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늘은 주접스럽게도 2편을 올려봅니다.. 이번작은 그래도
나름대로 좋아라 하면서 쓴거거든요-_-ㅋ 그냥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하구요.
조은밤 되시구요.. 제 설에 꼬릿말 달아주신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이번것두.. 꼬릿말 부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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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샤워를 하다 말고 잠시 거울을 응시한 피리아는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어째.. 뱃살이 좀 나온 것 같은데.. ㅠㅠ
내가 결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아줌마가 되어 버린 걸까..?
샤워를 끝낸 피리아는 이내 엄마곰이 그려진 귀여운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안락한 침대 반쪽에는 이미 아빠곰의 형태를 한 잠옷을 입은 제로스가
허리를 반쯤 세운채로 자신의 보라색 머리를 얌전히 빗질하고 있었다.-_-
"제로스! 침대에서 빗질하지 말랬죠!"
허걱- 제로스, 놀랐다.
"앗~ 오늘이 처음인데.. 그렇게 화내지 말아주세요~"
"처음이라니! 어제도, 그제도, 그그제도 침대에서 머리 빗은 거 누가 모를 줄
알아요? 침대에서 머리 빗으면 머리카락 떨어진다고 몇번 말해야 알아듣겠어요!?"
"그러는 피리아씨도 금색 머리카락이 이불에 다 붙어있었던 걸 제가 매일
떼어 높는다는 사실은 모르시나 보군요^^?"
웃으면서 한마디도 지질 않는 이 남자.
아휴~ 내가 말을 말아야지. 내가 어떻게 이기겠어?
말싸움을 단념한 피리아는 "흥~!" 하고 콧방귀를 뀌면서도
슬그머니 이불 속으로 드러누웠다.
그리곤 이내 꿈틀대며 제로스쪽으로 다가가 그를 보고 누워서서
발을 꼼지락 거리며 말했다.
"근데.. 제로스... 있죠, 나.."
"네?^^"
"뚱뚱해요?"
"설마 여태껏 모르셨어요?!~ 그러니까 제발 살 좀 빼세요^^"
연애할 땐 안 그러더니.. -_-
남자들은 결혼하면 다 변하나 보다.. 이처럼..
여하튼 피리아는 꼼지락 거리던 발로 제로스를 힘껏 찼다.
"제로스.. 장난하지 말아요. 나 정말 심각하단 말예요.."
"음- 피리아씨 정도면 걱정 안해도 될 듯 한데.. 리나씨처럼 가슴이 작은것도
아니고- 왜 갑자기 그런건 물어요?"
"몰라요.. 요새 자꾸 배가 나오는 것 같아서요.. 왠지 입맛은 없고 말이죠-"
"헉.. 그거 혹시..!"
"혹시..?"
"치질 아닙니까?"
"-_-.. 배 나오는거랑 치질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피리아는 모닝스타를 내리쳤다.
제로스는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말해야 했다.
"아.. 그.. 그렇군요..;;
그렇다면...... 임.신. 아닐까요?"
제로스는 사뭇 진지해 보였다.
"설.. 설마요! 이.. 이렇게 빨리.."
"구토 증세는 없었습니까?"
"아.. 그러고 보니.. 요새.."
"흠... 그럼, 그날은요-?^^"
피리아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설마- 정말 임신?
내가.. 엄마가 된다구?
"내일.. 산부인과에 가 보는게 좋겠어요."
제로스는 벌써부터 들떴는지 피리아에게 뽀뽀해주며 말했다.
"애한테 해로우면 안되니까, 일찍 눈 붙여요^^"
다음날 아침.
제로스는 새벽부터 일어나서 부산을 떨기 시작했다.
(어이, 아저씨. 잠을 자긴 잔거야?)
"자~ 피리아씨^^ 산모는 뭘 좋아하죠? 제가 따끈따끈한 곰탕을 끓였어요~!"
"제로스~ 아직 6시도 안됐어요.."
피리아는 잠이 덜 깬 눈으로 이불을 뒤집어 쓰며 말했다.
"자자~ 어서 일어나서 병원 갈 준비를 해야죠.."
연신 나팔을 불어대는 제로스 성화에 피리아는 할 수 없이 일어나 오랜만에 남편이
끓여준 음식을 먹어보기로 했다.
제로스는 자신이 먹여 준다며 손수 숟가락으로 스프를 떠 줬다.
"자~ 아~~ 해요^^"
"아....우.. 우웁!!!"
피리아는 이내 화장실로 뛰어갔다.
제로스는 피리아를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다.
헛 구역질....
이거- 정말인 것 같은데?
이윽고 여긴 △△산부인과.
"아~ 축하합니다. 임신입니다."
