들이 방화를 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파앙-]
"으...윽..."
유일하게 불길이 완전히 번지지 않은 왕궁의 지하감옥. 하지만 안쪽은 심하게 무너져내려서 보기에도 처참할 정도였다. 불에 타서 무너진 기둥이 혹시 죄수들이 탈옥이라도 할까 여기저기 설치해둔 마력탄 제어장치를 건드렸고, 그것들의 위력은 무시무시해서 대부분의 죄수들은 감옥 안에서 나오지 못하고 폭사하고 말았다.
하지만 모든 사고에는 기적적으로 살아난 생존자가 있기 마련이였다.
잿더미와 파편들을 헤치고 입구로 나온 단 하나의 생존자는 소녀였다. 옷은 폭발의
영향으로 넝마같이 매우 찢겨져 있었고 소녀의 짧은 붉은색 머리카락은 땀과 먼지에 젖어 더러워져 있었다. 온몸에 난 상처에는 피가 뚝뚝 떨어져 안그래도 불빛때문에 주홍빛으로 물든 땅을 발갛게 물들였다. 그러나 그녀의 눈동자만은 또렷했다. 멍한 표정을 하고있던 소녀는 처참할정도의 상처가 난 다리를 힘들게 움직여서 불타는 왕궁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벗어나기위해 가까이 있는 숲속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으윽-"
소녀는 작게 신음소리를 내었다. 숲길에 무슨이유인지 돌들이 잔뜩 깔려있었다. 이를 악물고 소녀는 심하게 상처가 난 발을 길위에 내딛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소녀는 뒤를 돌아보았고 이젠 붉은 빛밖에 보이지 않자 가까이 있던 나무에 기대었다. 소녀는 발바닥을 들여다보았다. 신발도 없이 돌이 잔뜩 깔린 길을 걸어오다보니 심하게 베여있었고 부어있었다.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고개를 올려 이젠 어두워져서 별이 하나둘씩 떠오르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잘보렴, 저 별은 노란색이란다. 엔비라스라는 이름을 가진 소행성이지.
그녀의 눈동자가 언제 자신의 아버지가 설명을 해주시던 별에 향했다. 그 별은 3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환하게 빛났다.
그 눈동자가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셀리! 내 말이 맞지? 저기 플레이아데스 떴잖아~ 약속대로 10타리~
그녀의 동생이 성단을 가리키면서 돈달라고 조르던일도 떠올랐다.
어느새 소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쉴새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흐윽... 흐으윽..."
소녀는 주저앉아버렸다. 흐느낌이 꽉문 잇새 사이로 새어나왔고 소녀의 몸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계속 눈물을 뚝뚝 흘려서 안개라도 낀것처럼 뿌얘진 눈앞에서 금방이라도 자신의 가족이 나타날것 같았다. 매일 하던것처럼 마법을 보여달라고 조르던 동생이, 인자한 미소를 띄고 자신을 안아줄 어머니와 아버지가 손을 흔들것 같았다.
간첩이라는 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갇혀서 사형일만을 기다리고 있다가 폭사해버린 가족들이 다시 나타날순 없을테니까.
셀리는 아직까지도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는 눈을 꽉 감고 주먹을 꽉 쥐었다. 순간 그녀의 상처부위에 마력이 감돌더니 약한 빛을 뿜어대면서 그녀의 몸을 감쌌다. 모든 상처부위, 가장 심했던 다리에 기다랗게 벤 부분도 서서히 아물기 시작했다.
그녀를 감싸고 있던 빛이 걷히자, 아까 폭발사고에서 살아나온 사람의 모습이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멀쩡한 모습으로 셀리는 일어섰다. 계속 흘러내리고 있는 눈물과 부어있는 눈, 그리고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꽉 깨문 입만이 그녀의 슬픔을 알려줄 뿐이였다. 그녀는 다시 숲길을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알수없었다, 아무대로 걷기만하면 어디든 도착할거라고 생각하면서 셀리는 앞만 멍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나무 꼭대기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는 어쌔신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역시 어쌔신들 특유의 검은 망토를 두른 그는 네이스를 품속에서 꺼내더니 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간첩 일가족중 하나가 지금 칸델라인 숲길을 따라 도주하고 있다. 아마 생존자인듯 하다. 우리가 직접 처리하겠다. ]
그러자 바로 한패인듯한 높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심해라. 녀석은 저렇게 어려보여도 8서클의 경지에 다다른 년이야. 전력을 다해라.]
