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급성 골수성 백혈병) 투병 일천스물일곱(1027) 번째 날 편지, 1(안부, 소식)-2023년 6월 30일 금요일
사랑하는 큰아들에게
2023년 6월 30일 금요일이란다.
오늘 편지 배경음악은 '바이올린 찬송가 연주 모음곡’을 올렸으니, 클릭해서 들으면서 편지를 읽어 보시게…….^^
사랑하는 큰아들아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이후 전국 곳곳에 많은 비가 내려 홍수가 나고, 물난리가 나서 여기저기서 고통의 탄식 소리가 들리는데, 홍수가 나고 물난리가 나도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이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게 현실이라 가난하고 어려운 약자들을 위해 기도한다네….
지금 현재 우리가 사는 집은 비교적 지대가 높은 동내고, 거기다 3층이라 비가 오고, 홍수가 나도 물난리 걱정 없지만, 아직도 내 주변에는 반지하나 지대가 낮은 곳에 사는 이들이 있기에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걱정이 안 될 수 없어 기도환다네….
더구나, 아빠가 살아오면서 물난리를 수차례 직접 겪어 보았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물난리가 무섭다는 것을 알기에 어렵고, 힘든 서민들이나 주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지 않을 수가 없다네….
아빠가 1970년대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에 경기도 광명시에 살 때 매년 여름 장마철이면 크고 작은 물난리를 겪기도 했는데, 그중 세 번은 우리 집이 장마 물에 완전히 잠기는 침수를 겪기도 햇구나.
장마로 물이 집으로 밀려 들자 황급하게 맨몸으로 집 뒤 뒷동산으로 피난 가서 비 피할 곳 없는 동산에서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대비를 맞으며, 오돌오돌 떨면서 마실 물이나 먹을 것도 없이 며칠을 지내기도 했다네.
그리고, 또 한번은 집에서 제법 떨어진 동네 부잣집 차고로 피난 가서 며칠을 차고에서 마실 물이나 깔고 덮고 잘 이불이나 자리 등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머물면서 하루에 1인당 1개를 주는 라면을 받아다가 먹으면서 며칠을 지내기도했구나.
그런후 물이 빠져나간 후에 우리 집으로 가서 살림살이들을 밖으로 내놓고, 온통 진흙투성이가 집을 대청소하고, 살림살이들을 세척해 햇살에 말리는 등을 하기도 했구나….
또 한 번은 초등학교로 피신해서 적십자에서 주는 라면과 헌옷과 이불 등을 지원받고, 며칠을 지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해가 갈수록 복지가 약간씩 좋아져 처음에는 뒷동산에서 아무것도 없이 며칠을 지냈다네.
두 번째는 집에서 제법 떨어진 동네 부잣집 차고로 피난 가서 며칠을 지냈고, 세 번째는 초등학교에 가서 며칠을 지냈으니, 그나마 나중에는 복지 혜택을 받은 셈이구나….
그 당시 경기도 광명시가 “아내 없인 살아도 장화 없인 못산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비만 오면 잠기거나 물난리가 나는 지역이었는데, 당시는 어려서 몰랐는데, 나중에 아빠가 성장해서 알고 보니 장마로 물이 많아서 해마다 물난리가 난 천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네.
장마철에 비가 많이 오면 빗물을 조절하고, 펌프로 퍼내는 개봉동 배수 펌프장에서 비만 오면, 한강 물이 역류할까 봐 미리 수문을 닫아버렸구나.
그리고, 장마로 엄청나게 밀려오는 물을 퍼내는 것이 부족하다 보니, 광명시는 저수장처럼 물로 가득 채워지게 된 것이었으니, 당시에 서울 사람 살리자고, 경기도 사람 다 죽인 셈이구나….
그렇게 물이 많은 동네에서 살다가 국수 공장을 운영하시면서 건축 없에 뛰어들어 건축업자가 되신 사랑하고, 존경하는 할머니께서 경기도 광명시에 빌라 초기에 빌라를 20여 채 지어 성공적으로 분양하셨구나.
