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차 5/3 금 : 남해안을 따라 여수 밤바다로>
오른발의달인 형님 덕에 편하게 모처럼 숙면을 취한 후 출발을 준비합니다.
형님은 9시에 출근하시고 이제 뻔뻔함이 일상이 되어버린 저는 알아서 문단속 하고 나가겠다는 패드립도 서슴지 않습니다..
진동 때문인지 할리를 타면 금새 배가 고파지고 기력이 쇠해집니다..
아침은 선택이 아닌 필수...
목포에서 백반으로 유명하다는 형님의 추천으로 네비 찍고 가 봅니다..
남경회관..
허겁지겁 먹니라 사진을 못 찍은 게 한입니다..
강추.. 꼭 들러보세요... 남도의 인심과 푸짐함은 덤입니다..

목포까지 온 김에 진도는 가야겠죠..
영화 “명량”으로 유명해진 울돌목.. 함 구경하러 갑니다..
해양에너지공원이 조성되어 있네요..
생각보다 깔끔하고 호젓해서 좋았습니다..
평소 물살이 계곡에 버금가서 조류로 전기를 만든다고 하네요..
왜구를 물리칠 때만 유용한 것이 아닌가 봅니다..

바로 옆 바다를 따라 조성된 산책길에서 광화문보다 족히 2배는 더 크고 역동적인 충무공 동상을 봅니다..
흉내내기 유치빤스지 말입니다..


원안은 해남으로 바로 향하는 일정이었으나
진도까지 온 김에 팽목항은 가 봐야 할 것 같았습니다..
공원 관리자분이 동네 사람은 30분 초행길은 40-50분 걸린다는데 일부러 해안도로를 타기 위해 경유지 몇 개 넣어 1:20 코스로 세팅합니다..
여행하면서 느끼는 건데 할리의 매력은 편도 1차로 길을 털털대며 가도 늘 네비가 예상하는 시간보다 빨리 도착한다는 점입니다..^^
약 1시간 조금 넘게 당도한 팽목항(진도항)은 생각보다 썰렁했습니다..
거창한 조형물이나 기념관은 없었습니다..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든 우체통과 등대,그리고 방파제를 따라 빼곡히 묶여 있는 노란 리본들과 학생들이 직접 편지를 적어 만들어 붙인 타일들이 매케한 선박유 매연과 함께 조용히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벌써 5년이 넘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으며 아직도 온전히 밝히지 못한 진실을 갈구하는 목소리가 항구를 무겁게 짖누르는 듯 보였습니다..
다시 한 번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무거움을 잠시 뒤로 하고 해남 땅끝 마을로 향합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한산했습니다..
나도 찍었다 땅끝!!!



예정에 없던 팽목항을 들러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부산의 “샤샤”님이 동반 박투어를 하기 위해 여수로 오신답니다..
돌산대교까지 네비를 찍어보니 3시간 나옵니다..
헐 도착하면 7시가 넘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완도 명사십리는 패스~~~
평소 좋아하지 않지만 4차선 도로를 타고 쏩니다..
부산에서 출발하시어 저보다 30분 일찍 도착하신 샤샤님을 만나니 이미 여수 밤바다입니다...
숙소를 잡고 밤바다를 만끽하기 전에 회부터 먹으러 갑니다..
알고보니 샤샤님은 ‘티칭프로’ 수준의 낚시꾼이셨습니다..
보통은 그냥 큰 횟집 찾아 관광객 모드로 바가지를 써 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한 집 한 집 다니며 수족관을 관찰합니다..
돔의 눈에 아이쉐도우가 없고 꼬리가 선명한 삼각형이 아니다며 이건 100% 양식이라고 하십니다..
그나마 도다리가 제철이라 도다리 많은 집을 갔는데..
음... 아무래도 광어같습니다..
제길슨....
이미 해체된 회를 어찌하리오..
도다리다 생각하고 먹으면서 내일을 기약합니다..
부산에 가면 진정한 회를 맛보게 해 주겠노라며......
그래도 갓김치며 각종 반찬이 화려해서 장보다 뚝배기맛(?)이었다는 건 안 비밀입니다..


(5일차 동영상 보기)
https://www.relive.cc/view/rt10004974580
<6일차 5/4 토 : 우연을 가장한 필연, 바다 뚜껑 여는 횟집>
이제 피로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눈 뜨면 밤새 맞은 것 같습니다..
근데 신기하게 눈이 떠집니다...
이제 달리기 위해 사는 건지 살기 위해 달리는 건지...
가끔 장터에 나오던데..더비커버를 바꿀까 봅니다..Live to Ride..
샤샤님과 목적지를 홈타운인 부산 르노삼성공장 앞으로 잡고 내키는 대로 남해안을 중간에 들러보자 계획같지 않은 계획을 세웁니다..