[아니, S급의 어쌔신 30명이 공격하는데 설마 우리가 임무에 실패하겠나?
쓸데없는 노파심은 품지마라.]
[바보같은, 헤네시! 네놈은 그게 문제야. 적을 너무 얕보지 말란 말이다. 아무리 네놈이 13년의 암살경력을 가졌어도 8서클이란 마법실력은 장터에서 물건사는데 외치는 게 아니란말이야. 그러니까 멍청한 짓은 하지말-]
그는 인상을 찌뿌리고 통신을 멈춘뒤 들고있던 네이스를 숲속으로 던져버렸다. 그것은 마치 바다에 떨어지듯이 사라져버렸고 그와 동시에 29명의 검은 망토를 두른 어쌔신들이 각자 나무 꼭대기위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좋아, 제군들! 바트리샤는 우리가 고작 한명을 이기지 못할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비록 우리가 암살해야되는 소녀가 8서클이긴 하나 우리는 전부 S급이고 암살엔 그 누구보다도 정통하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나,"
아까 통신을 한 여자 목소리의 주인이 바트리샤라는 여자인것 같았다.
말을 잠깐 끊고 헤네시라는 어쌔신은 열심히 자신의 말을 듣고있는 어쌔신들에게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대제국 리히나이텐에 침입한 대가로, 리히나이텐의 신성한 왕궁에 불을 지른 대가로 아주 잔인하게 끝을 맺어주어라!"
어쌔신들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은 매우 차가웠다. 헤네시는 더 큰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손을 허공에 올렸다.
"마헬루스파이!"
새하얀 안개가 생겨나 그들을 감쌌다. 그안에서 찬란한 금빛이 새어나오더니 순간
엄청난 바람이 휘몰아쳤다. 그들이 서있던 곳을 거칠게 흔들고 나무들을 때리던 바람은 시간이 정지한것처럼 멈추었고 그곳에는 이미 사람이 서있었다는 흔적조차 찾아볼수없이 고요했다. 하지만 그들이 텔레포트한 지점은 딱 한군데밖에 없었다.
셀리가 위치해 있는곳.
"당신들...누, 누구야! 왜 날..."
셀리는 가엾게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하얗게 된채 덜덜 떨고있었다. 보통사람이라면 자기앞에 갑자기 날카로운 단검을 든 검은망토의 어쌔신들이 30명이나 나타나서 당장이라도 죽일듯한 자세를 취했으면 바로 기절할게 뻔했지만 이상하게도 셀리는
마법사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 때문인지 엄청나게 겁에 질리긴 했으나 정신을 잃는
자살행위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들이 자신을 죽이러 온 어쌔신들이라는걸
그들의 망토를 보고 알수있었다.
가장 앞에 서있던 회색머리칼의 어쌔신이 그녀를 보며 비웃듯이 말했다.
"이렇게 약해빠져보이는 년이 8서클 마법사라니, 정말 애처롭군. 어차피 죽여야 될테니까 연민의 감정을 가져서는 안되지만 정말 불쌍해보여."
주위에 있는 많은 어쌔신들이 각자 검을 빼들면서 웃었다. 셀리는 뒷걸음쳤으나 소용이 없었다. 바로 날카로운 단검이 그녀의 뺨을 스치고 지나가 뒷쪽에 있는 커다란 나무에 박혔다. 다시 그들의 비웃음섞인 웃음소리가 사방에 울려퍼지고, 회색 머리 옆에 있는 어쌔신이 냉혹하게 눈을 빛내면서 말했다.
