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끝 / 詩 이성복, 낭송 조아랑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 백일홍나무 꽃말 : 부귀영화
이성복 시인은 1970년대 한국 시의 역사에 굵은 점을 찍으면서 등장한 후, 끊임없는 모험과 분출되는 실험으로 우리 시대의 정신적 위기를 노래한 시인이다.
경북 상주 출생으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재능을 보여 초등학교 시절부터 여러 백일장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경기고교에 입학하여 당시 국어교사였던 시인 김원호를 통해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때 ‘창작과 비평’에 실린 김수영의 시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1971년 서울대 불문과에 입학하여 문리대 문학회에 가입하여 황지우, 김석희, 정세용, 진형준 등과 친분을 쌓았고 1976년 복학하여 황지우 등과 교내 시화전을 열기도 했다. 1977년 「정든 유곽에서」 등을 ‘문학과 지성’에 발표, 등단했다. 대구 계명대학 강의 조교로 있으면서 무크지 「우리세대의 문학1」에 동인으로 참가했다.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를 평가하는 말을 빌리자면 “철저히 카프카적이고 철저히 니체적이며 철저히 보들레르적”이었던 이성복은 1984년 프랑스에 다녀온 후 사상에 일대 전환이 일어나 김소월과 한용운의 시, 그리고 논어와 주역에 심취했다.
이후 낸 시집이 동양적 향기가 물씬 풍기는 「남해금산」이다. 시에는 개인적, 사회적 상처의 원인을 찾아나서는 여정이 정제된 언어로 표현되었다. 시인은 보다 깊고 따뜻하며, 더욱 고통스럽고 아름다운, 뛰어난 시 세계를 새로이 보여준다.
서정적 시편들로써 서사적 구조를 이루고 있는 이 시집에서 이성복은 우리의 조각난 삶과 서러운 일상의 바닥에 깔린 슬픔의 근원을 명징하게 바라보면서 비극적 서정을 결정적으로 고양시켜 드러낸다. 이 심오한 바라봄-드러냄의 변증은 80년대 우리 시단의 가장 탁월한 성취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때로는 환상소설의 한 장면처럼 납득하기 힘든 상황의 묘사, 이유가 선명하지 않은 절규 등을 담아냈다는 비판도 받았다.
1982년 제2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작가 '이성복'
또한 이성복은 섬세한 감수성을 지녔으며 상상을 초월하는 언어 파괴에 능란하다. 의식의 해체를 통해 역동적 상상력을 발휘, 영상 효과로 처리하는 데도 뛰어나다. 그러나 객관적 현실에 대해 냉소적이라거나 「그 여름의 끝」 이후의 관념성을 비판받기도 했다. 그는 초기 시의 모더니즘 경향에서 벗어나 동양의 형이상의 세계에 심취했다.
1989년 「네르발 시의 역학적 이해」로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하고 1991년 프랑스 파리에 다시 갔다. 다른 삶의 방법에 대한 모색의 일환으로 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와 함께 후기구조주의를 공부했다. 1982년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로 ‘제2회 김수영문학상’을, 2007년 「기파랑을 기리는 노래-나무인간 강판권」 등으로 ‘제53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 다음백과
#그여름의끝 #이성복
첫댓글
오늘은 단미그린비 님의 작품이 아닌
영상글 을 만남 합니다
낭송 시는 듣는 사람에게는
더 아름답게 들려 집니다
아마 목소리 때문이겠죠 !
시인의 모든 약력 까지 부연 설명글을 주셨군요
단미그린비님
더러 음악을 올리셔도 됩니다
그린비 님의 음악은 가삿말이 시글 같을때가 참 많은걸요 ~~
오늘도 욜콤 수 고해 주신 손길
늘 소담은 감사를 드린답니다
맥문동이 참 아름답게 피었네요... 굿 굿. 이성복 시인님은 잘 아시는 분한테 괜히 아는 체 하는지 모르겠지만(예전에 블로그 하면서 전 경북 시인협회장이었던 교장선생님한테 들었던 얘기랍니다) 현재 70대 중반으로서 우리나라 근대 詩를 대표하는 서울대 출신의 기형도. 임보 시인님들과 같이 어깨를 같이한 이 계통에서는 아주 아주 유명한 분이시죠. 그래서 이제 가을로 다가가는 계절의 문턱이라 올려 봤답니다. 고맙구 감사해요. 늦은 시간이네요... 고운 꿈 꾸시는 행복한 시간 되시길 기원드려요....
좋은 시
고운 영상 감사합니다
소성 시인님! 감사 감사해요.. 항상 행복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기분 좋은 일만 함께 하기를 기원드릴께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