출발이 다소 늦었지만 아점은 먹고 가야지요..
가는 길 그냥 아무데나 들어가자고 하고 제가 앞장섭니다..
여수의 맛집을 우연히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어디가고..
아침에 문 연 집이 안 보입니다...
도로가 넓어질수록 불안감은 커지고.. 배는 꼬르륵댑니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길가의 국밥집!!
오예~~ 들어가자 마자 허겁지겁 넣기 바쁩니다..
밥에서 머리카락이 나온 핑계로 여사장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오도바이 타고 왔냐.. 어디서 왔냐..어디까지 가냐..
시골 아주머니 질문 모드입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아주머니 친정이 남해 미조항 이랍니다..남해에서 여수까지 시집 오셨다며...
근데 길을 정말 잘 아십니다..
자동차전용도로라서 어디로 우회해야 하고 바닷길 따라 가려면 어디어디 찍고 가라...
오~~꿀팁!!!
그러면서 바로 옆 편의점에서 포xx스x트 큰 통 2개를 들고 나오시며 먼 길 가는데 목마르지 말라고 주십니다...(편의점도 아줌마 꺼)
이런 게 인심이지요...
목 축이고 출발하려는 찰나 편의점 뒷편에 주차된 골드윙이 보입니다..
저희를 기다렸다는 듯 라이더 한 분이 걸어오십니다..
출발은 개뿔..
오도바이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이순의 “라이더스 코리아” 전남지회 회장님!!
뵙게 되서 영광이었습니다!!!



아주머니 추천대로 남해 미조항으로 향합니다..
원래는 충무나 거제를 가려고 했는데 계획에 없던 남해 해안도로를 일주합니다..
이런게 여행의 참맛이겠죠..
계획은 있다..
그러나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우리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과 마주하게 된다...
남해안.. 대박입니다..
사진에 담지 못하고 그냥 눈에 담았습니다..
너른 갯벌과 푸른바다.. 그리고 풍경의 화룡점정을 찍어주는 섬들..
갯벌이 있으나 물이 탁한 서해,
바다는 푸르나 뭔가 황량하고 단조로운 동해,
남해는 장점만 모아놓은 퓨전요리 같았습니다..
왜 다도해 해상공원이라고 하는지..
멸치회 먹으면서 음미했더랬죠..



샤샤님의 지인 “헐리업”님이 마산까지 마중을 나오신답니다..
잠시나마 함께 하고 싶다고..
멋드러진 커스텀 도색의 스글을 타고 안정적으로 진해까지 인도해 주셨습니다..
뒤따라가면서 봤는데 새들백에 LED 정말 멋졌습니다..
특히 깜빡이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순차적으로 물 흐르듯 점등되던데 간지 철철이었습니다..
짧은 마중바리를 뒤로 하고..부산 강서구로 진입합니다.
여수에서의 회는 그냥 생선 살덩이에 불과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합니다..
부시리 크기에 압도되고, 수족관에 있는 고기는 사장님이 직접 잡아서 공급하신답니다..
낚시 동호회 회장님이시기도 하구요..
샤샤님의 그동안 살아온 날, 관심사, 공통점 등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며..마지막에는 민증도 까서 갑장인 거 확인했습니다 ㅎㅎ
아쉽지만 1박2일 비교체험 회먹방 투어를 끝으로 6일차를 마칩니다~~^^






(6일차 동영상 보기)
https://www.relive.cc/view/rt10004992999
첫댓글
와우~~마치 제가 투어 다니는 느낌같네요 후기 너무 잘쓰십니다 ㅎ
역시 짱 입니다.. ^^~
원돌님, 아마도 5~6일차 투어가 가장 많이 달리신 것 같습니다.
오늘은 구미에서 동해안을 따라 강원도로...
여정의 막바지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안전하게 유종의 미 거두시길요. ^^
좋은분들! 좋은음식! 좋은장소! 좋은여행! 좋은추억! 원돌님? 멋져요~~~^^
그리 빡센투어다니면 지금쯤 얼굴이 반쪽이되는데 더 살쪄서 다니는거같음 ㅎ
안전하게 신나게 무복 하세요 ~
4일날 여수에서 숙박하고 5일날 남해에서 숙박했는데 하루씩 일찍 다녀 가셨네. ㅎ
지금쯤 어디를 달리고계실려나요?ㅎ
즐거운시간되시구요
무복을 빌겠습니다.
오늘 반가웠습니다 지금쯤 무복하셨겠지요 ~
슈퍼 쵸이스를 기대합니다~
이제야 글을 보았네요~~
글을 정말 잘 쓰십니다.
길게만 느껴지던 전투가 이제 막을
내렸네요!
오랫만에 장거리 달렸는데
같이 달리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는게 좋은 추억과
도전을 받는 투어 였습니다.
무복 하시면 일상의 정상을
빨리 찾으시고
회사일에도 항상 건승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