"아, 너가 어떻게 죽을지는 여기 헤네시님에게 달려있다. 보통 우리는 고통없이 심장을 찌르지만, 네년이 지은 죄는 니가 꼬마녀석이라고 해도 용서받지 못할것 같군."
"8서클이라고 너무 기고만장해서 나라를 팔 생각까지 하다니 정말 가공할 머리야."
셀리가 숲을 벗어나 탁 트인 들판에 도착하자마자 이꼴인것이다. 이미 하늘은 깜깜했고, 수많은 별들 사이로 휘황찬란하게 떠오른 보름달, 갑자기 나타난 어쌔신들.
정말 사람 죽이기 딱 좋은 배경이였다. 셀리는 하늘에 떠있는 엔비라스와 플레이아데스를 생각하며 다시 몸을 떨었다. 난 죽을수 없어, 아직 안돼. 하지만 어떻게? 난
공격 마법따윈 써본적이 없었단 말이야.
8서클이나 된 주제에 공격마법도 써본적 없다니 넌 쓸모가 없어.
자기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비웃음.
8서클.
자신도 알고있는 사실이였다.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자기 키만한 장검을 들고 다가오는 어쌔신들을 보며 셀리는 눈앞이 아늑해졌다.
셀리는 태어날때부터 비정상적으로 마력이 많이 순환되는 몸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8서클까지 쉽게 오를수 있었다. 그러나 그 대가로 태어날때부터 네아 리르라는 희귀병까지 갖고 태어났다. 마나가 온몸을 순환할때 통점에 이상하게 많이 축척이 되는 병으로, 때때로 뼈까지 시리는 통증과 두통을 경험하게 되는 병이였다. 치료약은 없었다. 진통제를 먹는게 다였다.
그리고 지금, 팔부분에 통증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난 간첩이 아닌데...
우리가족은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것 뿐인데...
우린 간첩이 아닌데...
셀란트에서 유학하고 돌아온게 그렇게 큰 죄였어...?
우린 방화범도 아닌데...
그녀의 눈앞이 뿌얘졌다. 그리고 어느새 두려움이 사라지고 분노가 그녀의 머릿속에 자리잡았다. 셀리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한것을 모르는 어쌔신들은 조소를 흘리며 점점 가까이 다가갔다.
"대 제국 리히나이텐에 감히 간첩따위가 들어오다니, 아, 불을 지른 대가도 받아야 되겠군. 넌 특별히 고통스럽게 죽여주마. 네 년의 사랑스러운 가족들을 만나려면 그정도 대가는 따라야되는건 아니겠어?"
헤네시는 자신의 장검을 빼들었다. 시퍼렇게 날이선 그칼은 위에 종이 하나를 떨어뜨려도 종이가 잘린다는 백월도에서 만들어진 명검 '월도'였다.
그가 다른 어쌔신들에게 눈짓을 보냈고, 그들은 신호를 알아챘다.
[휙-]
순식간에 서른명의 어쌔신들이 공중으로 튀어올랐다. 달빛이 반사되어 하얗게 빛나는 서른자루의 칼, 칼끝은 전부다 셀리를 향했다. 그녀의 눈빛은 매우 시릴정도로 차갑게 변해있었다. 하지만 어쌔신들은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죽게될 타겟이니 말이다. 하지만 셀리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양손에는 붉은색의 마력이 모여있었다. 그걸 알아챈건 오직 헤네시 뿐이였다.
'어? 왜 손에 붉은기운이..?'
셀리의 손에 분명히 마력이 분명한 기운이 일었다. 붉은색이란건... 엄청나게 농축된
마력을 뜻한다. 그도 여러번 고위 마법사들과 싸워본적이 있어서 잘 알고있었다. 하지만 그건 공격마법을 캐스팅 한다 치곤 너무 적었다.
'잠깐만, 왜 저렇게 적은양을 생성하는거지? 설마...'
자신들이 죽여야될 소녀와의 거리는 불과 3m.
'설마... 은사 형태의 마나? 설마..!'