그리고, 다시 경기도 부천 소사구 송내동에 땅을 매입하시고, 다시 빌라를 20여 채 지어 분양한 후 남은 한 채에 우리가 이사했기에 물동네 광명시를 벗어날 수 있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아빠가 입맛이 없고 밥을 잘 먹지 못한다고 돼지갈비를 만들어 새벽부터 푹 꿇려서 아침밥을 차려 주기에 아주 맛나게 잘 먹었으니, 입맛이 없고, 밥맛이 없어도 역시 맛나게 요리된 남의 살이 들어오며 좋기는 좋은가 보구나….
사랑하는 큰아들아
오늘은 ‘잘 먹게 하소서.’라는 기도문과 ‘만 나이’라는 글을 기록해 본단다.
♡잘 먹게 하소서.♡
글: 주시(主視) 김형중
주님!
요즈음
입맛도 없고, 밥맛도 없고,
숙주 반응으로 입안이 안 좋아
먹는 게 부실하다 보니
건강이 악화돼 비실비실합니다.
주님!
병약한 종을 도와주셔서
무엇이든지 맛있게 잘 먹고
많이 먹어서 살도 찌우고,
체중도 늘려 일상을 살아가는데,
힘이 되게 하시고, 혈액암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되고, 무탈하게
살아가게 하시옵소서. -아멘-
(2023년 6월 30일 금요일에)
♡만 나이♡
글: 주시(主視) 김형중
‘6월 28일 시행되므로
만 나이로 통일돼
나이가 한두 살 적어지고
어리게 된다고 할 때
좋아하는 사람들은
나이든 늙은 사람들이고,
안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아직 젊거나 어린 사람들이다.
(2023년 6월 30일 금요일에)
사랑하는 큰아들아
CNN 등 외신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상위 10개국에 대해 보도했는데,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Vienna)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는데, 오스트리아 빈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살기 좋은 도시 1위를 기록했고, 빈이 1위를 차지한 건 이번이 4번째라네.
도시 순위는 영국의 유명 경제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의 자매기관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가 선정했는데, EIU는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0년을 제외하고, 2009년부터 매년 살기 좋은 도시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네.
순위는 인프라, 교육, 의료복지 등 여러 방면의 점수를 합산해 173개 도시를 비교한 후 정했는데, 빈은 100점 만점에 98.4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네.
2위는 인어공주 동상으로 유명한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Copenhagen)인데, 코펜하겐은 빈과 불과 0.4점 차이고, 3위와 4위는 호주의 도시가 차지했는데, 남반구의 유럽이라 불리는 멜버른(Melbourne)이 3위로, 멜버른은 가장 많이 1위에 올랐던 도시라네.
EIU가 2009년부터 지금까지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 순위를 총 14번 발표했는데, 멜버른은 7번이나 1위의 영예를 안았고, 4위는 오페라 하우스(Opera House)로 유명한 항구 도시 시드니(Sydney)다고, 5위는 캐나다 밴쿠버(Vancouver)로, 밴쿠버는 2010년 동계 올림픽 때 피겨 스케이트 선수 김연아가 금메달을 목에 건 도시라네.
6위는 스위스의 최대 도시 취리히(Zurich)고, 뒤를 이어 로키산맥 등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캐나다 캘거리(Calgary)와 고급 시계 산업의 본거지 스위스 제네바(Geneva)가 공동 7위고, 9위에는 캐나다의 최대 도시 토론토(Toronto)가 이름을 올렸고, 10위는 일본 오사카(Osaka)로 아시아 도시 중 가장 높은 순위라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아무튼, 오늘 오전 편지 여기서 마치니, 오늘 하루도 안전하고, 건강하고, 늘 평안하고,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며, 주님 안에서 안녕히…….
2023년 6월 30일 금요일 오전에 혈액암 투병 중인 아빠가