피리아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나의 아이가 생긴다는 벅찬 감동.
그것이 그녀의 눈에 이슬을 가져다 주었다.
제로스도 함박 웃음을 터뜨리며 좋아라 했다.
산부인과를 나오며 제로스는 이것저것 말하기 시작했다.
"음.. 이름은... 뭘로 하는 게 좋을까요..? 제리... 아?^^; 제라.. 스(?)헉.. 이런-
그러고 보니 수왕전하께도 알려야겠군요."
"그렇게 좋아요?"
"그럼요- 아참, 피리아씨는 뭐 먹고 싶은거 없습니까? 여자들이 임신하면 뭐 먹고 싶어 한다고
들었는데요-"
"음- 그러고 보니, 해파리 무침이 먹고 싶네요.."
"네? 가우리 님이요^^?;;"
"나, 참 가우리! 오늘은 왠지 떡볶기가 먹고 싶다니까!!"
"이.. 이 목소린.. 리나씨군요."
그랬다. 건너편에는 리나와 가우리가 장을 보고 돌아오는 중이었던 것을
제로스가 발견한 것이다.
"앗~ 제로스와 피리아 아냐?"
이내 리나도 그들 부부를 발견하곤 다가왔다.
"이야~ 그동안 잘 지냈어? 그동안 연락도 없고 말야."
"하핫.. 그러게요.. 근데 정말 굉장한 날에 만나뵙네요.^^"
"응? 굉장한 날이라니.?"
제로스는 덥석 피리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저- 아빠가 되게 됐어요!!"
".....뭐라구!??"
가우리와 리나는 동시에 외쳤다.
"우걱우걱.. 쩝.. 그.. 으러리까.. 우... 이.. 이리아아.. 우우.. 이이을 앴단 말이지?
우.. 우울!!" (그..그러니까.. 우.. 피..피리아가.. 우우.. 임신을 했단 말이지? 무.. 무물!!)
"네! 바로 그거에요^^"
"이야~ 제로스! 너 정말로 아빠가 되는 거구나~ 하하핫."
가우리는 제로스의 어깨를 탁탁 치며 축하해 주었다.
"... 그런데 피리아. 엄마가 된다는거, 어떤거야?"
어느새 물을 먹고 후식을 집어들고 있는 리나가 물었다.
"어.. 그.. 글쎄요.. 첨엔.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그래도.. 기쁘다고나 할까..
부모님 생각도 들기도 하고.."
"아~ 그렇구나.. 부모님 생각이라.. 여하튼 제르와 아멜리아에게도 말해주어야겠네.
그리고 제로스ㅡ
앞으로 피리아에게 좀 잘해주라고. 여자는 임신하면 꽤 민감해지니까."
"네^^"
그로부터 한달이 지났다.
한달간의 제로스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새벽 2시에 일어나 해파리 무침이 먹고 싶다는 피리아의 성화에 못이겨 그 흔치않은
음식을 새벽에 구하려다 결국엔 리나네 집에 찾아가 가우리 좀 무.치.면 안되겠냐고
묻다가 리나에게 연신 욕만 먹고 쫓겨나기 일수였다.
뿐만 아니라 보통 여자들은 임신하면 귤 이라던가 보통 신 게 먹고 싶다고 하는데
피리아는 본래 용족이라 그런지 이 추운 겨울에 수박이 먹고 싶다며 제로스를 박박
긁어댔다.
아.. 아빠가 되는 과정이란 이리도 고된 것일까?
하지만 이럴 때 남편을 부려먹는 게 여자들의 특권! 피리아의 입덧은 그칠 줄 몰랐다.
"아아~ 차라리 누군가를 1000명 없앤다거나, 일족을 멸하는 것. 그런 게 더 쉽겠어요-"
라고 제로스는 말한다.
그러던 그에게 드디어 황금의 휴가가 찾아왔다. 오랜만에 제라스에게 들리기로 결심한 것이다.
제로스는 피리아의 볼에 키스해주며 "금방 다녀올테니 걱정말고 쉬고 계세요." 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공간 속으로 사라졌다.
"흠.. 피리아가 임신을 했다고?"
"네- 수왕전하."
"피리아는.. 용족 아니었던가?"
"그렇습니다만.."
"용과 마의 결합이라ㅡ 안된다 제로스.. "
"예? 뭐가 안된다는 것입니까...?"
"그것은 금기다. 금기의 아이가 태어난다.. 제로스, 그러니 그 아이를 지워라."
제로스의 동공이 순간 커졌다.
금기의 아이? 그 것은 제로스조차 모르고 있던 사실이었다.
하지만, 아이를 지우라니..
어제도... 피리아를 뱃속에서 연신 차대는 아이의 태동을 느꼈었는데..