이젠 2m가 떨어져 있었다. 헤네시의 뇌리를 스쳐지나가는 위급함.
"모두들 저년에게서 떨어져!!"
"뭐?"
"그게 무슨-"
하지만 이미 늦어있었다. 나지막하게 주문을 외는 소리를 들은 헤네시의 눈앞이 깜깜해졌다.
"리리오 마나에스티"
조용한 칸델라인 숲속, 그 침묵을 깨고 작은 두명의 6살짜리 어린아이로 보이는 형체들이 순식간에 숲속을 스쳐갔다. 그것들이 지나간 나뭇가지엔 연보라색의 긴 머리카락이 몇가닥 걸려있었다.
타르소시아스는 지금 매우 다급했다. 정말 미칠것만 같았다. 그녀의 바이오 윙을 최대 속도로 올리고 지금 숲속안을 엄청난 스피드로 날아가는 언니를 보는 나르소시아스도 엉뚱한 사람, 아니 일가족을 범인으로 쫒았다는 죄책감으로 심장이 터질것만 같았다. 이미 시속 390km으로 한참을 날아온 그들이지만 힘든 기색하나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넘쳐오르는 분노로 얼굴이 새빨개져 있었다.
"라미트! 겨우 9살밖에 안되는 어린아이를 죽이라고 자객을 보냈다니... 개같은 자식들! 가족이 지하감옥에 갇혀서 불속에서 나오지도 못하는데도 신경도 쓰지 않았다고! 라미트! 일 니아 타리오스!"
미스텔자일 어로 욕설을 퍼부으면서 씩씩거리며 주먹을 꽉 쥔 타르소시아스는 자신의 광선검을 반쯤 꺼내려다가 나르소시아스의 말에 다시 집어넣었다.
"언니, 그애는 8서클이에요. 살아있을수도 있습니다. 저도 화나는건 사실이지만..."
나르소시아스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하지만 타르소시아스는 다시끔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 찢어죽여도 시원찮을놈들! 거짓 모함에 속아서 일가족을 가두고, 생존자까지 죽이려고 s급 어쌔신을 보내다니요! 어쌔신 보내고 나니 뭐? 진짜 간첩이 잡혔다고?
이런 망할! 나르소시아스, 당신은 저를 가만 내버려 두어야 했어요! 그 죽여버릴 마법 방어국 회장놈을 토막내게 내버려 두셨어야죠!"
"그 잘못은 모함을 한 범인과 리히나이텐 마법정부국에 있습니다. 언니, 예민하게 굴면 안됩니다. 방어막 시스템이 오작동할수도 있으니까요.
나르소시아스의 눈이 타르소시아스 허리부분에 삽입된 황금색깔의 얇은 바이오 칩을 보며 조용하게 말했다. 그러자 타르소시아스는 독설을 멈추었으나 여전히 씩씩거렸다. 그들 자매는 천공의 에스텐 섬에서 120년간을 CAP로 일해왔으나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범죄는 처음 맡아보는 것이였다. 범인은 지능범이였다. 분명히 진짜 간첩을 리히나이텐에 침입시키고 억울한 일가족에게 죄를 씌운다, 다음엔 왕궁에 무슨이유인지 불을 질렀다. 하지만 그 이유는 이미 다 타버린 왕궁 창고에서 혼돈의 결정이라는 보석이 없어지자 퍼즐이 딱딱 맞춰지듯 앞뒤가 맞기 시작했다. 하지만 왜? 어떤이유로 혼돈의 결정을 훔쳐간걸까? 그리고 왜 하필 리히나이텐인가? 리히나이텐은 종교국가다. 때문에 커다란 범죄 하나라도 저지르면 바로 신변이 위험해진다. 거기에다가 범죄자면 어린아이든, 임산부든, 노인이든 상관않는다. 겨우 9살밖에 안된 어린아이에게 자객을 30명이나 - 8서클이라는 이유로 - 보낸걸 보면 뻔한 사실이다.
하지만 방화범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타르소시아스 생각으로는 범인은 불을 지르고 나서 자기들이 오기전에 바로 도주해버린거라고 생각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걸 보니 텔레포트를 쓴게 틀림없었다.
리히나이텐의 국경 가까이 위치한 칸델라인 숲은 끝에 넓디 넓은 들판이 있는걸로 유명했다. 타르소시아스와 나르소시아스는 목격자들이 한 소녀와 적어도 20명쯤으로 보이는 어쌔신들이 숲속으로 들어간걸 보았다고 증언하는걸 보아 그들이 들판에 도착해서 싸우고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들판은 그렇게 멀지않아 -물론 그들에게 말이다.- 결국 맹렬한 속도로 출발한지 5분 되지 않아 타르소시아스와 나르소시아스는 그곳에 도착할수 있었다. 그들은 깃털처럼 사뿐하게 착지했다. 주위는 매우 어두웠다. 하지만 심야에 익숙해진 그들에게 두려움은 생기지 않았다.
한가지 문제점은, 신장이 1미터밖에 되지않는 그들이 들판속을 지나가는건 좀 힘들었는데 왜냐하면 그들 키만큼 자란 풀들 때문이였다. 분명 오랫동안 사람이 오지 않은게 분명했다. 나르소시아스가 먼저 풀을 헤치며 나아갔고 타르소시아스는 팔에 이식된 광선검을 킨채 풀들을 다 베어내면서 따라갔다.
[스륵- 스륵-]
팔로 풀속을 수영하듯이 헤치며 가고있던 나르소시아스의 눈길이 갑자기 옆쪽으로 향했다. 자기 옆에 깔린 풀들위에는 거미줄처럼 보이는, 그렇다고 거미줄은 아닌 가느다란 붉은 실들이 엉켜있었다. 그것들은 희미하게 빛을 내고 있었는데, 무심코 다리부분을 본 그녀는 허억- 숨을 들이쉬었다. 그것들이 무릎까지 엉켜있었던 것이였다. 나르소시아스는 황급히 손으로 그 실들을 털어내었다. 그것들은 땅바닥에 닿자
스르르 사라졌다. 뒷쪽에서 불쑥 부시럭! 풀을 헤치는 소리가 들렸다. 허억! 거친 숨소리를 내며 나르소시아스는 멈춰섰다. 등뒤에서 익숙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왜그러십니까?"
" ...갑자기 말하시니 엄청 놀랐군요. 이상한 거미줄 같은게 부츠에 달라붙어서 떼느라..."
"이상하군요. 저도 손바닥에 그것들이 달라붙어서 대충 떼어내고 오는길인데요."
"아..."
곧바로 침묵이 찾아왔다. 이곳에서 들리는 유일한 소리는 나르소시아스가 풀들을 헤치는 소리와 타르소시아스가 광선검으로 풀들을 샥샥 베어버리는 소리 뿐이였다.
이상한 침묵이었다.
타르소시아스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분명히 짧은 목까지 오는 붉은 머리칼의 소녀와 검은망토의 어쌔신들 몇십명이 이
들판으로 가는것 같다고 인상착의 설명이 들어왔었죠?"
"그러고 보니... 아까는 분명 기분탓이였지만..."
진짜로 어쌔신들이 이곳으로 왔고, 그 소녀와 한바탕 싸움을 벌일려고 온곳이 이곳이라면, 분명히 인기척이나, 칼 부딫치는 소리, 아니 하다못해 발자국 소리라도 들려야만 했다.
하지만 오직 괴기한 침묵만이 들판을 감싸고 있을 뿐이였다.
"인기척이 없습니다. 풀들이 시야를 온통 가리고 있어서 자세한건 알수없지만 이곳에 오지 않은것 같습니다. 그럼 도데체 어디로..."
"목격자는 절대로 CAP에게 거짓을 말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분명히 이곳에 왔다 간게 분명해요. 하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을텐데... 상대는 8서클 마법사,
아무리 s급 어쌔신 30명이라도 싸움을 30분만에 끝낸다는건 불가능해. 어떻게...?"
[툭!]