"...싫습니다."
"감히 나를 거역하겠다는 것이냐!"
"거역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으롯의 의무를 다하는 것입니다. 그럼 이만."
제로스는 이말만을 남긴채 또다시 공간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제로스.. 후회하게 될 거다.."
혼자남은 자신의 자리에서 제라스는 중얼거렸다.
제로스는 잠시 시장에 들리고 나서 곧장 집으로 돌아갔다.
피리아와 저의 아이를 지우라는 겁니까ㅡ
수왕전하..
예전의 저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의 저는 그럴 수 없습니다.
"피리아씨, 저 왔어요."
그런데 피리아, 대답이 없다.
혹시.. 무슨일이 있는걸까? ......피리아씨?
제로스는 문득 불안해졌다.
설마 수왕전하가??
아니야.. 그럴리 없다- 그럼 왜 대답이 없지?
아, 그래 잠시 어디 나간걸거야.
제로스는 일단 그렇게 믿기로 했다.
이렇게 해파리 무침도 사왔는데... 피리아씨가 좋아하는..
해파리 무침도 사왔는데....
삐그덩-
이윽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피리아씨..?
"앗.! 제로스. 언제 돌아왔어요??"
다행히 피리아는 무사했다.
"방금 돌아왔습니다.. 근데 어디 갔다 오시는겁니까?"
"요 앞에 아멜리아씨댁에 좀 들렸어요.. 혼자있으니까 영 심심해야 말이죠.."
제로스는 순간 피리아를 와락 안으며 말했다.
"걱정.. 하잖습니까.."
"...제로스?"
"피리아씨와 아이는.. 제가.. "
....지키겠습니다...
하지만 뒷말은 하지 않았다..
피리아가 괜한 걱정을 하는게 싫었던 터였다.
그 뒤, 8개월 뒤.
피리아는 무사히 아이를 출산했다.
예쁜 여자아이였다.
"음.. 이름은....... 피르..... 어때요?"
아이는 씩씩하게 자라줬다.
하지만 특별히 무슨 기운이나 조짐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제로스는 아이를 보면서 가끔 걱정이 들기도 하였다.
수왕님께서 하신 금기.. 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윽고 70년이 흘렀다.
이 세상엔 리나도, 가우리도, 제르가디스도, 아멜리아도 있지 않았다.
그들은 인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세상엔, 그들 중에선 이제 제로스와 피리아만 남았다.
그들에겐 아직도 살아갈 날들이 많았다.
가끔은 이제 같이 차 한잔 할 동료가 없는게 쓸쓸하기도 했지만
이들 부부에게 이제는 익숙해진 일인 듯 했다.
그리고....
"피르.. 이제 오니?"
문이 열리고 이윽고 피르라는 여성이 들어왔다.
그런데 어쩌면 남들이 보면 피리아가 다소 예의 없는 아가씨로 보일듯 한 광경이었다.
문이 열리고 들어온 건, 70은 다 된 듯한 꼬부랑 할머니였던 것이다..
금기의 아이..
그것은 용과 마의 결합으로 인한 인간과 비슷한 생명의 탄생이었다...
자신들보다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 아이를 보는 부부의 마음은 어떠할까..?
그리고..... 그 아이는 자신들보다 분명 먼저 운명할 것이었다..
피르가 눈을 감은날, 피리아는 다시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로스는.. 피리아의 옆에서 그녀를 다독거려주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것이...... 당신이 말하던 것이었습니까......
끝!
첫댓글 아.. 할머니라.,.. 불쌍하다 피르 ㅠㅁㅠ.. 잘봣어!! 이번소설도 역시 원츄!♡.. 난 늘 두세편씩 쓰는데 -_-a 내가 이상한가..[퍽!]
어억! 불쌍해!! 어떻게 이런 일이!! 흐흑.. 안타까워요..
허억 ㅠ_ㅠ 이런...이런...
할머니래... ㅠㅡㅜ 피르 불쌍해... 잼써요! 오타가 조금 가정으로서의라고 나와야 하는데 가정으롯의 라고 나와있어여~ 하여튼 잘봣어요!~
넘무 재밌어요~ 흑.. 요즘 시험기간이라서 자주 꼬리말을 못올리겠네요.. 지송합니다. 헤헤.. 그래두 엄마의 그 한바가지두 넘는 욕을들으며 간신히 했어요... 휴우~~ 학생의 신분이란. 계속 단편쪽으로 많이 써주셨으면 하네요.. 딴글에두 꼬리말 많이 붙일게요~~
이 것이 용족과 마족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인가봐요..........피리아도, 제로스도 아주 섭섭했겠습니다......
멋지군요...ㅠ_ㅠ,,,,
특이한 소재.. 정말 잘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