풀을 베며 가던 타르소시아스의 발끝에 무언가가 부딫쳤다. 느낌으로 보아 둥근게
마치 공같았다. 그녀는 쭈그려 않아서 그것을 더듬어보았다. 털이 나있고, 말랑말랑한 이건... 두개의...
그녀는 그것을 들어올렸다. 매우 미끌미끌하고 약간 쇳내가 풍겼다. 순간 앞서가고 있던 나르소시아스가 광선검을 타르소시아스쪽으로 비추었다.
"타르, 무슨일이 있-"
타르소시아스가 들고있던건 피로 물든 사람의 머리였다. 그녀는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으나 곧바로 실신할것만 같은 표정을 지으며 그것을 내팽겨쳤다. 그것은 쿠션위에 떨어지는것처럼 푹-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져 굴러갔다. 타르소시아스는 자동적으로 광선검의 강도를 높혔다. 나르소시아스는 동공이 커질대로 커져버렸다.
그러나 강도를 더 세게튼건 완전히 어리석은 짓이였다. 하늘에 떠오른 달빛과 광선검에서 나오는 환한 빛이 섞여서 어둠속에 쌓인 들판위에 펼쳐진 광경을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아.. 나미너스여... 제발 이것이 꿈이기를..."
두 CAP 남매는 120년동안 에스텐에서 의뢰를 받아왔지만 이렇게 참혹한 광경은 전혀 보지못했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입에서는 평화와 생명의 여신인 나미나스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그들 앞에 나타난 광경은 참혹 그자체였다. 온몸에 토막된 시신 30구가 여기저기 널려있었고 달빛이 그것들을 비추어 더 싸늘하고 오싹하게 보였다. 밤이라서 풀밭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보지 못했으나 분명히 피로 물들어 있으리라고 타르소시아스는 확신했다. 환하게 뜬 달은 이제 괴기하다못해 공포스럽게 보였다. 분명히 죽은 어쌔신들이 쓰던게 분명한 칼은 반으로 깔끔하게 부러져서 널려있었다. 칼날은 시퍼렇게 서있었다. 분명히 어쌔신들이 쓰는것이 틀림없는 검은 망토는 산산히 찢겨져 있었다.
나르소시아스는 무의식중에 손바닥으로 눈을 비비다가, 눈안에 이상한 묽은 액체가 들어가서 바로 손을 떼고 손바닥 안을 들여다보았다. 놀랍게도 그녀의 고운 손바닥엔 심하게 베인듯한 상처가 나있었다. 피가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있는 상처를 보며
나르소시아스는 비명을 지르려고하는 자신의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언제 내가 베인적이 있었지..? 그 거미줄 같은걸 만진것 밖에 없는데... 은사를 만진거라면 몰라도...'
순간 그녀의 뇌리를 스쳐지나가는 하나의 기억이 있었다.
'마은사..!'
타르소시아스 역시 광선검에 비친 자신의 손등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마치 톱에라도
반쯤 썰린것처럼 벌어진 상처에서는 피가 쏟아져 나왔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달빛이 비추고 있는 이 싸늘한 광경을 쳐다보았다.
"설마... 그애가 그럴리는..."
그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들판 한가운데 자그만한 실루엣이 일어섰다. 점점더 그들이 있는곳으로 가까이 다가온 그것의 정체는 바로...
"당신!"
"어떻게 이럴수가!"
붉은 머리칼의 9세로 보이는 소녀, 바로 타르소시아스와 나르소시아스가 찾고있던 그 소녀였다.
나르소시아스가 충격반, 공포반으로 거의 비명 지르는것같이 높은 목소리로 외쳤다.
타르소시아스 역시 믿기지 않았다. s급 어쌔신 30명이 8서클에게 당했다. 전부다, 처참하게. 자기도 모르게 그녀는 광선검의 강도를 끝까지 높혀버렸다. 윌 오 위스프가 내는 빛따위는 비기지 않을만큼 엄청난 빛을 뿜어대며 광선검이 심하게 떨렸다. 그녀는 발밑을 쳐다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광선검에서 나오는 빛은 주위의 시체까지 선명하게 비춰주고 있었으니까.
"마은사... 농축시킨 마나를 칼날보다도 더 날카로운 실형태로 만들어 상대를 잘라버리는 마법이죠... 시체, 칼, 옷들, 심지어는 풀까지도 깔끔하게 잘려있고, 아무런 아픔을 느끼지 않았는데도 우리들의 손부분을 보면 확신해요... 하지만 어떻게... 이 마법은 아무리 8서클이라 해도 자유자제로 사용하기에는 무리일텐데..."
타르소시아스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나르소시아스 역시 피가 흐르는 손바닥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묘한 긴장감이 밀려왔고 어느새 식은땀이 송골송골 맻혔다.
"하지만 어떻게 이런짓을 할수가 있죠? 당신은 이미 누명따윈 없어요! 가족분들도 마찬가지-"
나르소시아스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면서 이미 5미터 가량 밖에 떨어져 있는 소녀에게 다가가려고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러자 소녀가 순식간에 미간을 찌뿌리면서 얼음같이 차가워져있는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했다.
"움직이지 마세요."
"에? 그건 또 뭔-"
다시 소녀가 인상을 썼다.
"움직이지 마세요. 이미 당신들의 주위에는 마은사가 수없이 쳐져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바로 저 어쌔신 꼴이 - 소녀는 손가락을 들어 자기 바로 옆에 몸이 5조각으로 토막나버린 시체를 가리켰다 - 될테니까요. 강도를 조금 낮춰서 당신들 눈에도 보이지 않게 해뒀으니 허튼짓 하지않는게 좋을겁니다. 어차피 15분 후면 사라지니까요."
"칫-"
나르소시아스와 타르소시아스는 결국 움직임을 멈출수밖에 없었다. 나르소시아스는
소녀를 힘껏 노려봤지만 소녀는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와있었다. 매우 창피한 광경이였다. 천공의 에스텐의 1급 CAP들이 겨우 8서클 -CAP들에겐 겨우 8서클이다.- 에게 제압당하고 도망가는 광경을 보기만 해야 된다니! 나르소시아스는 수치스러움에 얼굴이 빨개졌다.
천천히 그녀는 뒤돌아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현장을 뜨는 도망자 치고는 여유로워 보이는 걸음걸이였다. 환한 달빛이 그들을 비추고 있었다.
타르소시아스는 순간 안에서 무언가가 치밀어 오는걸 느꼈다. 연민도 아니고, 분노도 아니였다. 그녀는 자신도 왜인지 모르면서도 말을 내뱉었다.
"당신은..."
소녀가 흠칫 걸음을 멈췄고 고개를 약간 돌렸다. 차가운 눈빛이였지만 분명히 그 안에는 가족을 하루아침에 잃은 슬픔이 담겨있었다.
"혼자서 어떻게 살아남을 건가요!"
타르소시아스는 소녀를 향해 소리쳤다.
"...해서"
"예?"
조용한 어투로 소녀는 대답했다.
"난 뭐든지 해서 살아남을 겁니다."
다시 소녀는 뒤돌아서더니 이상한 느낌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였다. 잔인함과 슬픔이 섞여서 타르소시아스와 나르소시아스는 슬픔도 아니고 기쁨도 아닌, 오묘한 기분이 느껴졌다.
"세레네 니아 카라세쿠
나나히 츠라나 이브리히
세레네 니아 카라세츠
라 비안뜨 로르세카
아쉬네 후노 켈 나나스쿠?
후네 아쉬노 켈 나나스쿠?"
세미아 아이네 리츠고네
후네 켈 나나스쿠.
루네바 이바 아타라시
피리에 이노 린 아라테
렐- 소스메 이라소오
라리오 넬 카마스쿠
소녀는 마지막으로 고개를 돌린뒤에 푸른 빛에 휩싸인채 사라져버렸다. 텔레포트였다.
"우리의 패배인가요."
타르소시아스는 허망하다는듯이 웃었다. 쓴 웃음을 지으며 나르소시아스는 즉시 몸을 움직였다. 그들은 소녀의 마은사 마법에 눌려 보통사람도 넘어가지 않을 거짓말에 속은것이였다. 그들에게 붙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시체들 주위에는 많은 양의 마은사 마법의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이일로 이제 불쌍하게도, 오해를 받아 현상수배가 되었던 걔는 이제 진짜로 현상수배가 걸리게 생겼군요. s급의 어쌔신들 30명이 피살된채로, 그것도 마은사 마법으로 썰린채 발견되었다는건 왠만한 특종 못지 않아요."
"... 분명히 21개 나라 전역에 퍼져나갈겁니다."
[철컥-]
등뒤에 있는 철집안에서 거대한 은빛의 금속날개가 솟아나왔다. 바이오 윙을 핀 두
CAP 자매는 여느때처럼, 하지만 씁쓸한 표정으로 그녀들은 공중으로 가볍게, 그리고 빠르게 솟아올라 순식간에 하늘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속력 260km, 그들은 빠른속도로 리히나이텐 마법 방어국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달이 들판에서 빛을 뿌리네
소녀는 않아서 별을보지
달이 들판에서 빛을 거두네
칼이 나에게 겨두어졌네
불빛이 더 붉을까?
피빛이 더 붉을까?
시체들을 보며 답을 얻었지
피빛이 더 붉구나
지하에 머무르게 된 그들
다시는 그곳에서 나오지 못하리
희망- 어둠속으로 사라졌고
눈물은 파란색을 띄네.]
젭라 코멘트 하나만 쏴주이소 ㅠㅠㅠ
아, 아소와 소나에서 연재되고 있긴 하지만 수정이 귀찮아서 좀 내용이 살짝 다를수도 있습니다 ㅇㅅㅇ;;
훗 (디져라 이넘아 퍽퍽!)
첫댓글 길다+_+ 진짜 하나의 소설을 보는듯한...
오오옷 댓글 발견 감사 또 감사합니다 은둔님 만이 함께하길(퍽)
헉,, 개마루씨와의 대화를 보고 완전 놀람; 13살이라니..ㄷㄷ...완전 어른같은 Feel...
무섭습니다 ㄷㄷ 뭐 성의 댓글 하나 달고 갑니다 ㄲㄲ... 결국엔 다 읽었네요. 여자아이 참 무시무시하구뇨 ' -' ㅎ // 제목 무슨 뜻입니까? ㄷㄷ // 외계어...ㄷㄷ
성의댓글이라도 감사드립니다 ^-^ 님소설 애독자가 되겠시와욧~<디져라 그냥 .. 개 마루 님소설은 왠지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어여 ㅎㅎ
말해주면 앞으로 진행해 나갈 스토리를 네타해버리는건데... 10화까지 가기전에는 비밀이랍니다
어이.. 몇살이세요? 친신대요? 흠.. 전 16살 마루랍니다 ㅋㅋㅋ 그런데 말이죠.. 은둔님,옥동자님, 저. 그렇게 3개가 줄줄이 있잖아요. 꼭 거미줄처럼 댓글이 적혀 있네요 ㄲㄲ 아, 뭐라 부르면 될까나? 참고로 여자라는 ㅠ
네! 친신 된답니다~ 13 동자구용. ㅎㅎㅎ 정말 그렇네요 ㅋㅋㅋ 그냥 동자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_^
후... 후훗... 정신연령이 높으신가봐... 난 나보다 나이 많을 줄 알았쎄여 ㄱ- 글 잘 쓰시구나.. 싶었거든 ... 네 머리가 존경스럽다. 크큭.. << 살짝 돌아버린 인간? 캭- // 댓글 쓸데없는건 삭제하자꾸나 ㄱ- .... 우리끼리 너무 떠들었단다. ㅋㅋ
뭔소리얌! 6시간동안 키보드만 치고있으면 언니도 나같은건 쨉도 안될정도로 잘쓸수 있다고 자신하는 동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